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 건강칼럼 (711)... 포항의 맛,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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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9-10-06 08:40본문
포항(浦項) 방문기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포항공대(浦項工大) 초청으로 오랜만에 포항을 1박2일(9월 26-27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여러 해 전에 포항MBC 방송국 초청으로 ‘수험생 건강관리’를 주제로 학부모들에게 강연을 한 바 있다. 포항에 머문 이틀 동안 포항공대 초청강연,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포항죽도시장과 천년고찰 오어사(吾魚寺) 방문, 그리고 ‘포항물회’를 현지에서 맛을 봤다.
포항은 경상북도 동해안 영일만에 있으며 1995년 행정구역개편으로 포항시와 영일군이 통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도농(都農)통합시를 이루었다. 1970년대에 포항종합제철(현재 포스코)이 들어서고 시설확장이 계속되는 한편 관련 산업이 발달하여 세계적인 제철도시로 성장했다. 행정구역은 2개구(區), 4개읍(邑), 10개면(面)이 있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북쪽 7km지역에서 지진(5.5규모)이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인구는 약 52만명이다.
포항공과대학교(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POSTECH)는 매년 각계 저명인사들을 초청하여 ‘항오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항오강좌는 항오(項悟) 김영걸(金英傑) 교수가 이공계 학생들의 인문사회와 문화적 소양 함양을 위해 출연한 기금으로 2001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김영걸 교수는 1930년 김응락 장로의 장남으로 평북 신의주에서 태어났다. 金應洛(1906-1950) 長老는 1950년 북한의 6ㆍ25남침전쟁 때 9월 23일 서울 영락교회 성전을 지키려다 순교했다. 김영걸 교수는 서울대학교 졸업 후 미국 Princeton대학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Northwestern대학 화학공학과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부원장, 포항공과대학교 초대 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이다. 1987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항오강좌는 그동안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석채 KT회장 등 이공계를 제외한 각 분야의 석학을 초빙한 특별 강연으로 구성되었다. 올해는 필자가 초청되어 9월 26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포항공대(포스텍) 학부생과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신도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를 주제로 포스코국제관(POSCO International Center)에서 강연을 했다.
9월 26일 12시40분 KTX-463편으로 서울역을 출발하여 오후 2시59분에 포항역에 도착했다. 포항역에 마중나온 포항공대 학생지원팀 손연하 담당자의 안내로 영일만 해변에서 상큼한 바다냄새를 맡으면서 바다에서 서핑(surfing, 파도타기)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만나보고 숙소인 포스코국제관에 도착하였다.
오후 6시 포스코국제관 중식당 Phoenix에서 김종규 포항공대 입학학생처장과 교수 등 14명이 정통중식 만찬을 하면서 환담을 나누었다. 만찬 후 김종규 처장의 사회로 제19회 항오강좌가 열렸다. 필자는 참석자들과 상호 소통하면서 ‘100세 시대’를 맞아 ‘백수(白壽)잔치’를 가족들과 함께 가정에서 행복하게 열것인가, 아니면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에서 쓸쓸히 가질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강연을 들을것을 부탁했다.
인간은 누구나 늙기를 싫어하고 더욱이 죽은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사람은 테어나는 순간부터 늙음을 향해 가고 죽음으로 접근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웰빙(well-being)을 추구하고 웰다잉(well-dying)을 소망한다. 이에 요즘 ‘99ㆍ88ㆍ1ㆍ2-3ㆍ4’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즉, 99세까지 팔팔(88)하게 일(1) 또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살다가, 노환으로 2-3일 정도 병석에 누워 있으면서 사랑하는 자손들을 모두 만나고 또한 유언도 남긴 후 죽음(4)을 맞이하는 행복한 일생을 말한다.
필자는 현대인의 건강관리 수칙으로 과식(過食), 과음(過飮), 과로(過勞), 과욕(過慾), 과색(過色) 등 5과(過)를 삼가고, 정식(正食), 정동(正動), 정면(正眠), 정식(正息), 정심(正心) 등 5정(正)의 생활을 실천하면 속칭 성인병이라 부르는 생활습관병(life-style related disease)을 예방하며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국제관 호텔에서 1박한 후 27일 아침식사를 국제관 카페테리아에서 먹고 택시로 죽도시장에 갔다. 필자 부부는 큰 규모의 종합시장 중 어시장내 덕성수산에서 문어(文魚) 6kg짜리 한 마리를 21만원에 구입하여 삶아서 택배로 서울로 보냈다. 활어(活魚)를 큰 솟에 삶는 장면을 처음 보았다.
문어(octopus)는 낙지과에 속하는 연체 동물 중에서는 머리가 제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동물학자는 만약 척추 동물과 무척추 동물이 싸움을 한다면 척추 동물의 지휘자는 인간이, 그리고 무척추 동물의 지휘자는 문어가 될 정도로 문어의 지능을 높이 평가한다. 흔히 머리로 생각하는 문어의 둥근 부위는 동체(胴體)로 내장이 들어 있고, 머리는 이 동체와 다리 사이에 있는 작은 부분이고 그 속에 뇌(腦)가 있다.
문어는 머리가 좋고 욕심도 많아 조개, 게, 새우 등을 요령있게 잡아 먹는다. 한편 강적을 만나면 보호색으로 자신을 숨기고 급하면 ‘먹물’을 뿜어내면서 도망친다. 문어는 100-200m 깊이의 바다에서 바위틈이나 구멍에서 서식하며, 태평양, 한국, 일본, 알래스카, 아프리카 등지의 연안에 분포되어 있다.
문어는 낙지 종류에서 가장 커서 동체의 길이는 40cm, 발 끝까지는 3m 가량이며, 8개의 발이 있으며 제1다리가 가장 길다. 발의 길이는 몸통의 4-5배이고, 수컷의 오른쪽 셋째 발은 교접완으로 생식기의 역할을 한다. 눈 위에는 4-5개의 살가시가 있다. 몸빛은 생시에는 자갈색에 담색 그물 무늬가 있으며, 주위에 따라 변색한다. 문어는 난소(卵巢)가 성숙할 때 맛이 제일 좋으며, 산란기는 봄-여름으로 한 번에 5만 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문어(common octopus)의 주요 영양성분(생것, 100g)은 다음과 같다. 에너지 74kcal/ 수분 81.5g/ 단백질 15.5g/ 지질 0.8g/ 회분 2.0g/ 탄수화물 0.2g/ 칼슘 31mg/ 인 188mg/ 철 1mg/ 나트륨 211mg/ 칼륨 300mg/ 비타민B1 0.03mg/ 비타민B2 0.12mg/ 나이아신 2.2mg.
문어는 대개 날것으로 먹지 않고 익혀서 먹거나 말려서 먹는다. 문어를 삶으면 붉은 빛이 되는데, 이는 삶아지면서 육조직(肉組織)의 염기성 물질이 국물에 녹아나와 용액이 알칼리성으로 되어 색세포에서 포도주색의 색소와 같은 온모크롬이 녹아나와 문어가 물들기 때문이다. 추출물 중에는 약 0.5%의 타우린(taurine) 성분이 있다. 이 타우린은 문어의 독특한 맛을 내는 성분이다. 문어의 먹물은 주성분이 멜라닌색소의 일종이며 중성이다.
예로부터 문어는 민간요법으로 혈압이 높거나 심장병 등 순화기계 질병에 걸리면 문어를 푹 고아 먹었다. 중국에서는 강장보혈(强壯補血) 요리로 문어를 돼지고기와 연근을 함께 고아서 국물을 마셨다. 문어는 생선초밥이나 회로도 많이 이용된다. 또한 문어백숙, 문어숙회(熟鱠), 문어 장아찌 등 술 안주와 반찬에도 이용되고 있다. 잔치때 마른 문어의 발을 여러 모양으로 오려서 보기 좋게 괴어 꾸며 놓은 것을 문어조(文魚條)라고 한다.
죽도시장에서 택시로 약 40분 걸려서 오어사(吾魚寺)에 도착했다. 오어사는 신라 26대 진평왕(眞平王) 때 창건된 사찰로 당초에는 ‘항사사’라 불렀으나, 원효대사(元曉大師, 617-686)와 혜공스님이 이곳에서 수도할 때 법력(法力)으로 개천의 죽은 고기를 생환토록하는 시합을 하였다.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살아 힘차게 헤엄을 치자, 살아 움직이는 고기가 서로 자신이 살린 고기라 하여 이 때부터 ‘나 오(吾), 고기 어(魚)’자를 써서 ‘오어사’로 불렀다고 한다.
오어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1765년에 수조각승 상정을 비롯하여 5인의 조각승에 의해 조성되었으며,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약사불과 아미타불이 협시하고 있다. 오어사를 둘러 보고 오어사 앞에 있는 큰 저수지 ‘오어지’ 둘레길을 걸었다. 둘레길 입구에 윤석홍 시인의 ‘그대 오어사에 와보셨나요’ 제목의 시(詩) 한 편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천년고찰 오어사와 주변을 둘러보고 택시편으로 ‘포항물회’를 점심으로 먹기 위해 해안로에 위치한 ‘마라도 회식당’으로 향했다. ‘물회’의 유래는 어부(漁夫)들이 어선에서 먹던 음식으로 국처럼 회를 먹기 위해 고안된 방식이라고 한다. 마라도 회식당은 1984년에 개업했으며, SBS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 ‘물회편 왕중왕 최강 달인의 집’으로 선정되었으며, 2010년 국제요리대회 WACS에서 ‘물회’로 해산물 부문 금메달을 수상한 ‘맛집’이다.
‘물회’는 해삼, 전복, 소라, 멍게, 우럭 등 신선한 자연산 해산물에 살짝 언 국물을 부어 먹는다. 특허를 낸 국물은 ‘마라도 회식당’의 비법으로 각종 과일에 고춧가루와 직접 담근 매실 진액으로 맛을 내 상큼하면서도 시원해 입맛을 돋운다. 우리 부부는 3만원으로 ‘포항물회’를 현지에서 맛 있게 먹었다. 오찬 후 포항역으로 이동하여 오후 3시30분 KTX-466편으로 서울에 오후 5시53분에 도착하여 아내와 함께 즐거운 여행을 마무리 했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ㆍThe Jesus Times 논설위원) Email: mypark1939@snu.ac.kr <청송건강칼럼(711). 2019.10.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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