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996)... 운동에 늦은 때란 없다 > 교계뉴스

93세 강철 체력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제63회 ‘스포츠주간’은 2025년 4월 20일부터 4월 26일까지다. 스포츠기본법 제27조 및 동법 시행령 8조에서는 국민의 스포츠 의식을 북돋우고 스포츠를 보급하기 위해 매년 4월 마지막 주간을 스포츠 주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직장, 학교 등에서 자체 사정에 맞춰 스포츠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Show Your Sports! 당신의 스포츠를 보여주세요!

최근 외신을 통해 70대에 운동을 시작해 90대에 실내 로잉 머신(Rowing machine, Indoor rower)대회에서 세계 챔피언에 오른 아일랜드계 미국인 리처드 모건(93)이 소개되었다. 그는 같은 연령대 세계 챔피언을 네 번이나 차지했다. 모건은 겉보기에는 노쇠(老衰)하지만 체력(體力)은 30대 남성과 비슷하다고 한다. 조정(漕艇, Rowing)은 규정된 경주용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속도를 경쟁하는 경정(競艇) 스포츠로 ‘보트 레이싱(Boat racing)’ 또는 ‘리가타(regatta)’라고도 한다.

 여러 척의 배가 일제히 출발하여 정해진 거리에서 속도를 겨룬다. 하계 올림픽과 세계 선수권의 경우 2,000m의 직선 코스를 사용한다. 8인승 에이트 종목의 속도는 평균 시속이 20km를 넘는다. 강인한 체력과 지구력, 팀원들의 팀워크(teamwork)가 요구되는 종목이다.

로잉의 역사는 원래 영국의 옥스브리지(Oxbridge, 옥스퍼드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을 함께 부르는 명칭)를 비롯한 유럽 명문대학교와 미국의 아이비 리그(Ivy League, 8개 명문 사립대) 대학들이 즐겨하던 팀 스포츠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경에 연세대학, 서울대 치과대학 등에 조정부가 생기면서 한국에 소개되었다. 전국대학조정대회가 매년 7월 말경에 열린다.

     ▲ 리처드 모건(93세)과 가족,

조정은 전형적인 수상 스포츠라서 부유한 서구권 국가들이 절대적인 강세이다. 영국을 비롯해서 독일,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이 조정 강국으로 꼽힌다.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여자부 쿼드러플 스컬(quadruple scull)에서 땄다. 우리나라는 88서울올림픽으로 생긴 미사리경정공원, 충주시 탄금호 등이 대표적인 조정 경기장이다.

로잉 머신(Rowing machine)은 조정 선수가 실내에서 운동할 때 쓰는 운동 기구다. 노를 젓는 동작을 통해 로우, 그 중에서도 시티드 케이블 로우에 가까운 훈련이나 운동을 수행한다. 로잉 머신은 손잡이를 당길 때 저항이 걸리는 방식이 어떤 원리냐에 따라 유압, 전기/자석, 공기저항식, 워터로어(물) 네 자기로 분류할 수 있다.

유압식의 경우 유압 피스톤을 사용하여 기구의 부피와 무게도 작지만, 운동으로 인해 가열돼서 저항이 빠르게 약해지고 가열된 상태에서 접촉시 화상(火傷)의 위험이 있다. 전기/자석식의 경우 기구의 부피와 무게가 작으며 소음이 거의 없으나 저항 무게가 낮다. 공기저항식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형태이며, 플라이휠을 사용하여 안정적인 저항과 운동량을 보장해준다. 워터로우(WaterRower)은 물을 사용하므로 실내기구 중 조정에 가장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리처드 모간은 나이가 70대 전엔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73세에 손자를 따라갔다가 운동을 배우게 됐는데, 지금은 로잉 머신으로 매일 40분 동안 운동한다. 운동 시간 중 70%는 숨이 차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로 한다. 20%는 어렵지만 견딜 수 있는 정도로, 그리고 마지막 10%는 못 버틸 정도로 힘들게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론지(正論紙)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1877년 설립)는 아일랜드 리머릭대학(University of Limerick, 1972년 개교)의 필립 제이크만 교수(교육보건과학) 연구진이 시니어 실내 조정선수 리처드 모건의 신체능력과 운동법, 식습관 등을 분석해 미국 응용생리학(應用生理學)저널에 실은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 실내 조정(로잉머신) 경기

 모건은 실내에서 로잉 머신(실내 조정기구)에 올라 줄을 당기는 방식으로 가상으로 배의 노를 저어 기록을 경쟁하는 실내조정경기 선수다. 조정 선수인 손자의 권유로 73살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2022년 경량급 90-94세 부문 세계챔피언에 오르는 등 현재도 실내조정 선수로 뛰고 있다.

연구진은 제빵사 등으로 일하며 73살까지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은 모건이 90살이 넘는 나이에도 왕성한 운동능력을 보이는 것에 주목했다. 노화(老化)로 인해 근육이 줄어들고 신체 능력이 둔화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인지, 아니면 운동 부족 때문인지 답을 찾는 데 모건이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모건을 리머릭대학 생리학(生理學) 연구실로 초청한 뒤 폐와 심장 기능을 분석하고 식습관 등을 조사했다. 로잉 머신에서 2000m를 노를 젓게 하며 그의 심장·폐·근육을 모니터링하기도 했다. 분석 결과, 모건의 몸은 젊었다. 모건의 체지방률은 15%로 건강한 젊은 남성의 체지방률을 보였다. 로잉 머신을 타는 동안 심박수는 그 나잇대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분당 최대 153회를 기록했다. 모건의 신체능력은 건강한 30-40대과 비슷했다.

모건의 젊음의 비결은 무엇일까? 연구진은 모건의 ‘단순하고 짧은 운동 습관’에 주목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운동을 한다고 한다. 그의 ‘운동 루틴’은 ▲하루 평균 40분 로잉 머신에서 30km가량 노를 젓는다. ▲저강도·중강도·고강도 운동을 혼합해서 한다. 70%는 쉬운 운동, 20%는 힘들지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의 운동, 10%는 지속하기 어려운 강도의 운동을 한다. ▲일주일에 2-3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몸에 맞는 덤벨(dumbbell, 아령)을 이용해 런지(lunge) 3세트를 하는 등 동작을 반복한다.

식생활은 매일 고단백 위주 식단을 실천하고 있다. 모건은 자신의 체중에 맞는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 60g을 웃도는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한다. 모건은 아침으로 포리지(porridge, 오트밀에 우유를 넣어 만든 죽)를, 점심으로는 햄과 통곡물 스콘(scone)을 먹으며, 저녁에는 감자와 채소를 곁들인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먹는다. 운동 후에는 단백질 세이크(보충제)를 챙긴다.

연구진은 모건의 사례를 통해 운동은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하고 운동 능력이 좋은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를 진행한 제이크만 교수는 “93살의 모건의 체력과 신체적 힘은 인간이 나이가 늘면서 근육과 유산소 능력(aerobic capacity)을 잃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운동이 나이와 상관없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를 살펴 본 인디에나 볼주립대학(Ball State University) 스콧 트랩 생체역학연구소장은 워싱턴포스트에 “전 생애에 걸친 운동 적응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조명하는 흥미로운 사례 연구”라며 “인체가 어떤 나이에도 운동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는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 경정 스포츠 조정 경기.

 다만 연구진은 모건의 건강한 신체는 유전적인 영향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모건의 최근 조정 경기 기록은 10년, 5년 전 보다 떨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운동이 노화를 막을 수 없으나 늦춰줄 수 있다고 본다. 운동은 신체만 튼튼하게 하지 않는다. 성취감과 만족감도 주여 마음도 건강하게 만든다. 모건는 워싱턴포스트에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는 것에 기쁨이 있다. 즉 운동을 하고 경기에 나가는 게 많은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손자도 할아버지를 “따뜻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묘사하며 “건강한 생활 방식에 따른 정신 건강도 신체만큼 훌륭하다. 운동은 그에게 목적과 기쁨, 행복감 등을 준다”고 말했다.

2013년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이 찾아낸 세계 최고의 체력을 가진 80세 노인의 운동법도 비슷하다. 그의 VO2 Max는 50mL/kg/min인데, 20·30대 젊은 남성과 비교해도 우수한 체력에 드는 수준이다. 그 역시 하루 3시간 동안 움직이며 1만보를 걸었다. 주 3회 달리기를 20분하고, 턱걸이나 행잉 레그 레이즈(hanging leg raise) 같은 근력 운동을 10분 했다.

최대 산소 섭취량(VO2 max)은 운동 생리학(生理學)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이것은 몸이 운동 중에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산소량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심폐 기능과 근육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산소를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즉 밀리리터의 산소를 몸무게 1킬로그램당 1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VO2 max가 50ml/kg/min이라면, 몸무게 1킬로그램당 1분 동안 50밀리리터의 산소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지표는 특히 마라톤 선수나 사이클리스트(bicyclist) 같은 지구력 운동선수들에게 중요하다. VO2 max가 높을수록 더 오랜 시간 동안 고강도의 운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체력과 운동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측정 방법으로는 주로 최대 운동 테스트를 사용한다. 트레드밀(treadmill,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를 이용해 점점 강도를 높이며 운동을 하고, 더 이상 운동을 지속할 수 없을 때까지 산소 소비량을 측정한다. 최대산소섭취량은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향상할 수 있다.

인간의 건강은 체력(體力)이라는 한 단어로 치환이 가능하다. 인체는 어떤 나이에도 운동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주간을 맞아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 종목을 골라 운동을 하도록 한다. “사람의 몸에 운동하기 늦은 때란 없다”란 말을 명심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100세 시대에 걸맞은 건강을 유지 하여야 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The AsiaNㆍ시사주간·이코노믹포스트 논설위원) <청송 건강칼럼(996) 2025.4.21.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