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박명윤칼럼(1056)... ‘걷자’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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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10-10 16:13본문
하루 1만보 걷기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서울 걷자 페스티벌(Seoul Walking Festival)’은 서울특별시와 조선일보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내 대표 걷기 축제다. 이 축제는 자동차 없는 서울 도심 도로를 걸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올해 12회를 맞아 지난 9월 28일 오전 8시 섭씨 19도에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이 현장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주최측 인사들의 응원 속에 오전 8시 30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출발해 흥인지문(興仁之門, 동대문), 율곡터널을 거쳐 광화문광장까지 4.4km를 걸었다. 비옷을 입고 우산 아래에서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을 향해 열심히 한 걸음 한 걸음 옮겼다.
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 참가자도 곳곳에서 보였으며, 외국인 참가자도 빗속을 걸었다. 올해 최고령 참가자는 89세 이규덕씨로 지난해 이어 2년 연속으로 참가했다. 이씨는 “앞으로도 힘이 닿은 한 매년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걷자 페스티벌에 5년 연속으로 참가한 이원문(84)씨는 “매일 걷는 게 나의 건강 비결”이라고 했다.
‘하루 1만보 걷기’를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반드시 1만보를 채워야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1만보는 마케팅 전략상 기억하기 쉬운 숫자로 보는 견해가 있다. 즉 일본의 시계 회사(야마사토케이)가 세계 최초로 걸음 수를 측정하는 보수계(步數計)를 출시했는데, 그 상표명이 만보계(萬步計)였다.
따라서 1만보(步)는 과학적 근거나 의학적 연구에 기준을 둔 것이 아니라 임의로 선택된 숫자이다. 그랬던 것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건강 걷기의 표준 수치인 양 전 세계에 전파됐다. 그러나 하루에 1만보(8km)를 꼭 걸어야만 건강 효과가 나타난다는 의학적 소견을 없다.
호주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 연구진이 2014-2025년 진행된 57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7000보(5.6km)만 걸어도 치매, 심장질환, 암, 우울증 등 주요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BBC 방송도 하루 7000보만 걸어도 치매는 38%, 심장질환은 25%, 암 사망률 37%, 우울증 22%를 비롯해 모든 사망위험(overall risk of death)이 47% 감소한다고 보도했다.
내 나이에는 하루에 몇 보(걸음)정도 걷는 게 건강에 좋을까? 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의 아오야기 유키토스 박사가 65세 이상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하여 하루 걸음 수와 예방 혹은 개선할 수 있는 질병이나 증상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아오야기 유키토스 박사는 하루 2000보를 걸으면 ‘늘 누워 있는 버릇’을 고칠 수 있다고 했다. 4000보를 걸으면 우울증을 예방 혹은 개선할 수 있으며, 5000보를 걸으면 치매와 심혈관, 뇌졸중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하루에 7000보를 걸으면 동맥경화와 골다공증, 골절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하루에 7500보를 걸으면 근육감소증 개선에 좋으며, 8000보를 걸으면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증에 효과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금 무리를 해서 하루에 1만 보를 걸으면 각종 대사증후군의 예방 및 개선에 좋다고 소개했다. 특히 너무 고령이 아닌, 75세 미만이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후생성은 공식적으로 65세 미만은 하루 8000보, 65세 이상은 6000보 정도를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견은 있지만, 대체로 하루 6000-7000보 정도가 적합한 하루 걷기라고 말한다. 60세를 넘기면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므로 나이에 맞는 걸음 수를 선택해 꾸준히 걷는 것이 좋다.
걷기 운동은 올바른 걷기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얼굴은 정면을 향하고 가슴을 펴고 허리를 곧게 세워야 한다. 양발은 11자 형태로 두고, 무릎은 살짝 스치듯 걷는 것이 좋다. 또한 뒤꿈치부터 착지하고 발을 굴려 추진력을 주는 방법이 좋다. 잘못된 자세로 걸으면 힘줄 염증이 생기거나 넘어질 위험이 커진다.
걸을 때 딱딱한 신발을 신고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염(발바닥 근막의 염증)이 생기고, 발 바깥쪽으로 디디는 습관은 발목 염좌(捻挫)를 유발할 수 있다. 걷기 운동은 가능한 두 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오래 걷가가 무릎이나 고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쉬어야 한다. 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걸으면 족저근막염뿐 아니라 퇴행성관절염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장애물이 없는 평지에서 뒤로 걷는 것이 무릎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뒤로 걸으면, 평소 사용하지 않던 허벅지 안쪽과 뒤쪽 근육, 종아리 근육이 강화된다. 비만인 경우에는 물속에서 걷기(수중 걷기)를 고려한다. 물속에서 걷기 운동을 하면 하중(荷重)이 체중의 1/7로 줄어들어 관절에 부담이 적다.
전문가들은 50대 이후 독(毒)이 되는 운동으로 ‘걷기만 하는 것’을 꼽는다. 즉, 걷기는 좋은 유산소 운동이지만 근력 운동 없이 걷기에만 편중하면 문제가 생긴다. 근육은 30대 중반부터 자연스럽게 줄기 시작하는데 걷기만 하면 종아리 근육만 커지고 허벅지 근육(대퇴사두근, Quadriceps femoris)이 약해져 무릎에 충격이 가중된다. 이에 무릎 통증이 생기고 결국 관절염(關節炎)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근육감소증(Sarcopenia)과 관련이 깊다. 30대부터 근육량이 매 10년마다 3-5%씩 감소하며, 특히 활동이 적은 사람에게는 빠르게 진행된다. 이로 인해 무릎 관절염 위험이 높아진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 안정성이 떨어져 연골 마모가 가속화한다.
30대 이후 걷기 운동만 하는 사람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사람 사이에 근육 차이가 크다. 특히 50대 이후에 근육 운동을 하지 않고 걷기 운동만 하면 근육이 싹 빠져 무릎 건강을 해진다. 과도한 걷기는 근육 손실을 유발하고 피로, 면역 저하, 체중 정체 등도 따른다. 근력 운동 없이 과도한 유산소 운동은 근육 조직을 붕해(崩解)하여 체중 감량 효과도 떨어진다.
70대나 80대에도 근육 운동을 시작하면 효과가 있다. 실제로 70대 후반 환자가 6개월 동안 근력 운동과 자건거 타기를 병행해 휠체어에서 벗어나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사례도 있다. 고령자도 근력 운동을 하면 무릎 기능이 향상되고 뼈 밀도가 유지되며 낙상 위험이 줄어든다.
‘걷지 않으려는 생활습관은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한다. 잘 걷지 못하면 근력은 물론 동맥경화 등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많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에 맞는 걷기는 스트레스, 우울증을 날려 보내고 치매 예방과 각종 대사증후군에도 좋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100세를 위하여 가장 쉬운 저속노화 습관은 ‘걷기’라고 강조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 박명윤 칼럼(1056) 2025.10.3.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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