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건강칼럼(983)... 췌장암 4기 투병기 췌장암(膵臟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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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1-19 22:06본문
건강칼럼(983)... 췌장암 4기 투병기
췌장암(膵臟癌)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과 부총장을 역임한 박정한(朴正漢·80) 박사가 대구 영남일보(2025.1.7.) 인터뷰에서 ‘췌장암 4기 투병기’를 공개했다. 박정한 교수는 지난해 여름, 평범한 하루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이었고, 별다른 이상이 없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CT 촬영 결과를 들고 있던 의사 표정은 어두웠다. “췌장암 4기입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고 말했다.
▲ 박정한 교수 인터뷰(영남일보),
박정한 교수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 1876년 설립)에서 박사학위(보건학)를 취득했다. 귀국 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과 보건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 WHO 자문위원, 대구경북미래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인당의학교육대상(2009)과 보건대상(2014)을 수상했다.
필자는 박정한씨가 대구 경북대 사범대 부속고등학생일 때 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 활동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고교시절에는 대구주니어파인트리클럽 회장을, 대학생 때는 대구파인트리클럽(1961년 창립) 14대 회장을 그리고 대학졸업 후에는 대구시니어파인트리클럽 회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파인트리클럽(설립자 박명윤) 산하 대구파인트리클럽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인터뷰 기사에서 “췌장암이라니 그것도 4기, 암 중에서도 가장 악성(惡性)이며 5년 생존율이 15.9%에 불과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모든 소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평생 건강하게 살아왔다고 믿었지만, 이 진단은 너무나도 잔인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아산병원 같은 대형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며 모두가 입을 모았다. 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오랜 시간 대구에서 살아오며, 서울로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친구들이 겪는 고통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 경제적 부담과 이동의 불편함, 그리고 심리적인 압박까지 감당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때 떠오른 이름이 있었다. 한영석 교수, 대구가톨릭의대를 졸업한 그는 오랜 시간 탁월한 실력으로 이름을 알린 외과의였다. 그에게 맡기기로 결심했다. ‘대구 간담췌병원이면 충분하다’는 믿음이 있었다. 8월7일, 간담췌병원 수술실에 들어갔다. 한 교수는 6시간에 걸쳐 췌장의 암 조직과 주변 조직을 제거했다. 수술 후 그가 말했다. “암 조직은 모두 제거됐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치 절반쯤 나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는 항암 치료가 이어졌다. 2주 간격으로 병원을 찾아 8차례 치료를 받았다. 놀라운 것은 치료과정이 예상보다 훨씬 수월했다는 점이다. 병원이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어 통원 치료가 편리했고, 병원의 편안한 환경과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치료를 견뎌낼 수 있었다.
치료를 받으며 지역 병원의 중요성을 세삼 깨달았다. 간담췌병원이 없었다면 서울로 다니며 치료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치료비는 물론 숙박비와 교통비까지 감당해야 했다. 서울 치료비는 대구보다 약 2.7배 더 비싸다고 한다.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 췌장,
한 친구의 부인이 서울에서 췌장암 치료를 받으며 대구와 서울을 왕복했다. 치료를 받는 것 차체도 힘든데, 이동 고통까지 더해져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지쳐갔다. 반면, 대구가톨릭의료원 간담췌병원에서 치료받으며 그런 불편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치료가 끝날 때마다 ‘다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간담췌병원은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병원이라는 것을 느꼈다.
▲ 췌장암 세포의 이미지,
췌장암 4기라는 절망적인 진단 속에서도 내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담췌병원과 의료진 덕분이었다. 그들이 내게 준 새로운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이제는 더 밝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간담췌병원이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 의료계의 자랑이 되길 바란다. 더 많는 환자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박정한 교수는 인터뷰를 마쳤다. 간·담도·췌장 치료의 허브인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간담췌병원’은 2025년 1월 3일 개원했다. 간담췌외과 한영석 교수는 TF팀장이다.
종양 표지자(腫瘍標識子, tumor marker)란 종양 세포에 의하여 특이하게 생성되어서 암의 진단이나 병세의 경과 관찰에 지표가 되는 물질을 말한다. 췌장암과 관련이 있는 종양 표지자 ‘CA19-9’의 정상 한계치를 37U/mL이다. 박정한 교수는 수술직전에 935, 4차 항암치료후 107, 8차 항암치료후에는 47로 떨어졌다. 12차 항암치료 후에 다시 혈액검사를 한다. 아무쪼록 CA19-9 수치가 37미만으로 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필자는 지난해 고교 동창생 2명과 연세대학교회 교우가 췌장암으로 별세하는 것을 목격했다. 회사경영을 한 동창생은 췌장암 4기 진단 후 3개월만에 그리고 도지사를 역임한 동창생은 6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 연세대 총장을 역임한 교우는 황달(黃疸)이 심하여 세브란스병원에서 진찰한 결과 췌장암 4기로 진단되어 입원하여 1개월 정도 투병 중에 별세했다. 이에 필자는 박정한 교수가 췌장암 진단을 받은 후 자주 전화연락을 하면서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췌장(膵臟, pancreas)은 위(胃) 뒤쪽에 위치해 명치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있는 소화기관으로 소화 효소와 인슐린(insulin)을 분비하여 음식물을 분해하고 혈당(血糖)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췌장은 위(胃)의 유문(幽門)에 접한 십이지장(十二指腸)과 연결되어 있어 분비된 소화 효소는 십이지장으로 배출되고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들과 섞인다. 성인의 경우 하루 1-2 리터 정도의 췌액(膵液)이 분비된다. 췌장의 길이는 약 15cm, 무게는 약 100g이고 황색의 가늘고 긴 장기이다.
췌장암(pancreatic cancer)이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腫塊, 덩이)이다. 췌장암의 90% 이상은 췌관의 샘세포에 암이 생긴 선암(腺癌)이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이라고 하면 췌관선암(膵管腺癌)을 말한다. 췌장암이 대표적인 ‘악성암’인 이유는 장기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있어 전이가 잘 되기 때문이다. 췌장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증상에 차이가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2022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에서 247,952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다. 그 중 췌장암은 8,414건(남자 4,324건, 여자 4,090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3.4%로 8위를 차지했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0.4%, 60대가 27.4%, 80대 이상이 22.2%의 순이었다. 췌장암은 60세 이후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암이다.
췌장에 생기는 종양은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양성 종양, 그리고 예후(豫後)가 나쁜 악성 종양 등 유형이 다양하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지만, 복부 깊숙이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초기 증상이 거의 없으며, 있다 해도 다른 소화기계 장애의 증상들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기에 조기에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에 증상이 나타난 뒤에 췌장암을 발견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또한 조기 진단이 어려운 까닭은 발생 기전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몇 가지 위험요인이 밝혀졌거나 추정되고 있는 정도이다. 유전적 요인으로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케이-라스 유전자(K-RAS gene)의 변형이 발견되고 있으며, 환경적 요인 가운데는 흡연(吸煙)이 발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췌장염(膵臟炎, pancreatitis)이 있으면 췌장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췌장암의 증상 가운데 많은 부분은 췌장 질환이나 소화기계 장애에서도 나타는 비특이적인 것들이다. 대부분의 췌장암 환자에게 복통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췌장의 두부(머리 부분)에 생긴 췌두부암 환자들은 황달 증상을 보인다. 췌장암의 3대 증상인 복통, 체중감소, 황달 증세가 이유 없이 지속된다면 췌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췌장암의 60-70%는 췌장 두부에 발생한다.
췌장암 진단을 위해 임상에서 사용하는 검사에는 혈액검사, 혈청 종양표지자검사, 복부 초음파검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내시경 초음파검사(EUS),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복강경(腹腔鏡)검사, 조직검사 등이 있다.
췌장암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적절한 치료 방침을 세우기 위해 암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병기(病期, stage)를 판정한다. 췌장암의 병기 결정은 TNM 분류법을 따르며, T(tumor)는 원발 종양의 크기와 침윤 정도를 나타내고, N(node)은 주위 림프절로 퍼진 정도를, M(metastasis)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나타낸다.
▲ 혈액 종양표지자 검사(Tumor Marker Test).
TNM 분류법(classification)의 세 요소를 조합하여 췌장암 병기를 1-4기로 구분한다. 췌장암 1기는 암이 췌장에 국한되어 있고 전이가 없는 경우이며, 암이 주변 장기로 퍼져 있지만 주요 동맥 혈관의 침범이 없는 경우는 2기, 암이 주요 동맥 혈관을 침범하여 국소적으로 진행된 경우는 3기, 그리고 암이 폐나 복막, 간 등 먼 장기로까지 전이했다면 4기로 분류한다.
췌장암 치료 방법은 암의 크기와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선택한다.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경우에 따라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하기도 하고, 여러 요법을 병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반응 평가 후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췌장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예후 또한 평균적으로 다른 암들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6-2020년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5.2%(남자 14.2%, 여자 16.2%)였다.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 추이(남녀전체)는 1996-2000년 8.7%, 2001-2005년 8.4%, 2006-2010년 8.6%, 2011-2015년 10.9%, 2016-2020년 15.2% 등이다.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당뇨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치료를 통해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췌장은 소화액을 분비하는 장기이므로 췌장암 환자들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식욕이 떨어지고 치료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구역질, 구토, 설염 등으로 음식물 섭취가 힘들어지는 수가 많으므로 지방 섭취를 줄이고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고열량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췌장암의 위험 인자로는 흡연(30%), 고열량 식이(20%), 만성 췌장염(4%), 유전적 요소(10%) 등이 있으며, 나머지는 아직 분명하게 확인할 수 없다. 이에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하여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피하도록 한다. 만성 췌장염 환자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2배 정도 높아지므로 당뇨병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이코노믹포스트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 건강칼럼(983) 2025.1.20.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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