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소식 역사는 미래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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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8-08 19:02본문
역사는 미래의 시작입니다
광복 80주년 기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메시지
빼앗겼던 나라의 주권을 되찾고, 일제의 억압과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를 회복한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대한민국 국민과 성도, 교회와 함께 독립의 기쁨을 누리고, 역사를 기억하며, 미래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광복 80주년이라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대다수 국민에게 광복은 ‘직접 체험한 사건’이 아니라, ‘역사 속 이야기’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는 더욱 이날을 깊이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땅에 서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36년의 식민 지배 속에서 말과 글, 이름과 문화, 사상과 신앙까지 억압당하던 상황을 견디며, 조국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흘린 피와 땀, 희생과 헌신의 결과입니다. 3.1운동의 만세 함성, 국내외에서의 항쟁과 독립 외교, 무장 투쟁과 의열 투쟁 등은 그 자체로 ‘되찾은 나라’ 임을 증명합니다.
그날을 기념하는 것은 과거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그 정신을 현재 속에서 다시 불러내고, 미래를 향한 시작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다음의 선언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밝히고자 합니다.
1. 일본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책임을 다하라
일본은 식민 지배 시절 자행한 전쟁범죄와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 앞에 정직하게 사죄하고, 피해자에게 합당한 배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아울러 제국주의의 잔재인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 교과서 왜곡, 강제징용 사실 부정 등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상호존중과 평화를 바라는 이웃 국가로서의 관계를 회복하고, 과거를 바로 보는 역사 인식 위에 새로운 한일관계를 세워가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 북한은 도발을 멈추고, 인권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라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되어 있으며, 진정한 광복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위협과 미사일 도발 등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한 및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부는 북한인권법을 충실히 이행하여 북한인권재단을 조속히 출범시키고,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인도적 지원 확대에 앞장서야 합니다. 또한,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온 북한이탈주민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합니다.
분단의 현실은 미완의 과제이며, 통일은 정치적 전략이 아니라 역사적 책임입니다. 모두가 힘을 모아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모든 침략 전쟁은 종식되어야 하며, 정의로운 국제 질서 확립에 동참하라
광복의 의미는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며, 그것은 오늘의 세계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행위를 규탄하며, 국제 사회가 협력하여 전쟁을 중단시키고 평화를 회복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여러 내전과 무력 공격은 멈춰져야 하고,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며, 피해를 재건하기 위한 실질적 지원을 요청합니다.
대한민국은 과거 식민 지배의 고통을 겪은 나라로써, 세계 곳곳에서 억압받는 이들의 아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며, 자유, 평화를 위한 국제적 연대에 동참하는 것은 오늘의 우리가 감당해야 할 또 하나의 사명입니다.
4. 정치권은 국민의 자유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협력하라
여야 정치권은 이념 대립과 진영 논리를 넘어 국민의 삶과 민생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합니다. 정치가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이며,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입니다.
개인의 삶 속에서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 평등과 자유가 보호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정치의 역할은 대립이 아니라 협력이며, 분열이 아니라 통합입니다.
광복은 단지 국권 회복의 한 사건이 아니라, 끊임없는 회복과 재건의 여정입니다. 경제적 자립, 사회적 정의, 문화적 정체성의 회복, 평화통일의 실현, 그리고 정의로운 국제 연대는 모두 이 광복의 연장선에 있는 과제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념’을 넘어, ‘계승’과 ‘실천’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정신을 미래 세대에 반드시 전수해야 합니다.
광복 80주년. 우리는 기억하고, 감사하며, 행동할 것입니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소외된 이웃을 보호하며,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삶의 자세를 가지고, 미래를 향해, 진정한 해방의 한 날을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2025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고경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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