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소식 靑松 건강칼럼 (697)... 기부와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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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9-06-30 08:12본문
기부(寄附) 그리고 정신건강(精神健康)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1946년 7월 22일 61개국 대표가 서명한 <세계보건기구(WHO) 헌장(憲章)> 서문에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안녕의 완전한 상태를 말하며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라고 기술되어 있다.
정신건강(mental health)은 인간의 심리적 기능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인간 정신기능의 생리적ㆍ심리적ㆍ사회적 측면이 상호 심각한 갈등 없이 고유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으며 사회집단과 현실적 적응을 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寄附)를 하면 행복감을 느껴 정신건강(精神健康)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것만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다.
기부(donation)란 돈이나 물건 등을 대가 없이 내놓아 자선사업이나 공공 목적으로 쓰도록 하는 일을 말한다. 기부는 어려운 사람들을 자의적인 마음으로 돕는다는 점에서 자원봉사(自願奉仕)와 함께 대표적인 선행(善行)으로 뽑힌다. 독일 뮌헨에서 제작하는 여러 교육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는 유튜브 채널인 쿠르츠게작트(Kurzgesagt)는 기부를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이기적인 주장, 이기적 이타주의라고 했다.
필자가 기부(소액기부, micro donation)를 시작한 것은 1961년 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당시 춘궁기(春窮期) ‘보릿고개’에 식량이 떨어진 농가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을 했다. 그 후 수재민(水災民), 화재민(火災民), 불우이웃돕기를 계속했다. 1965년 1월 UN 공무원(official of the United Nations)으로 임용되어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에 근무하면서 TVㆍ라디오 방송 출연료, 대학 강사료, 신문ㆍ잡지 원고료 등을 UNICEF 아프리카 어린이돕기 사업에 기탁했다. UNICEF(유니세프)는 UN상설기구이며, 1965년에 노벨평화상(Nobel Peace Prize)을 수상했다.
고액(1천만원 이상)기부는 1994년 가을 교육방송(EBS) 라디오 ‘명사와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1시간 동안 대담을 하면서 말미에 “회갑 때 뭘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고 “가능하면 돈을 좀 모아 장학금을 내고 싶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1995년부터 5년동안 매월 200만원씩 저축하여 1999년 회갑(回甲)때 서울대 장학기금(5천만원), 연세대학교회 선교기금 1천만원, UNICEF 아동복지기금 1천만원, 민주평통 통일기금 1천만원, 청소년단체 발전기금 1천만원, 청소년학회 발전기금 1천만원 등 총 1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서울대 재단법인 관악회(冠岳會)에 기탁한 특지장학기금 5천만원의 이자(당시 은행이율 年8-9%)로 매학기 보건대학원 석ㆍ박사과정 3명에게 학위논문 연구비를 지급하였으며, 학교 당국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 크게 보람을 느꼈다. 이에 70세 고희(古稀) 그리고 80세 팔순(八旬)에도 각각 1억원씩을 장학기금, 복지기금 등에 기탁하기로 결심했다.
필자가 기탁한 3억원의 내역은 서울대 특지장학기금 1억원(회갑과 고희 때 5천만원씩 기탁), 연세대 대학교회 의료선교기금(심장병 어린이 돕기) 5천만원, 명지대 청소년지도장학회 3천만원, 국제문화장학회 1천만원, 소년소녀가장장학회 1천만원을 기탁하였다. 그리고 UNICEF 아동복지사업 3천만원, 민주평통 남북나눔공동체 2천만원, 청소년단체(PTC) 발전기금 1천만원, 대한보건협회 건축기금 1천만원, 복지단체(동의난달, 식품영양재단) 1천만원, 한국청소년학회 발전기금 1천만원 등이다.
한국인 남자 평균수명이 79.7세(2017년)이므로 필자가 90세 구순(九旬)에 1억원 기부를 약정할 수 없지만, 기부는 앞으로도 계속할 계획이다. 올해 12월 11일에 UNICEF에 1천만원을 기탁하면 총 3억원 기부를 달성하게 된다. 12월 11일은 UNICEF 제73회 창립기념일(1946년)이며, 필자의 만 80세 생일(1939년생)이다. 이에 내년 12월에는 다일복지재단(다일공동체)에 1004만원을 기탁하여 ‘다일평생천사후원’에 동참할 예정이다.
필자는 UNICEF와 한국청소년개발원에서 1965년부터 1999년까지 근무하면서 봉급으로 생활하였고, 정년 퇴임 후에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통하여 매달 저축한 돈으로 고액을 기부할 수 있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매년 회갑ㆍ고희를 맞이하는 약 50만명 중 사회지도층 1천명이 1억원씩 기부하면 매년 1000억원을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있다.
다일공동체(Dail Community, 대표 최일도 목사)에서 발간한 잡지 2019년 5ㆍ6월호 20쪽에 실린 기사를 소개한다. 2018년 12월 11일 다일공동체에서 사랑의 ‘밥퍼’ 나눔후원 3,000,000원을 박명윤 박사가 최홍 부본부장에게 전달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실려있다.
삼십년을 이어 온 나눔
최홍 밥퍼나눔운동본부 부본부장
나눔과 섬김을 일생 동안 온몸으로 실천하신 박명윤 박사님을 소개드립니다. 평생 학자로 살아오시면서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기념일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하여 기부하는 것이 옳다시며 자신의 칠순과 팔순잔치를 밥퍼에서 봉사하며 배식비까지 선뜻 후원하셨습니다.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으시며 앞으로 평생천사후원을 하기 위하여 알뜰살뜰히 적금도 붓고 있다고 합니다. 어려운 이 시대에 나보다 남을 먼저 챙기시는 존경하는 박명윤 박사님 같으신 분이 계셔서 갈수록 각박해지는 어려운 난국을 돌파할 힘을 얻습니다.
박명윤 박사님(보건학, 서울대 보건대학원 총동창회장)은 20년 전 1999년 12월 11일 회갑을 맞아 그동안 매주 ‘밥퍼’ 봉사를 해 온 부인(전 고려대 교수)과 막내딸(화가)과 함께 청량리 소재 다일공동체를 방문하였습니다. 당시는 다일공동체 사무실 주방에서 준비한 음식을 손수레로 운반하여 쌍굴다리 아래 노숙자와 불우이웃 약 300명에게 밥과 국, 반찬을 배식했다고 합니다. 1999년에는 정해진 1일 급식비 액수가 없어 성금을 봉투에 넣어 다일공동체에 전했습니다.
그 후 2009년 고희 때 ‘밥퍼’ 봉사를 갔을 때는 쌍굴다리 인근에 밥퍼 주방과 식당이 구비된 가건물에서 약 550명에게 무료급식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1일 배식비 150만원을 지원하고 손자(유치원생)를 포함한 가족 6명이 밥퍼 봉사를 했고 2018년 12월 11일 팔순(만 79세)을 기념하여 부인과 큰 딸(번역작가), 둘째 딸(대학교수)과 함께 ‘밥퍼’ 봉사를 했습니다. 1일 배식비 300만원을 지원하여 약 700명에게 점심 진지와 후식으로 귤과 초코파이를 제공했으며 팔순 기념 타월을 제작하여 다일공동체 직원들에게 선물했습니다.
또한 박명윤 박사는 다일천사병원 건축비 100만원, 밥퍼 재건축비 100만원을 기탁하셨습니다. 2020년 12월 28일 적금이 만기가 되면 1,004만원을 다일복지재단에 송금하여 ‘다일평생천사후원’에 동참할 예정입니다. 박명윤 박사는 최근 웰빙ㆍ웰다잉(라이크출판사)이라는 책를 펴냈고, 출판 수익금 전액을 밥퍼에 기부하겠다고 합니다.
우리 시대에 박명윤 박사님과 같이 뜻을 정하고 기부를 실천해 오시는 분도 계시지만 아직도 기부는 남의 일처럼 여기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여기부터,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나부터 시작하는 나눔과 섬김의 5대 원칙처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은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것만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눔과 섬김, 나부터! 작은 것부터! (끝)
“정신건강 없이 국민건강 없다”고 한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다른 사람을 돕는 기부이다. 미국과 같은 기부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계획기부(Planned Giving)가 이뤄지고 있다. 즉, 기부의 목적과 형태, 규모를 신중하게 설계하고 결정해 계획적으로 자산을 기부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 들어서 계획기부에 관한 개념이 도입되었다.
“도움을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내 기쁨이 더 큽니다.(My joy in giving is greater than your joy in receiving.)” 연세의료원 신촌 세브란스병원(Severance Hospital) 본관 앞에 있는 병원 설립자인 세브란스(Louis H. Severance, 1838-1913) 동상 아래에 새겨진 글귀이다. 이 감동적인 말은 1900년 미국인 사업가 세브란스가 에비슨(Avison) 선교사에게 병원 건립비용을 전달하면서 한 말이다. 늘 기쁘게 사는 사람은 주는 기쁨(pleasure of giving)을 가진 사람이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본관과 세브란스 동상 그리고 1904년 옛 세브란스병원.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97). 2019.6.29(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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