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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소식 靑松 건강칼럼 (976)... 겨울철 고혈압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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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4-12-0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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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혈압 폭증

 

청송 박명윤 박사.jpg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겨울을 알리는 찬바람이 불면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진다. 급격한 기온 변화는 우리 몸에 부담을 준다. 그중 대표적인 게 혈압(血壓, blood pressure)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고혈압(高血壓, hypertension) 환자는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고혈압은 소리 없는 죽음의 악마라고 할 정도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작스러운 추위는 혈관 수축과 함께 혈압을 상승시킨다. 기온이 섭씨 1도 하강 시 수축기혈압(최고혈압)1.3mm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혈압(최저혈압)0.6mmHg 정도 높아진다.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고령층이라면 외부 온도 변화에 신체가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두 해 모두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12월에 가장 많았다.

 

1혈관의 구조.jpg

   ▲ 혈관의 구조,

 

 혈압이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수축기 혈압(SBP)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이고, 확장기 혈압(DBP)은 심장이 확장하면서 피를 받아들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이다. 혈압은 수시로 변동하므로 고혈압으로 진단하려면 최소 2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서는 최소 5분 동안 안정을 취한 후 팔을 심장과 같은 높이로 하고 측정해야 한다.

 

혈압이 평상시에는 정상이지만 병원 진료실에선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를 백의(白衣)고혈압이라 하며, 반대로 평상시엔 고혈압이지만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땐 정상 혈압으로 나오는 경우를 가면(假面)고혈압이라고 한다. 가면고혈압은 약 10%, 백의고혈압은 약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변동성이 심한 사람일수록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을 실시하거나 가정에서 자가혈압측정법(HBPM)을 이용해 보다 정확한 혈압 상태 및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은 교감 신경에 의한 신경성 요인과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renin-angiotensin-aldosterone)호르몬계 기전, 그리고 염분에 대한 민감성 등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 흡연, 노령화(고령화) 등은 고혈압의 유발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고혈압의 90-95% 정도는 원인 질환을 알 수 없는 본태성(일차성) 고혈압(本態性高血壓, essential hypertension)이며, 나머지 5-10% 정도는 신장(腎臟) 이상이나 혈관 이상, 부신 질환, 갑상선 질환 등으로 혈압이 높아지는 이차성 고혈압이다.

 

고혈압 환자의 환절기 <혈압관리수칙>은 다음과 같다. 혈압은 140/90mmHg 미만(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으로 유지한다. 복용 중인 혈압 약을 끊지 않는다. 혈압을 자주 확인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체중 1kg 감량 시 수축기혈압 1mmHg 이상 감소). 새벽 운동을 피한다. 운동은 해가 뜬 오전이나 오후에 한다. 외출 시에는 보온이 충분히 되는 편안한 옷을 입는다. 혈압이 정상보다 높을 땐 외출을 자제한다.

 

특히 새벽 시간대는 혈압이 가장 높아지는 때이며, 일교차도 크기 때문에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腦卒中)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하는데, 뇌경색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뇌졸중은 고혈압이 있으면 위험성이 더 커진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벽에 강한 압력이 계속 가해져 혈관이 약해진다. 혈관 벽에 상처가 나고 혈관이 점점 좁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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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으로 전 세계에서 매년 1천만 명 사망.

 

대한고혈압학회(Korean Society of Hypertension)와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혈압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정상 혈압: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확장기 혈압 80mmHg 미만. 고혈압 전 단계: 수축기 혈압 120-139mmHg 이거나, 확장기 혈압 80-89mmHg. 1기 고혈압(경도 고혈압): 수축기 혈압 140-159mmHg 이거나, 확장기 혈압90-99mmHg. 2기 고혈압(중등도 이상 고혈압): 수축기 혈압 16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 100mmHg 이상.

 

대한고혈압학회는 지난 199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고혈압 환자 관련 통계를 담은 고혈압 팩트시트 2024(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4)를 발표했다. 2022년 기준 고혈압 환자 1300만 명을 성별로 보면 남성 720만 명, 여성이 580만 명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580만 명을 차지했다. 고혈압 유병자(有病者) 중 본인의 고혈압 인지율은 77%, 치료율 74%, 조절률 59%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인지율·치료율·조절률이 높았다.

 

한편 20·30대 청년층 고혈압 유병자는 인지율 36%, 치료율 35%, 조절률 3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 청년층 고혈압 유병자는 89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 중 36만명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53만여 명의 젊은 고혈압 환자는 방치되고 있다. 즉 고혈압 유병자의 셋 중 둘은 자신이 고혈압임에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을 지속적으로 치료하고 있는 비율은 20대에서 24%, 30대에서는 40%로 낮다.

 

주목해야 할 점은 20-40대 고혈압 환자의 폭증이다. 5년 새 20대 고혈압 환자는 27.9%, 30대는 19.1%, 40대는 14.6% 폭증했다. 이는 10대 미만 2.9%, 503.2%, 600.8%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고혈압은 여전히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20-40대 환자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 연령대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이들의 고혈압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대에 고혈압이 생긴 후, 관리를 소홀히 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60년 이상 혈관이 높은 압력에 자극을 받고, 혈관에 연결된 모든 장기에 손상이 쌓이게 된다. 고혈압은 유병 기간이 길수록 합병증(合倂症)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이에 젊어서 고혈압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노년기에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고, 노년기를 맞이하지 못하고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고혈압 환자의 극히 일부만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간 고혈압 관리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어 2022년에는 1150만 명의 고혈압 환자가 의료서비스를 이용했고, 1090만 명이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으며, 810만 명이 지속적으로 치료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처방받은 치료제 종류는 안지오텐신(angiotensin) 수용체 차단제(76%), 칼슘통로차단제(62%), 이뇨제(利尿劑, 23%), 베타차단제(beta blocker, 15%) 등이다. 치료자 중 40%는 단일 제제로, 44%2가지 약물인 2제 요법, 16%3제 이상의 병합요법으로 치료한다. 혈압약은 기전도 다양하고 같은 종류라도 화학구조가 조금씩 다른 다양한 약들이 시판되고 있다. 혈압 강하제 복용 초기에 두통, 어지럼, 설사, 복통 등의 부작용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복용 후 2주 정도면 대부분 사라진다.

 

고혈압 치료를 위해 최근에는 비약물적 요법과 약물적 요법을 함께 실시한다. 고혈압 전 단계에서는 체중 조절, 식사 요법, 행동 수정, 규칙적인 운동 실시 등의 비약물적 요법을 먼저 시행한다. 그러나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약물을 이용해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해야 한다. 흡연은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이므로 금연(禁煙)을 권장한다.

 

고혈압은 당뇨병에 동반되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고혈압이 혈관 벽을 손상해서 당뇨병 합병증을 키울 수 있다. 이에 당뇨병 환자는 혈압관리가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대부분 혈관에 동맥경화증이 있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이 떨어져 있다. 고혈압도 유사한 기전으로 혈관을 손상하므로 당뇨병 환자에게 고혈압이 있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배가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집중적으로 혈압을 조절해야 하며, 수축기 혈압을 120mmHg 이하로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 복용으로 저혈압(低血壓)이나 저혈당(低血糖)이 생길 수 이 있는 경우나, 시력이 떨어져 있다면 낙상(落傷) 위험이 커진다. 고령자는 낙상 직후에 스스로 몸을 일으키거나 움직이면 이차 부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의식을 잃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따른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저혈압(低血壓, Hypotension)은 수축기 혈압이 90mmHg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이완기 혈압은 일반적으로 60mmHg 미만을 저혈압으로 정의한다. 환자 개개인의 나이, 동반 질환, 생리 기능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는 것에 대한 적응이 달라지고 증상과 예후도 달라진다. 저혈압은 갑자기 발생하는 저혈압과 수축기 혈압이 80-110 정도인 만성 저혈압으로 나눈다.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만성 저혈압은 치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권고사항은 개개인의 혈압 수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얼마만큼 운동을 해야 하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혈압 수치에 따라 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 무엇인지 분석한 연구 논문이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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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압 측정,

 

 고혈압(140/90mmHg)인 사람에게는 유산소 운동(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가장 효과적이다. 고혈압 전 단계(130-139/85-89mmHg)에 있는 사람에게는 동적 저항 운동(중량 운동, 스쿼트/squat, 팔굽혀펴기 등)이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의 효과를 보려면 규칙적으로 해야 하며, 가능한 매일 운동하는 것이 좋다.

 

전 국민 대상 건강검진으로 고혈압 진단율이 높아졌다. 정부, 의료기관, 시민단체, 학회 등이 협력해서 의료 서비스와 예방 관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고혈압 관리 수준도 향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국내 고혈압 조절률(control rate)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했다. 이에 환자 중심 의료를 기반으로 치료 지속성과 고혈압 조절률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서비스를 지속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간한 세계고혈압보고서(WHO Global Report on Hypertension)에 한국을 고혈압 관리 모범사례로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고혈압 유병률(有病率, prevalence rate)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전체 고혈압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에 고혈압 예방과 조절 향상을 위한 패러다임(paradigm,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이코노믹포스트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 건강칼럼(976) 2024.12.2.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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