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 건강칼럼 (793)... ‘잠’ 좀 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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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작성일 21-04-16 10:28본문
수면장애(睡眠障碍) 불면증(不眠症)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인간은 평생의 약 3분의 1을 잠자는 시간으로 사용한다. ‘잠’은 활력 있는 삶을 위한 기본 조건이며, 뇌의 휴식상태인 잠은 깨어있는 시간 동안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불면(不眠)의 밤으로 밤새 뒤척거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무 때나 쏟아지는 잠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수면(睡眠)은 부족해도 또는 많아도 문제이다. 그리고 잠은 양(量)보다 질(質)이 더 중요하다. 깊은 잠을 방해하는 수면장애(睡眠障碍)관련 질병은 다양하며,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지난해 1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환자가 처음 발생할 후 제1차, 2차, 3차 대유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면서 불안해하고 수면장애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 불안감을 이용해 일반 식품에 ‘불면증 치료’ 등 검증되지 않은 거짓 효과를 붙여 판매하는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판매업체들은 ‘꿀잠큐어’ ‘365잠솔솔’ 같은 제품명을 앞세워 불면, 스트레스, 불안 완화 등에 도움이 된다는 광고를 한다. 마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끔 광고하지만 일반식품이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불안감(不安感)을 이용한 악질 상술이다. “천연 수면제라서 먹으면 잠이 잘 온다더니 아무리 기다려도 눈만 말똥말똥하네요.” 등 ‘가짜 약’ 등에 속았다는 민원이 하루에 수십-수백 건씩 접수되고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허위ㆍ과대광고 업체를 단속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食藥處) 사이버조사단이 매일 불법 광고 판매 사이트를 차단하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나온 대표적인 코로나 상술(商術) 사례가 수면제처럼 불면증(不眠症)을 해결하고 불안감까지 줄여준다는 제품들이다. 올 초까지 총 605건이 적발되었다.
대표적인 수면장애 질환으로 불면증(insomnia)을 들 수 있다. 인간은 계절이 바뀌면서 잠에서 깨는 시간이 앞당겨지거나 또는 강한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누구나 일시적으로 수면 리듬이 깨질 수 있다. 따라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불면증은 아니다. 만성 불면증은 잠드는데 30분 이상 소요되며, 두 번 이상 깨는 등의 증상이 일주일에 3-4번 정도 지속되고, 심하면 다음 날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
불면증의 대표적인 후유증으로는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저하되며, 심할 경우에는 자기 의지와는 달리 뇌가 익숙해진 대로 조건 반응해 기본생활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평소의 생활습관이 중요한 불면증은 아침부터 관리가 필요한 24시간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흐트러진 수면 리듬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주일에 걸쳐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불면증은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즉 정확한 진단 없이 수면제(睡眠劑)를 남용하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수면장애를 진단하기 위하여 수면다원검사(睡眠多元檢査)를 실시한다. 평상시 본인이 취하는 수면상태로 검사를 받는 것이 보다 정확하므로 잠자리가 예민한 사람은 본인이 사용하는 베개를 가져오면 수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는 수면 중 뇌파(腦波), 안구(眼球)운동, 근육의 움직임, 호흡, 심전도(心電圖)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동시에 수면 상태를 비디오를 통해 녹화한다. 검사에서 얻어진 기록을 분석하여 수면과 관련된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검사 당일 저녁 6-7시경 병원에 도착하여 수면검사방에서 수면을 취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귀가한다.
검사 전에 신장, 체중, 활력징후를 측정하고 수면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한다. 평소 복용하던 약이 있을 경우 이름과 용도를 알아 오며, 매일 복용하는 수면제는 검사 당일에도 복용하여야 한다. 수면단계를 측정하는 뇌파전극(電極)을 머리에 부착하고, 호흡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코, 가슴, 복부에 센서와 벨트를 두르고 눈과 사지, 턱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도를 측정하는 전극을 부착하고, 가슴에 심전도을 부착한 후 수면을 취하면서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 후 본인의 수면 상태를 스스로 평가하는 설문지를 작성한 뒤 귀가한다.
수면은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 Sleep)과 논렘수면(Non-REM, 非렘수면)으로 나눌 수 있다. 렘수면이란 수면의 여러 단계 중 빠른 안구(眼球)운동이 일어나는 기간으로 밤새자는 동안 보통 5-7 차례 경험한다. 1단계부터 4단계를 넘어서 렘수면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90분 정도이며, 이 과정을 모두 마치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가게 된다. 이로서 렘수면과 논렘수면은 하룻밤 사이에 3-5번 정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잠이 드는 때까지의 시간은 3분에서 7분 사이이며, 수면 1-2단계는 얕은 수면의 단계이며 잠이 들기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깨웠을 때 쉽게 깬다. 3-4단계는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게 되는 단계이며, 이때 논렘수면이 활성화된다. 논렘수면의 비중은 전체 수면 시간의 10-20% 정도이며, 뇌가 완전한 휴식을 취하게 되므로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대한수면학회(大韓睡眠學會)가 권장하는 수면의 질(質)을 높이는 생활수칙은 다음과 같다. ▲일요일에도 늦잠자지 마라. ▲자기 전에는 먹고 마시는 것을 삼가라. ▲뇌를 각성시키는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해라. ▲운동은 낮에 규칙적으로 하라. ▲실내는 선선하게, 손발은 따뜻하게 하라. ▲낮잠은 20분 이내로 짧게 즐겨라. ▲잘 때는 뇌를 자극하는 TVㆍ스마트폰을 멀리 하라. ▲황제의 침실을 부러워마라, 자신에게 편한 잠자리가 최고다. ▲수면 전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긴장을 풀어라. ▲많이 자기보다 충분히 자라.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는 수면에 대한 특집기사를 통해 잠을 잘 자기 위한 6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잠자는 시간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라. ▲침실 분위기를 시원하고 어둡게 한다. ▲오후에는 콜라와 초콜릿을 포함,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다. ▲뜨거운 우유는 훌륭한 수면제다. 그러나 알코올은 좋지 않다. ▲잠자기 30분전에는 컴퓨터나 TV를 보지 말고 논쟁도 하지 마라. ▲잠자리에 들었는데 20분이 지나도록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서 다른 장소로 옮겨서 독서 등 조용한 활동을 하라.
<불면증 자가진단 테스트> 8개의 질문 항목의 각 점수를 합하여 총 점수를 계산한다. 지난 1개월 동안 적어도 주3회 이상 경험한 것을 선택하여 항목 앞에 붙어있는 점수들을 체크하여 모두 합산한다. 테스트 결과 1-3점인 경우는 좋은 수면을 취하고 있으며, 4-5점의 경우는 초기 불면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총6점 이상인 경우 불면증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1) 잠에 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가? 0점 항상 잘 잔다. 1점 평소보다 다소 시간이 걸렸다. 2점 평소보다 꽤 시간이 걸렸다. 3점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거나 전혀 잘 수 없었다.
(2) 야간 수면 중에 깨서 곤란한 적이 있었는가? 0점 문제가 되지 않는다. 1점 다소 곤란하다. 2점 꽤 곤란하다. 3점 심각하거나 전혀 잘 수 없었다.
(3) 원하는 기상 시간보다 일찍 깨어 이 후 잠들 수 없었던 적이 있었나? 0점 그런 적 없다. 1점 다소 일찍 깨서 그런 적이 있다. 2점 꽤 빨리 깨서 그런 적이 있다. 3점 매우 빨랐거나 전혀 잘 수 없었다.
(4) 낮잠을 포함하여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졌는가? 0점 충분하다. 1점 다소 부족하다. 2점 상당히 부족하다. 3점 매우 부족하거나 전혀 잘 수 없었다.
(5) 전체적인 수면의 질에 대해 만족하는가? 0점 만족한다. 1점 다소 불만족이다. 2점 꽤 불만족이다. 3점 매우 불만족이다.
(6) 최근 하루 동안의 기분은 어땠는가? 0점 평소대로이다. 1점 조금 가라앉았다. 2점 꽤나 가라앉았다. 3점 매우 마음이 가라앉았다.
(7) 하루 동안 신체적 정신적 활동 상태는 어땠는가? 0점 평소대로이다. 1점 조금 떨어졌다. 2점 꽤 떨어졌다. 3점 어려울 만큼 매우 떨어졌다.
(8) 주간(낮) 졸음은 있었는가? 0점 전혀 없었다. 1점 다소 졸렸다. 2점 꽤 졸렸다. 3점 심하게 졸렸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의 유병률(有病率)은 21-35%로 여성이 남성보다 1.3배 흔하며, 나이가 들수록 수면 구조의 변화로 인해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이 많다. 불면증 환자들은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낮잠을 자는 사람의 약 80%가 밤에 잠을 잘 못 잔다는 통계가 있다. 생체주기가 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낮잠을 자겠다면 정오나 점심 식사 직후에 30분이 넘지 낳는 범위가 좋다. 주말에 하루 종일 밀린 잠을 자는 사람은 일요일 밤에 잠을 설쳐 월요병(月曜病)을 더 심하게 만들기도 한다.
잠자는 자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과 허리이다. 잠자는 동안 정상적인 척추 만곡(脊椎彎曲)이 유지되며 근육 긴장(筋肉緊張)이 없어야 한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목뼈의 자연스런 만곡을 억지로 펴기 때문에 그만큼 목뼈와 근육을 긴장시키게 되어 숙면(熟眠)을 방해한다. 바로 누워 잘 때는 무릎에 베개를 집어넣는다거나 다리를 높은 곳에 두고 잠이 드는 것이 좋다.
벽을 보고 누워 잘 경우도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우거나 가슴에 품고 자는 것이 좋다. 이는 위에 올라온 다리가 바닥에 닿으면서 허리가 뒤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엎드려 자는 것은 가장 나쁜 습관이다. 엎드리더라도 목은 옆으로 돌리고 자야 하는데 이때 목관절에 상당한 무리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근육이 긴장되고, 인대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신경이 나오는 구멍이 좁아져 디스크에 걸린 것과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기도(氣道)가 눌려 호흡이 곤란해지므로 숙면에 들 수 없다.
일반적으로 옆으로 누웠을 때 보다 반듯하게 누웠을 때 코를 심하게 곤다. 입으로 숨을 쉴 때 코고는 것이 심해지므로 코를 막히게 하는 각종 콧병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살이 찌면 기도가 좁아지므로 뚱뚱한 사람은 체중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루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면역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최소 7시간 숙면을 취해야 한다. 질이 좋은 수면은 치매(癡呆)를 예방하며, 특히 50대 이후 불면증이 발생하면 치매가 약 2배 이상 증가한다. 뇌에는 글림파틱(glymphaic)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깊은 잠을 잘 때 작동해 낮에 뇌가 활동하면서 생긴 뇌의 노폐물을 정맥으로 배출한다. 숙면(熟眠)이 보약(補藥)이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793) 202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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