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靑松박명윤칼럼 (1014)... 레이건 대통령과 알츠하이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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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6-12 22:57본문
치매(癡呆)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수많은 질병 가운데 우리는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으로 대개 암(癌)과 치매(癡呆)를 꼽는다. 특히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으로 손꼽힌다. 또한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약 84만명으로 추정하며,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치매와 투병 중이던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1994년 11월 5일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으며,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최근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처럼 제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후, 아내 낸시와 저는 이 사실을 개인적인 일로 남길 것인지, 아니면 국민 여러분께 알릴 것인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가족에게 큰 짐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낸시가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지 않을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오더라도 여러분의 도움으로 낸시는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잘 이겨 내리라 믿습니다.” “이제 저는 제 인생의 황혼기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앞날에는 언제나 밝은 새벽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레이건은 2004년 6월 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로널드 레이건(Ronald Wilson Reagan)은 미국 제40대 대통령(1981-1989)으로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다. 당시 역대 최고령의 나이(70세)로 취임한 미국 대통령이자, 미국 대통령 선거 사상 루스벨트 다음으로 가장 큰 선거인단 수로 이긴 대통령이다. 우리나라 전두환 대통령은 핵무장 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면서 레이건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로 백악관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되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3년에 방한했다.
레이건이 대통령 은퇴 후 그의 알츠하이머병이 알려지면서 재직 시절, 그의 결정이 치매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많은 의문과 연구 그리고 청문회까지 진행되었다. 청문회에서는 사실의 확인, 진실 규명에 집중하였지 책임론을 들먹이지 않았다. 국민들도 치매 대통령을 향해 배신감을 표출하는 대신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상태에서도 국정을 이끌었던 지도력을 신뢰하였다.
치매(癡呆)와 건망증(健忘症)은 다르다. 건망증은 일반적으로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지만, 지남력(指南力, orientation)이나 판단력 등은 정상이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건망증 환자는 기억력 장애에 대한 주관적인 호소를 하며 지나친 걱정을 하지만, 잊어버렸던 내용을 곧 기억해 낸다거나 힌트를 들으면 금방 기억해 낸다. 한편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인격 등 다양한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함으로써 지적인 기능의 지속적 감퇴가 초래된다.
치매(Dementia)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症候群)을 의미한다.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Lewy body dementia), 알코올성 치매 등이 있다.
▲ 대통령 Ronald Reagan(1911-2004)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앓은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는 전체 치매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치매 증상이 발현되기 10-15년 전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증상이 없더라도 치매는 진행 중일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호발 연령은 65세 이후이나 드물지만 40, 50대에서도 발생한다.
중앙치매센터의 ‘치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아래 14개 질문에서 6개 항목 이상에 ‘예’라고 표시될 경우 주관적 기억감퇴가 심한 것을 의미하므로, 치매를 의심하고 조기진단을 받아야 한다.
(1)당신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습니까? (2)당신의 기억력은 10년 전에 비해 저하되었습니까? (3)당신은 기억력이 동년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쁘다고 생각합니까? (4)당신은 기억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십니까? (5)당신은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6)당신은 며칠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7)당신은 며칠 전에 한 약속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8)당신은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9)당신은 물건 둔 곳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10)당신은 이전에 비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립니까? (11)당신은 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습니까? (12)당신은 가게에서 사려고 하는 두세 가지 물건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13)당신은 가스불이나 전깃불 끄는 것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14)당신은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자신 혹은 자녀의 집)를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되었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진행하면서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되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재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라는 단백질이 과도하게 만들어져 뇌에 침착되면서 뇌 세표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것이 발병의 핵심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타우 단백질(tau protein)의 과인산화, 염증반응, 산화적 손상 등도 뇌 세포 손상에 기여하여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력 혹은 유전적 요인도 발병의 원인이 된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분해효소 억제제는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으나 약 6개월-2년 정도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에게는 NMDA(N-methyl-D-aspartate) 수용체 길항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빈번하게 동반되는 망상, 우울, 불안, 초조, 수면장애, 공격성 등의 문제행동 등 정신행동증상에 대한 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며 정신행동증상(무관심, 우울, 불안 등)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정신행동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정신행동 증상으로 인해 보호자에게 많은 고통과 부담을 주어 시설 입소를 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말기 치매의 경우 신경학적 증상과 기타 신체적 합병증이 되어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대소변 실금(失禁), 욕창, 폐렴, 요로 감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은 건강한 생활을 통해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하므로 다음 사항을 실천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을 치료한다. ▲우울증 치료.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생활. ▲충분한 수면. ▲머리 부상을 피한다. ▲약물 오남용을 피한다. ▲두뇌 회전을 많이 시킬 수 있는 독서와 놀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을 지속한다. ▲환경이나 생활방식을 급격하게 바꾸어 혼란을 주는 것을 피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 박명윤 칼럼(1014) 2025.6.11.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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