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건강칼럼 (930)... 비만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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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3-12-17 23:37본문
비만(肥滿) 이야기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올 한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선정하는 ‘올해의 혁신’에 장(腸)에서 분비되는 인슐린(insulin)분비 조절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의 비만 치료제가 선정됐다. 사이언스는 12월 15일 GLP-1 작용제 개발과 이 약물이 비만 관련 건강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를 ‘2023년 올해의 혁신’(2023 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GLP-1 작용제는 원래 20여년 전 당뇨병(糖尿病)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만(肥滿) 치료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GLP에 작용하는 약물인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와 리라글루티드(liraglutide)는 현재 당뇨 및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세마글루티드는 당뇨치료제 오젬픽(Ozempic)와 리벨서스(Rybelsus), 비만치료제인 위고비(Wegovy)의 주성분이고, 리라글루티드는 비만치료제 삭센다(Saxenda) 주성분이다.
사이언스는 이들 약물의 비용과 가용성, 관련 부작용, 무기한 복용해야 할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의사들이 비만이나 과체중이 아닌 사람들이 빠르게 살을 빼기 위해 이런 약물을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그러나 이런 약물의 개발과 사용으로 비만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중요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체중에 대한 낙인과 편견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 체중 감량에 성공한 오프라 윈프리
올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가 팬데믹(pandemic, 대유행)에서 앤데믹(endemic, 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제약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 백신 수요는 줄여든 반면 비만치료제 인기가 상승하면서 이 약을 보유한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즉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내놓으며 승승장구한 제약사들은 어려움을 격고 있다. 예를 들면, 모더나(Moderna)는 올해 3분기 36억달러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비만 치료제가 세계 산업계와 자본시장을 흥분시킨 한 해였다. 양대 선주 주자는 덴마크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미국의 일라이 릴리(Eli Lilly)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1923년에 설립된 거대 글로벌 제약회사로 2023년 9월 기준 시가총액 약 571조 2000억원으로 유럽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1876년에 창립된 일라이 릴리는 주가가 연초보다 60% 넘게 뛰었다.
비만 치료제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것은 건강과 매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뚱뚱한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겪는 불리함과 차별을 극복하는 데 묘약(妙藥)이 될 거라는 기대도 담겨 있다. 혹자는 “이 세상은 비만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최근 뉴욕시는 키와 몸무게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조례(條例)를 시행했다.
올해 봄 미국인사관리협회(SHEM)가 기업 인사 담당 임원 1000여 명을 조사했더니 11%가 “채용 시 지원자의 체중이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연봉(年俸)도 차이가 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사 학위를 가진 비만 남성은 학력이 같은 날씬한 동료보다 급여가 5%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이 격차가 12%까지 벌어졌다.
▲(2) 비만치료제.
선진국 중에 뚱뚱한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비만인 국민 비율이 가장 높은 회원국은 42.8%인 미국이다. 호주(30%), 영국(28%), 캐나다(25%) 등도 비만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비만율은 코로나19를 거치며 7.4%로 늘었으며, 서구식 생활 방식이 확산하며 국내 비만율은 20년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최근 해외 이슈로 미국인 두 명(오프라 윈프리, 포레스트 휘태커)의 비만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69세)는 미국의 유명 방송인이며, 한때 최대 107kg이던 체중을 40kg 감량 비결을 공개했다. 한편 여배우 케이샤 내쉬-휘테커(Whitaker)는 15kg을 감량했으나, 거식증(拒食症)으로 인해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거식증(anorexia nervisa)이란 대표적인 섭식장애로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으로 인해 먹는 것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하는 병적 증상이다. 또한 정신질환 또는 다른 질병으로 극단적으로 식욕을 잃거나 음식을 거부하는 것도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 불린다. 증상은 체중 증가와 비만에 대한 강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치료에 저항한다.
윈프리는 지난 12월 6일 미국 LA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에서 열린 뮤지컬 영화 ‘칼러 퍼플(The Color Purple)’ 프리미어 시사회에서 타이트한 드레스를 입고 자태를 뽐냈다. 윈프리는 ‘칼러 퍼플’의 제작자이다. 윈프리는 체중 감량 비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가지가 아니라 모든 것이다”라고 답했다. 1986년 자신의 이름을 딴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하며 25년간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방송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살을 빼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강조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오늘도 러닝머신 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60kg대의 몸무게(키는 169cm)를 유지 중인 윈프리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하루에 약 1700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며 식단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윈프리는 지난 9월 자신의 웹사이트 ‘오프라 데일리’에서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을 언급하며, 할리우드 내 비만 치료제 열풍이 불고 있고 많은 연예인이 오젬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젬픽은 음식을 섭취하면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성분을 담은 치료제로, 포만감을 줘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젬픽은 당초 당뇨병 치료제였지만 이러한 효과가 알려지면서 비만 치료제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위고비(Wegovy)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다만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윈프리는 무릎 수술을 받았기에 약물 사용 대신 운동을 택했다고 말했다. 윈프리는 지난 25년간 매주 타블로이드지의 ‘(윈프리는) 체중 감량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비난에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뇨병(제2형) 치료제이자 비만약으로 유명한 오젬픽, 위고비 등의 약물이 추가적인 이점을 지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키드니 인터네셔널(Kidney International)에 실렸다.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血糖, blood sugar)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사제 형태의 약물로, 일부 환자들에게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투여될 수 있다.
오젬픽(Ozempic)은 췌장(膵臟)에서의 인슐린(insulin) 분비를 강화하고, 위(胃) 배출을 지연시키며 포만감을 유발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며,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혈압 저하, 체중 감소를 비롯한 심혈관에 이점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오젬픽이 염증을 줄이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들은 오젬픽 복용은 단순히 체중 감량을 넘어, 당뇨병과 비만의 결과로 발생하는 합병증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오젬픽을 복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약물이 체중 감량을 위한 간편한 해결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코카콜라 같은 음식료 업체 주가가 타격을 입고 있다. 비만 치료제 복용으로 식욕이 억제된 소비자들이 콜라, 과자같이 살찌는 먹거리 구매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 주가는 최근 6개월간 15.7% 하락했고,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몬델리즈도 9%대 주가 하락을 맛보고 있다.
최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비만 치료제 투약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들이 비만약 투약 후 설탕과 지방 함량이 높은 과자, 음료, 제과류 소비를 3분의 1가량 줄였다고 했다. 또한 참가자 3분의 2는 간식 섭취도 하루 세 번에서 두 번 이하로 줄었다.
누구나 중년을 넘어서면 늘어난 체중(體重)을 걱정한다. 먹는 음식 양은 같지만 젊었을 때보다 활동량이 줄어든 탓에 몸무게가 는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基礎代謝量)도 떨어져, 평소대로 먹고 움직이면 ’나잇살‘이 찔 수밖에 없다. 이에 일본에서는 자기 체중의 3%를 3개월 동안 천천히 빼는 ’3% 다이어트‘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비만 등으로 대사증후군(代謝症候群, metabolic syndrome)으로 진단된 3400명이 의사나 영양사 지도아래 6개월간 체중 개선 요법을 시행한 결과, 체중이 3-5% 정도만 줄어든 상태에서도 혈압이 4-5mmHg, 혈당치가 약 2mg/dL, LDL콜레스테롤은 약 4mg/dL 감소했다. 이에 체중이 80kg인 사람이 2.4kg만 빼도 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3% 다이어트‘의 핵심은 하루에 지방 50g씩 감량하는 것이다. 이를 석 달 동안 실천하면, 지방 위주로 4.5kg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난다. 지방 50g은 대략 300 칼로리(Kcal)분에 해당한다. 일본에서는 100칼로리 소비 아이템을 하루 3개 실천하자는 방법이다. 100칼로리에 해당하는 음식양은 공깃밥 3분의 2, 새우튀김 1개, 생맥주 300cc 1잔, 계란 프라이 1개, 우유 1/2잔 등이다.
100칼로리 소비하는 신체 활동은 맨손 체조 20분, 수영 10분, 줄넘기 10분, 걷기 20분, 축구 10분, 농구 12분, 계단 오르기 10분, 집 청소 23분 등이다. 아울러 체중이 늘어나는 생활 습관을 피하면 체중 감량 효과는 더욱 커진다. 즉, 야식(夜食)을 피하고, 수면 시간을 가능한 늘리고, 휴일에는 ’방콕‘만 하지 말고 산책하러 나가는 행동을 하면 체중 감량에 좋다. 매일 이어지는 실천으로 인한 체중 변화를 보려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상황에서 몸무게를 측정한다.
살을 빼는 것도 어렵지만 특히 ’뱃살‘을 줄이는 것은 쉽게 이루기 힘든 도전이다. 뱃살을 만드는 복부 지방은 다른 체지방에 비해 훨씬 깊숙한 곳, 복부 장기 주위에 자리 잡고 있어 없애기가 쉽지 않다. 이런 뱃살을 빼기 위해 나름 노력하지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면 두툼한 뱃살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점으로 ▲잠이 충분하지 않다, ▲운동 방법에 문제가 있다, ▲너무 짜게 먹는다,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졌다, ▲마그네슘 섭취가 부족하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탄산음료를 많이 마신다 등이 있다. 이에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929) 2023.12.15.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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