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 건강칼럼 (746)... K-방역(防疫)의 일등공신(一等功臣)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20-05-25 09:34본문
코로나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프랑스어(佛語)의 명사는 각자 성(性)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는 남성 또는 여성 명사일까? 1635년에 설립된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emie Francaise)는 지난 5월 7일 ‘코비드-19(COVID-19)’라는 단어의 성을 여성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즉, ‘Coronavirus Disease 2019’의 중심 단어인인 질병(disease)과 같은 의미의 프랑서어 단어(maladie)가 여성 명사이기에 “COVID-19‘가 여성형이 되는 것이 논리적이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필자의 프랑스어 공부 경험은 지난 1979년 3월에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입학하여 보건학박사(Dr.PH) 과정을 이수할 당시 학위논문 제출 전에 자격시험(보건학, 영어, 제2외국어)에 합격해야만 했다. 이에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佛語)를 선택한 필자는 직장(UNICEF 기획관리관) 업무 후에 알리앙스 프랑세즈(Alliance Francaise) 어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난다. 요즘은 제2외국어 시험은 없고 전공과목과 영어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전염병(傳染病)의 대유행 차단은 초동(初動)단계의 대응조치가 매우 중요하며, 감염원(感染源) 차단이 철칙이다. 대한의사협회(KMA)는 ‘우한(武漢)폐렴’ 감염원인 중국을 완전 차단할 것을 권고하였으나 문재인정부는 중국 習近平 주석의 방한 등 정치적 고려 등으로 초동 방역이 실패하여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여 중국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였다.
2020년 5월 21일 현재 COVID-19 방역 모범국인 대만(蔡英文 총통, 인구 2382만명)은 초등단계에서 방역의 기본인 감염원 중국 본토를 완전히 차단한 결과, 확진자 440명 중 단지 7명만이 사망하여 사망률 1.6%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인구 5127만명)는 확진자 11,122명 중 264명이 사망하여 사망률은 2.4%로 나타났다. 미국은 코로나 사망 1명당 1000만달러(약 123억원) 손실로 본다.
이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 청원에 2월 4일부터 3월 5일까지 1,469,023명이 동참했다. 한편 같은 시기에 대응격인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 합니다’ 청원이 2월 26일부터 3월 27일까지 1,504,597명의 지지를 얻었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을 우리 방역이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정부의 메르스(MERS) 방역 실패(감염자 186명 중 38명 사망)를 교훈삼아 코로나19(COVID-19)를 대처한 방역당국(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을 위시하여 의료 시스템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봉사, 한국의 혁신 기업들이 개발한 코로나 진단키트,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검사 등이 K-방역의 일등공신(一等功臣)들이다.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정은경 박사(서울대 예방의학)는 사스(SARS), 에볼라(Ebola)출혈열. 메르스(MERS) 등 신종감염병을 직접 관리한 경험이 있어, 금번 코로나19에도 적절히 대응하여 세계적으로 ‘K-방역’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4시간 긴급상황실 및 즉각대응팀 운영, 격리병상과 치료제 자원 확보, 관계 부처ㆍ지자체ㆍ의료계 협력체계 구축, 역학(疫學)조사 전문 인력 양성과 훈련 등을 통해 신종감염병 공중보건(公衆保健)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극복과정에서의 진정한 영웅은 현장에서 사투(死鬪)를 벌린 의료진(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과 119구급대원, 행정직 등 지원인력,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다. 의료진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했으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의료진이 감염되었고, 유명을 달리한 의사도 있다.
국내 최고령 코로나19 확진자인 104세 최상분 할머니가 완치되어 퇴원했다. 지난 3월 10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경북 포항의료원에 입원하여 5월 15일 퇴원까지 67일 동안 주치의와 간호사 등 14명의 의료진이 24시간 3교대로 곁을 지켰다. 등에 욕창(蓐瘡, pressure sore)이 생기지 않도록 새벽에도 중간중간에 몸을 돌려 눕히고, 하루 7-8번 대소변을 받아 냈다. 국내 코로나 환자 중 80세 이상 사망률이 25%인 상황에서 최 할머니의 완치 기록은 고령 환자들에겐 큰 희망이다.
의료진들은 환자의 비말(飛沫ㆍ침방울)을 막기 위해 방호복(防護服)을 입고 마스크와 페이스 가드까지 착용하면 호흡이 가빠지고 옷은 금방 땀에 흠뻑 젖는다. 감염 예방을 위해 식사는 도시락을 혼자 먹고, 가족에게 감염될까 봐 퇴근도 못하고 병원에서 쪽잠을 자며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코로나19와 싸웠다. ‘마스크 대란’때도 더 급한 사람을 위해 마스크 구매를 자제한 사람들도 많다.
갑작스런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큰 혼란 없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은 진단키트가 때맞추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진단키트가 제때 개발되지 못했으면 마스크 대란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초래되었을 것이다. 또한 진단키트를 빠르게 상용화 할 수 있도록 고위험 신종 감염병 진단제품의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때맞춰 활용했다.
코로나 진단 키트 생산 기업 A사는 5월에는 기존 생산량의 5배, 그리고 8월부터는 20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해외로부터 수주했다. 다른 진단 키트 업체들도 같은 상황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삼성전자는 5월 7일부터 솔젠트, SD바이오센서, 코젠바이오텍, 씨젠 등을 방문해 공정의 어려움을 듣고, 기업별로 개선해야 할 과제를 선정했다.
중기부는 해외에서 수출 요청이 급증하는 코로나 진단키트(kit) 생산업체에 스마트공장 보급을 본격 지원한다고 밝혔다. 마스크(mask) 품귀 현상이 심각했던 지난 2-3월에도 중기부는 삼성전자와 함께 상생형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을 통해 마스크 제조업체에 신규 설비 구축 지원과 혁신 노하우를 전수해 생산량을 50% 이상 늘린바 있다.
개의 후각(嗅覺)이 사람보다 1만배 이상 뛰어난 것을 활용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를 탐지하려는 시도가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다.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과 더럼대학, 자선단체 의료탐지견(醫療探知犬) 공동연구진은 냄새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알 수 있는 탐지견 양성에 돌입했다. 탐지견 6마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로부터 수집된 냄새 샘플을 이용하여 훈련을 받으며, 각각 시간당 250명을 검사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의 뛰어난 후각은 암, 당뇨병 같은 질병 탐지에 이용돼 왔다. 2015년 이탈리아에서 셰퍼드 두 마리가 사람 소변 샘플에서 전립선암(prostate cancer)과 관련된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훈련을 받은 결과 정확도는 90%에 달했다. 2018년에는 탐지견들이 양말 냄새만으로 말라리아(malaria)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당뇨병(diabetes) 환자의 숨결이나 땀을 감지해 혈당 수치 변화를 감지하는 사례로 있다.
진단키트와 더불어 진단방식도 획기적으로 진화하여 ‘선별진료소’에서 줄서던 방식에서 자동차를 타고 와서 탑승한 채로 검사받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로 발전했다. 코로나 관련 최고의 수출품으로 히트 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ㆍDT) 선별진료소’는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이 2월 21일 새벽에 밑그림을 그렸다.
드라이브 스루 안(案)을 공개한 다음 날 권기태 대구 경북대학병원 감염내과실장이 김진용 과장에게 몇 가지 물어보고 이를 토대로 23일 진료소를 개소했다. 당시 대구에서 코로나19 수퍼 전파자인 31번 확진자가 2월 17일에 발생하여 대구ㆍ경북은 패닉(panic) 상태에 빠진 상태였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고안한 김진용(45) 박사는 “한국이 코로나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던 데는 40대 젊은 의료진의 순발력과 역발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김진용 과장은 동료 의료진과 함께 대한의학회지(JKMS)에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관련 논문을 게재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을 했다. 사생활 보장과 접근성이 핵심인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에는 이만희(89) 신천지 교주도 몰래 와서 검사를 받았다.
공항과 항만이 있는 관문 도시 인천은 ‘바이러스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의료원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공공의료 기관이므로 공항 검역소(檢疫所)에서 이상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직행하는 병원이다. 1월 19일 일요일 인천공항에서 환승해 중국 우한(武漢)에서 일본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여ㆍ35)이 의심 환자로 분류되어 인천의료원에 입원했다.
이 중국 환자의 검체를 질병관리본부로 보낸 다음 날 확진 판정이 났다. 이에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이 주치의가 되어 이 환자를 완치시켜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중국 여성은 손 편지로 감사를 표했으며, 의자인심(醫者仁心) 즉 ‘병을 고쳐주는 의사의 어진 마음’이란 표현이 있었다.
‘걸어 다니는 폐렴(肺炎)’이라고도 불리는 코로나19(COVID-19)는 잠복기(潛伏期)가 길며 감염 초반 3-5일에 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나온다. 이때 증상이 없어 감염된 줄 모르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진다. 또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수일간 생존할 수 있는 무서운 바이러스이므로 항상 주의하면서 생활방역을 철저히 준수하여야 한다.
또한 COVID-19가 올해 가을에 2차 유행이 예고되고 있으므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아울러 1차 유행 시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였던 대구의 병의원들이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존폐 기로에 놓였다고 하므로 정부는 적절한 지원을 해야 한다. 대구 의사들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은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되어 삶아 먹는다’는 ‘兎死狗烹’은 일이 있을 때는 실컷 부려먹다가 일이 끝나면 돌보지 않고 헌식짝처럼 버리는 세정(世情)을 비유하는 말이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746) 2020.5.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