건강칼럼 靑松 건강칼럼(890)... 녹내장(綠內障)과 백내장(白內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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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3-02-25 05:51본문
실명(失明)을 예방합시다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시각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백내장이 있으며, 실명(失明)환자 4명 중 3명은 이런 안질환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해 실명에 이른다. 대한안과학회(Korean Ophthalmology Society)는 예방이 가능한 실명질환을 전국 2500 곳 안과에서 연 1회 실명을 예방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안저검사(眼底檢査)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몸이 1000냥(兩)이면 눈은 900냥(兩)’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눈은 가장 중요한 감각인 시각을 담당하는 신체기관이다. 외부의 정보 중 70% 정도를 시각으로 받아들인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百聞不如一見)는 말도 있다. 눈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려운데 최근에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이 일상화되어 눈이 많이 피로해지면서 눈과 관련된 질환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안구의 겉을 이루는 막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외막은 공막이라 하며, 안구 전면부에 위치한 외막은 각막(角膜)이라고 부른다. 중간에는 색소를 함유하고 있어 암막의 커튼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맥락막(脈絡膜)이 위치하며, 가장 안쪽에는 안구 뒤쪽으로 망막(網膜)이 분포되어 이곳에서 빛을 감지한다. 안구 전면부에는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水晶體), 안구 내로 유입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虹彩)가 있다.
망막은 우리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신경조직으로, 마치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며 눈으로 들어온 빛이 상(像)을 맺는 곳이다. 망막 전체에 시세포(視細胞, visual cell)가 분포되어 있지만 황반(黃斑, yellow spot)에는 특히 세포가 가장 많이 밀집돼 있어 시력의 90%를 담당한다. 사람이 색을 구별하거나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것도 모두 황반 덕분이다.
녹내장과 백내장의 차이점은 뚜렷하지만 이 질환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백내장은 안구 앞쪽의 수정체(水晶體)가 혼탁하면서 발생하고, 녹내장은 안구 뒤쪽의 시신경(視神經)이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백내장은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며, 녹내장은 시야(視野)가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소리 없는 시력(視力)도둑’이라는 별명을 가진 녹내장의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으며, 40대 이상에서 실명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녹내장(綠內障, glaucoma)>은 안압(眼壓)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시신경이 약해지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말기에는 실명에 이르는 질환으로 ‘눈의 치매’라 불린다. 시야(視野)는 주변 시야가 먼저 손상되고 중심시력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말기가 되면 터널에서 밖을 보듯 중심부만 남아있는 시야가 된다.
안압이란 눈(안구)의 압력을 말하며 정상범위는 10-20mmHg이며, 정상인의 안압은 평균 15mmHg이다. 안압이 너무 낮으면 안구 자체가 작아지는 안구 위축이올 수 있고, 높으면 시신경이 손상된다. 안압은 주로 방수 순환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안압이 정상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안압상승이 동반되지 않은 녹내장인 ‘정상안압 녹내장’도 흔하다. 한 연구에 의하면 녹내장의 유병율은 약 3.5%이며, 이 중 77%는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국내 녹내장 환자 중 약 20%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
‘개방각 녹내장’은 전방각이 닫히지 않고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한 채 발생하는 녹내장을 말하며, ‘폐쇄각 녹내장’은 갑자기 상승한 후방압력 때문에 홍채가 각막쪽으로 이동하여 전방각이 폐쇄되어 발생하는 녹내장을 말한다. 전방각이란 각막의 후면과 홍채의 전면이 이루는 각을 말하며, 이것이 눌리면 방수(放水)가 배출되는 통로가 막히게 되므로 안압이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방수란 눈 안에서 생성되는 물로,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눈 내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방수는 홍채 뒤쪽의 모양체라는 조직에서 매일 조금씩 생성되며, 생성된 양만큼 순환을 통해 눈 외부로 배출되는 흐름을 갖는다. 방수가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배출이 적어질 경우 눈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안압이 상승되어 녹내장이 생긴다.
우리나라 50-60대는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안압은 정상인데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다. 사람에 따라 시신경이 견뎌내는 안압이 다르다. 최근에는 유전적 요인에 근시의 증가, 근거리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젊은 연령층에서도 녹내장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녹내장의 증상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누며, 급성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약 10% 정도이며, 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시력 감소, 두통, 구토,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므로 조기 발견이 어렵고 시신경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예고 없는 시신경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녹내장 환자의 90% 이상이 아무 증상이 없다. 하지만 증상은 없으면서 시신경은 점점 나빠져 시야도 좁아진다. 나중에는 열쇠구멍으로 세상을 보는 것처럼 시야의 범위가 좁아지다가 시력을 잃게 된다.
녹내장 치료는 안압을 떨어뜨려 시력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눈 뒤쪽에 압력이 가해지면 연조직인 시신경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약물치료가 우선이며, 점안약, 경구약, 주사제 등을 통해 치료를 한다. 그래도 안압이 내려가지 않으면 레이저나 수술적 치료를 선택한다. 레이저와 수술의 가장 큰 목적은 눈 안에 갇혀 있는 방수를 눈 밖으로 빼내는 것이다. 각막과 홍채 사이 저항이 심한 방수 유출 통로인 섬유주를 제거하거나, 다른 통로를 뚫어주는 수술을 일차적으로 한다.
전통적인 수술로는 섬유주 절제술과 방수유출장치 삽입술이 있다. 최근에 나온 수술로는 최소침습술인 젠(XEN) 스텐트 삽입술 등이 있다. 섬유주 절제술은 섬유주을 제거해 방수를 직접 유출하는 여과포를 만드는 수술이다. 방수유출장치 삽입술은 방수를 빼내는 장치를 눈 뒤로 삽입하는 수술이다. 젠 스텐트 삽입술은 미세한 스텐트를 삽입해 공막과 결막 사이 여과포를 만드는 수술이다. 수술 선택 기준은 환자의 상태다. 수술의 목적은 안압 조절이며,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복구시키는 것은 아니다.
녹내장은 특별한 예방보다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이에 매년 녹내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녹내장 중에는 안압이 정상범위에 속하지만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녹내장도 있으므로 안압 이외에도 안저촬영(fundus photography)을 통해 시신경섬유층의 결손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시야(visual field)검사도 중요하다.
흡연, 비만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녹내장 발생 확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 조절을 꾸준히 하여야 한다. 꽉 조이는 넥타이를 피하고,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물구나무서기)나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갖고 혈류개선을 위해 유산소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분과 황산화제가 포함된 채소와 과일, 녹차, 검은 초콜릿 등을 섭취하면 시신경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백내장(白內障, cataract)>이란 수정체의 혼탁으로 인해 사물이 뿌옇게 보이게 되는 질환이다. 수정체(水晶體)는 눈의 홍채 되에 있는 투명한 안구 조직이며, 눈의 주된 굴절기관으로 작용한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되어 망막에 상을 맺게 되는데, 백내장은 이러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인다.
백내장 증상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시력이 저하되고 시야가 뿌옇다. ▲돋보기안경을 써도 평소보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에서 시력이 더 좋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빛번짐 현상이 느껴지며, 야간에 눈부심이 심하고 불빛에 가까울수록 더욱 심해진다. ▲사물이 2개 또는 여러 개로 겹쳐 보인다. ▲색감이 예전에 비해 떨어지며, 특히 비슷한 색의 배경에서 물체를 잘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인 대비감도가 감소된다.
백내장은 혼탁 부위에 따라 후극백내장, 후낭하피질혼탁백내장, 피질백내장, 층판백내장, 핵백내장 등으로 분류된다. 선천성 백내장은 대부분 원인 불명이며, 유전성이거나 태내 감염(자궁 내의 태아에게 발생하는 감염), 대사 이상(특히 당뇨)에 의한 것도 있다. 후천성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년 백내장이 가장 흔하며, 60대에서는 두 명 중 한 명꼴로, 80대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서 발생한다. 그 외에 당뇨병, 눈의 염증, 스테로이드 약물의 장기간 사용, 과거 눈 수술을 받거나 다친 경험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젊은 나이에도 이차적으로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안과 전문의들은 백내장 수술은 일부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백내장으로 시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늦게 수술하면 수정체가 딱딱해져서 수술이 어려워지고 수술 후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한편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는 본래의 수정체와 달리 초점 조절 능력이 없기 때문에 너무 이른 수술도 좋지 않다. 이에 꾸준한 정기검진을 통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이 발생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소 점안마취 후 각막을 2-3mm 절개하고,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 혼탁이 생긴 수정체핵을 잘게 부수어 꺼낸 다음, 인공수정체를 수정체 주머니 내부에 위치시킨다. 백내장 수술은 예후가 좋아 대부분 수술 다음 날부터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수술 후 시력은 1-2개월이 지나면 안정된다.
백내장은 한 번 수술하면 재발하지 않는다. 다만 수술 후 3-5년 사이 환자의 절반에서 인공수정체를 감싸고 있는 수정체 주머니가 뿌옇게 변하는 후낭혼탁(후발 백내장)이 발생한다. 백내장과 증상이 비슷해 재발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후낭혼탁은 레이저를 이용해 혼탁해진 수정체 주머니를 절개하면 시력이 다시 회복된다.
백내장 수술 후 많이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는 안구건조증(眼球乾燥症)이다. 수술 과정에서 안구의 조직과 신경이 손상되고, 수술 사용하는 현미경의 밝은 빛과 소독약처럼 자극이 많은 약제가 눈물층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안구 통증, 눈부심, 시력 저하, 인공수정체의 초점이 맞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이미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 안구건조증이 더 심해지므로 반드시 수술 전에 치료해야 한다.
심각한 합병증은 눈 속에 균이 들어가 발생하는 안내염(endopthalmitis)이다. 이에 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후 일주일 정도는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와 항염증 안약을 일정 기간 점안해야 한다. 이 외에 수술 후 안압 상승으로 인한 녹내장(綠內障), 황반부종이나 망막박리 등의 망막 관련 합병증이 발생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때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선천성 백내장은 특별한 예방법은 없고,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노인성 백내장은 연령 증가에 따른 노화 과정에 의한 것이지만 자외선(紫外線)을 많이 쬐면 백내장 진행 속도가 빨라지므로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 당뇨병 등 전신질환이 있으면 치료해야 한다. 아울러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등 생활습관을 조절하면 백내장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초기 백내장 진단을 받으면 정기적으로 안과에 내원하여 백내장의 진행 정도, 시력 감소 등을 검사하고, 수술 시기가 되면 수술을 받도록 한다. 백내장은 너무 이른 시기에 수술하면 본인의 수정체의 조절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너무 늦은 수술은 수술 결과를 나쁘게 하고 합병증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정기검진을 통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890) 2023.2.25.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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