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박명윤칼럼(1035)... ‘천국 등정’ 떠난 산악인 허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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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8-08 18:11본문
담도암(膽道癌)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세계적인 산악인 허영호(許永浩) 대장이 담도암(膽道癌) 투병 끝에 71세를 일기로 천국(天國) 등정을 위해 이 세상을 떠났다. 허영호 드림앤어드벤처 대표는 2024년 10월 담도암 판정을 받고 같은 해 12월 수술을 받은 후에도 나아지지 않고 약 7개월 동안 투병을 하다 2025년 7월 29일 오후 8시경에 별세했다. ‘도전의 아이콘’ 산악인 허영호 대장은 지난 8월 1일 고향 제천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충청북도 제천 출신인 허영호는 1973년 제천고등학교, 1989년 청주대학교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자연자원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제천산악회에서 활동을 시작해 1982년 5월 히말라야(Himalayas) 마칼루 등정을 시발점으로 세계 7대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남극) 최고봉 완등을 마쳤다. 그리고 1987년에는 국내 산악인으로는 처음이자 세계서 세 번째로 겨울철 에베레스트(8848m) 등정에 성공했다.
허영호 대장의 인생은 도전과 탐험, 그 자체였다. 그는 산악인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로 눈을 돌려 극지(極地) 탐험을 했다. 1994년 남극점에 도달했고, 이듬해 북극 횡단 원정을 통해 북극점을 밟았다. 이에 3극점인 북극(北極, Arctic), 남극(南極, Antarctica) 그리고 에베레스트(Mount Everest)를 모두 탐험하여 극한의 도전으로 불리는 ‘어드벤처 그랜드슬램(Grand Slam)’을 완성하는 세계적인 기록을 세웠다.
허영호 드림앤어드벤처 대표는 어릴 적 꿈이었던 비행기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모험에도 도전했다. 그는 1998년 초경량 항공기 조종 면허를 땄다. 2007년 1월 경기도 여주에서 제주도 성산읍까지 왕복 1100km 단독 비행에 나셨으나 실패했다. 그 후 2011년 초경량 비행기로 국토의 동·남·서쪽 끝인 독도, 마라도, 가거도를 거쳐 충북 제천 비행장으로 돌아오는 1800km 단독 비행에 성공했지만, 꿈꾸던 세계 일주에 나서진 못했다.
허영호 대장은 생애 마지막 순간 가족들에게 “자기 자신을 넘는 순간이 정상(頂上)이다. 극기(克己)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고인은 수십 년간 쌓아온 탐험과 도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체육훈장 기린장(1982년), 거상장(1988년), 맹호장(1991년), 청룡장(1996년)을 수훈하며 국민 체육 향상에 이바지했다.
담도암(膽道癌, Bile duct cancer)은 담도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간(肝)에서 만들어진 담즙의 이동 경로인 담도(담관, 쓸갯길)의 상피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간 안쪽에 생기는 간내 담관암과 간의 바깥쪽에 생기는 간외 담관암으로 구분된다. 담도암의 약 10%는 간내 담관에, 40-60%는 간문부 및 상부 담도에, 20-30%는 중하부 담도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1.3배 더 많이 발생한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 우리나라에서 247,952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으며, 그 중 담낭·담도암은 7,452건(담낭암 2708건, 기타 담도암 4744건)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4.3%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이 29.7%, 60대가 23.4%의 순이었다.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녀 전체 29.0%(남자 29.8%, 여자 28.2%)로 보고되었다.
담(膽, 담낭, 쓸개, gallbladder)은 간 아래에 붙어있는 내장으로 개인차는 있으나 보통 7-8cm 길이에 2-3cm 정도 굵기의 주머니 형태로 되어있다. 쓸개의 가장 큰 역할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을 저장하고, 지방을 유화시킨다. 쓸개즙은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바로 분비되지만 쓸개에 농축되어 저장되었다가 사용한다. 쓸개에서 6-10배로 농축된 쓸개즙은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분비된다. 쓸개 안에는 한번에 30-60mL의 쓸개즙을 보관할 수 있다.
쓸개즙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쓸개에 담낭염, 담석증 등 여러 가지 병이 생긴다. 담석증은 담낭에 결석(담석)이 생기는 병으로, 대부분의 경우 담석이 쓸개즙에 섞여 빠져나간다. 그러나 담석이 너무 크거나 배출이 잘 안 될 경우 담낭관을 막아버려 담낭이 괴사하여 패혈증(敗血症)이 올 수 있으며, 담석에 의해 담낭염이 올 수 있다.
쓸개를 활용한 표현에는 ‘간도 쓸개도 빼 준다’ ‘쓸개 없는 사람’ ‘와신상담(臥薪嘗膽)’ 등이 있다. 필자도 약 15년 전에 담석 제거를 위해 담낭(膽囊)을 절제하여 쓸개가 없다. 담낭에서 담석 7개가 나왔다. ‘와신상담’은 중국 오나라 왕 합려의 아들 부차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섶(땔나무) 위에서 자고, 매일 쓰디쓴 쓸개를 핥으며 복수를 다짐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이 고사(故事)에서 쓸개는 자존심과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담도암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고 보고 있다. 환자 20-30%에서 담석(膽石)을 동반하고 있어 담도 결석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본다. 담도 세포의 만성적인 염증, 간내담도 결석, 담석에 의한 간경변증, 경화성 담도염, 간디스토마(간흡충증), 염증성 대장질환, 담도낭종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담도암 유발 인자에 직업적(고무공장 등)으로 노출된 경우와 흡연과 비만도 위험인자이다.
증상은 암의 발생 위치와 침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초기 단계에는 별 증상이 없으나, 종양으로 인해 담도가 막히면 황달과 진한 갈색의 황달뇨(소변)가 흔하게 나타난다. 그 밖에 피부 가려움증, 복통과 체중 감소, 발열, 회색대변, 소화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상복부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이미 암이 진행한 것을 의미한다.
담도암 진단 시 대부분 혈액검사에서 폐쇄성황달을 특징으로 하는 간 기능 이상 소견을 보인다. 혈청 빌리루빈(Bilirubin), 알칼라인 포스파타제(Alkaline phosphatase), 감마 글루타밀 전이효소(Gamma-GT)가 상승하면 담도 폐쇄를 의심할 수 있다. 암 표지자인 CA19-9나 CEA가 담도암 환자에서 증가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복부 초음파, 복부 CT, 복부 MRI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과 경피적 경간 담관조영술(PTC)은 매우 유용한 검사다.
치료는 암의 위치, 진행 정도,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일차적인 치료법은 수술적 치료이다. 하지만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40-50%에 불과하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할 때는 종양과의 안전거리를 최대한 확보하고 충분히 절제해야 한다. 하지만 진단 당시 이미 주변의 주요 장기로 침윤(浸潤)해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드물지 않다.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없으면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치료 등 여러 방법을 병합해 치료하기도 한다.
아직 완전한 예방법은 없지만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간흡충증(Clonorchiasis)의 예방을 위하여 익히지 않는 민물고기를 피하고, 간흡충에 감염되었을 때는 치료약을 복용하여야 한다. 간내 담석증 혹은 담관낭종 같은 선천성 기형 들은 절제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 외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선천성 간섬유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암환자는 암을 이겨내겠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다.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담당 의료진을 믿으며 의연하게 암과 맞서야 한다. 마음가짐, 운동과 함께 식생활(영양) 또한 암 치료의 버팀목이다. 음식을 올바로 섭취해야 힘이 나서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 박명윤 칼럼(1035) 2025.8.7.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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