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자기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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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4-05-18 09:23본문
자기 인식
원주에 가면 토지 문학관이 있다. 소설가이신 박경리 선생님께서 글쟁이들을 위해 지으신 곳이다. 디지털 시편 23편을 완성시켜야 하는 절박감에 나는 그곳을 찾았다. 기도원에 가면 기도가 잘 되고 독서실에 가면 공부가 잘되듯 그곳은 글이 잘 써지는 곳이었다. 도착한 첫날 혹시나 해서 선생님을 볼 수 있겠느냐고 사무실에 연락을 했더니 한참 후에 면담이 허락되었다. 오랫동안 칩거하고 계시는 분이라 만나시겠다는 연락이 반갑기 그지없었다. 최근에는 아무도 잘 만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
고풍스런 안방에서의 대화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정도로 화기애애하고 정이 넘쳤다. 건강에 대해 묻자 선생님은 자신이 15년 전에 수술 받은 암 환자임을 밝혔다. 당시 유방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만 받고 항암치료는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는 것이 놀랍다고 하셨다. 의사들도 혹시 오진이 아니었을까 하며 신기해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암환자를 치료해 본 나에게는 집히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정색을 하고 말씀드렸다.
“그것은 오진이 아니고 완치된 것입니다. 선생님 같은 분은 암에 걸려도 다시 재발되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시며 그 이유를 물으셨다. “암에 걸리면 일담 자유가 주어집니다. 상황이나 관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던 삶에서 자기가 주도권을 찾게 됩니다. 그러면 암이 더 이상 자라지 암이 자라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암에 걸렸는가를 인식하게 되고 과거를 재해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인간 관계를 파악하게 됩니다. 암에 걸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실체를 깨닫게 됩니다. 자기 인식 과정이 시작됩니다.
나무를 보는 눈이 숲을 보게 됩니다. 상황을 초월하여 포괄적인 시각에서 인생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암을 유발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습니다. 암의 재발을 막으려면 과거의 삶에서 돌이키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암이 좋아하는 삶에서 암이 싫어하는 삶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산생님처럼 통찰력과 결단력이 있는 분들은 암이 재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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