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 건강칼럼 (997)... 뇌졸중에 따른 심부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4-27 08:06본문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善終)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Pope Francis(1936-2025), 프란치스코 교황(라틴어 Franciscus PP, 이탈리아어 Papa Francesco)이 부활절(復活節) 다음 날인 4월 21일 88세 미수(米壽)를 일기로 선종(善終, 善生福終의 준말)했다. 4월 26일 오전 10시 교황의 장례 미사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되었다.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총집결한 가운데 25만명이 운집했다. 장례 미사가 끝나고 수많은 신자들이 ‘즉시 성인으로!(Santo subito)’를 외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세계 각국에서 추모와 애도가 이어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교황과 그를 사랑한 모든 사람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유럽 지도자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폰데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교황은 겸손과 가난한 이들을 향한 순수한 사랑으로 가톨릭교회를 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는 글을 올렸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도 애도(哀悼) 메시지를 냈다. 마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
국내 종교 지도자들도 추모(追慕)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상 생활의 마지막 여정을 하느님 섭리에 오롯이 내맡기시면서도 끝까지 세상에 관심을 두시며 전쟁과 반목이 없는 온전한 평화를 염원하셨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있다” 말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74) 라자로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바로 다음날에 선종한 것에 대해 “단순한 생의 마감이 아니라, 예수 부활을 증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자신의 건강이 악화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신자들을 만나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나누려 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은 복음 그 자체를 살아내신 분”이라고 말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천한 삶의 태도 자체가 ’죽음 뒤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근본으로 삼는 가톨릭 신앙의 정수(精髓)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 한국 방문(여의도, 2014년 8월),
바티칸 교황청(敎皇廳, Roman Curia)이 발표한 사망 증명서에는 교황이 뇌졸중(腦卒中)을 일으켰다고 기재됐다. 뇌졸중이 혼수상태와 돌이킬 수 없는 심부전(心不全)을 발생시켜서 사망했다. 88세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이후 여러 차례 위독한 상태를 겪었다. 지난 2월 14일 기관지염(氣管支炎)이 호전되지 않아 로마 제멜리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이후 양쪽 폐에 심한 폐렴(肺炎)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했다.
교황은 지난 3월 23일에 38일간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평소 머무르던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복귀했다. 교황은 퇴원 후 코에 산소 공급 튜브를 꽂고 휠체어에 앉은 채로 때때로 외부 일정을 소화하며 의욕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교황은 사망 전날인 20일까지도 밴스 미국 부통령을 면담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교황은 부활절에 성 베드로 대성당의 로지아(loggia·발코니)에서 부활절 축복 메시지를 발표하며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절을 축하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메시지는 교황청 소속 디에고 라벨라 신부가 대독했다. 교황의 부활절 메시지 중 일부는 “...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수많은 분쟁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고 있습니까. 가장 약하고 소외된 이주민에 대한 경멸이 때때로 너무나 많이 나타납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와 가깝지 않거나 관습이나 삶의 방식, 사상이 다른 이에게도 신뢰와 희망을 품어야 합니다. ...”
교황의 유언장(2022년6월29일 작성)에는 이전의 많은 교황들과 달리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Basilica di San Pietro in Vaticano, 1626년 준공)이 아닌 로마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Cathedral of Our Lady)에 안장되기를 원한다고 쓰여 있다. 교황청은 21일 저녁 교황의 유언장을 발표했는데 “특별한 장식 없이 땅에 묻히기를” 원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교황은 라틴어로 교황명인 ‘프란치스쿠스(Franciscus)’를 새겨 넣어주기를 원했다. 안장 비용도 자신이 직접 충당하겠다고 했다.
교황(출생이름: Jorge Mario Bergoglio)은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출생하여 2025년 4월 21일 바티칸 시국(Vatican City State)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교황은 항상 검소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격식에 덜 얽매인 형식에 따르는 생활을 했다. 예를 들면, 과거 전임자들이 사도 궁전(교황궁)에 거주 했던 데 반해 ‘성녀 마르타의 집’을 자신의 거주지로 선택했다.
그는 경비원, 청소 관리인, 화학실험실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신학교에 입학했다. 1969년에 사제(司祭) 서품을 받았으며, 1973년부터 1979년까지 가톨릭의 남성수도회인 예수회(Society of Jesus)의 아르헨티나 관구장을 지냈다. 1998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으로 임명되었으며, 2001년에는 추기경(樞機卿)에 서임되었다.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으며, 교황으로서의 자신의 새 이름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St. Francis, 1182-1266)’의 이름을 떠서 프란치스코라고 명명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두 번째 교황이다. 그는 취임 후 브라질,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2014년 8월 14-18일 방한 당시 소탈한 행보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는 그의 뜻에 따라 기아차 ‘쏘올’이 한국 내에서 그의 포프모빌(전용차량)로 선택됐다. 2027년 서울대교구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두 번째 방한이 예정돼 있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교황의 주치의(主治醫)인 알피에리 제멜리종합병원 외과과장은 4월 21일 오전 5시30분쯤 교황의 개인 간호사의 전화를 받았다. 교황의 상태가 위중하니 빨리 와달라는 연락이었다. 20분 후 교황의 침실에 들어서자 교황은 눈을 뜨고 있었지만, 반응이 없었고 맥박은 점점 느려지며 호흡도 얕아지고 있었다. 주치의는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이동 중에 돌아가셨을 것”이라며 교황은 생전에 늘 ‘집에서 눈을 감고 싶다’고 했다. 결국 교황은 고통 없이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4월 21일 오전 7시35분께 선종한 교황의 사망원인 보고서를 안드레아 아르칸겔리 바티칸시티 보건·위생국장이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황은 뇌졸중(腦卒中) 이후 코마(coma,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심장 순환 기능도 불가역적으로 손상됐다. 의료진은 심전도(心電圖, Electrocardiography)를 기준으로 사망을 선언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교황은 생전 다균성 폐렴, 다발성 기관지 확장증, 고혈압, 2형 당뇨병 등 지병을 앓았다고 전했다.
뇌졸중(腦卒中, stroke)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腦梗塞) 또는 허혈성 뇌혈관질환과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腦出血) 또는 출혈성 뇌혈관질환으로 나뉜다. 뇌졸중은 뇌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히 발생한 장애가 상당 기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뇌혈관의 병 이외에는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발생한 뇌졸중이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뇌졸중의 증상(stroke symptoms)에는 시야 이상, 두통, 어지럼증, 균형감각의 상실, 얼굴 감각 이상, 사지 위약감, 구음장애, 보행 장애 등이 나타난다. 뇌졸중을 발병 후 수 시간 이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후유증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주된 원인은 고혈압, 심장 질환,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이다. 뇌경색 초급성기 치료 중 첫 번째인 ‘정맥 내 혈전(血栓)용해제’를 4.5시간 이내에 투약해야 한다는 의미다. 뇌출혈의 골든타임은 3시간 이내로 뇌경색보다 좀 더 빠르다. 머리를 직접 절개하는 방식의 즉각적인 수술 또는 혈관 내 중재술로 출혈과 머리뼈 내 압력을 조절해야만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는 뇌졸중이 뇌(腦)뿐 아니라 심장(心臟)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의식 저하로 순환기 기능이 급격히 약화하면서 심부전(心不全)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사망 원인을 뇌졸중에 따른 심부전으로 밝힌 점으로 미뤄볼 때 꽤 큰 크기의 뇌졸중이 갑작스레 발생했고, 이에 따라 뇌 기능이 멈추면서 심부전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심부전(心不全).
심부전(心不全, 심장기능부전, heart failure)이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충만 기능(이완기능)이나 짜내는 펌프 기능(수축기능)이 감소하여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군을 말한다.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후군(syndrome)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부터 부정맥(不整脈), 관상동맥질환, 심장판막질환 등의 심장질환, 그리고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까지 심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이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원인 중 심부전 발병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혈압이다.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80%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심장의 펌프기능이 망가져 고혈압성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급성, 만성에 따라 치료가 다르다. 급성 심부이란 숨찬 증상, 말초 부종, 폐부종, 폐울혈 등의 심부전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경우이다. 폐렴 등의 각종 감염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장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진 상태로, 다른 장기 손상 가능성이 높고 만성 심부전에 비해 사망 위험도 훨씬 높아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심부전 환자는 일상생활 관리가 약물치료만큼 중요하다. 이에 심부전의 원인질환(고혈압, 부정맥 등)을 적극 관리하고 치료받는 것이 심부전의 악화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 짜게 먹는 습관은 체액을 늘려 말초부종을 심화시키고 혈압을 높이는 주범이므로 싱겁게 먹는 저염식(低鹽食)을 실천하도록 한다. 술은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맥박을 빨리 뛰게 해서 심장에 부담을 주므로 금주하도록 한다. 담배는 백해무익(百害無益)하므로 반드시 금연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The AsiaNㆍ시사주간·이코노믹포스트 논설위원) <청송 건강칼럼(997) 2025.4.26. Facebook>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