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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송이버섯 2톤보다 北 억류자 6명 석방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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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8-09-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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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버섯 2톤보다 억류자 6명 석방 더 중요"

북한 인권단체들 "인권 개선 배제된 평양회담 기대할 것 없어"

글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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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30여 개 북한 인권 단체 대표들이 모여 내달 열릴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북한 인권 문제를 반드시 포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북한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평양남북회담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21(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목발 탈북'으로 유명한 지성호 나우(NAUH) 대표는 "(북한이 선물한) 송이버섯 2톤의 가치보다 우리 국민 6명이 대한민국으로 돌아오는 가치가 더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귀환할 때 북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을 함께 데리고 왔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정부는 현재 북한 내 선교활동을 하다 붙잡힌 김정욱씨 등 선교사 3명과 고현철씨 등 탈북민 3명이 북에 억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규호 북한억류자석방촉구시민단체협의회 대표도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 3명은 석방했지만 한국 국민 6명은 아직 석방하지 않았다""김정은이 남북회담을 통해 평화를 원한다면 한국 국민들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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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0일 오후 애국문화협회와 북한자유인권글로벌네트워크 등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중구 평양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비핵화 없는 남북 합의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남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적개심은 약해질 것"이라면서도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간 이유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비핵화 진전과 억류된 자국민 송환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 세 가지가 (회담에서) 모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이다.

 

"북한 주민들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이 배제된 상태에서 과연 무엇이 이로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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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0일 비핵화 없는 남북 합의 규탄 대회 장면. 사진=조선DB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대표는 "취약 계층의 인권, 소수자의 인권, 약자의 인권을 돌보는 게 바른 자세가 아닌가. 2500만 명의 북한 동포들이야말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며 "문 대통령이 접촉하고 있는 김정은은 인권 탄압의 장본인이다. 그런데 (회담에서) 이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니"라고 비판했다.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문 대통령이 관람한 북한의 집단체조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 연습 과정에서 인권 유린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폭염 아래서 장기간 집단체조를 연습하면서 쓰러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을 것"이라며 "연습 때는 대소변도 참아야 하니 아동 참가자들의 건강 악화가 심각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해당 체조를 관람하고 박수를 치며 호응한 모습은 북한 선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풍계리 인근의 송이 산지 '칠보산'

한편 북한이 억류자 석방 대신 선물로 주고, 정부가 다시 이산가족에게 나눠준 송이버섯마저도 방사능 피폭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송이 산지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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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월 대만 석간신문 <자립만보(自立晩報)> 보도에 따르면, "함북 길주군 풍계리 근처에 송이 주산지인 명천군 칠보산이 있는데 핵실험장과 3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북한산 수출용 송이가 방사능 오염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175월호 <월간조선> 기사에도 같은 증언이 나온다. 당시 본지와 인터뷰한 어느 북한 핵과학자의 아내는 "풍계리는 송이버섯과 칠색송어가 유명하다. 맨발에 밟히던 송이군락, 송이 향기와 (송이를 구울 때 나던) 자작나무 연기내음이 지금껏 사라지지 않는다""하지만 방사능 피폭으로 송이는 오염됐다. 첫 번째 핵실험이 성공한 2006년부터 20165차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북한 주민들이 풍계리 인근에서 채취한 송이버섯이 무려 수천 톤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용석 변호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일본 후쿠시마 해산물은 방사능 위험 때문에 수입 금지해 놓고 북한산 송이는 좋다고 받아먹는다""북한산 송이 대부분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위치한 길주와 그 옆 명천에서 난다는데 방사능 검사는 하고 먹는 건지"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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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파 직전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청와대는 송이 산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산가족에게 발송 전, 서울공항에 도착한 북한산 송이버섯의 검사와 검역 절차를 거쳤다고 밝힌 바 있다.

 

"권력자들은 호화 방탕, 인민들은 굶고 얼어 죽어"

앞서 북한 인권단체들의 지적처럼, 남북정상회담이 '평화통일'을 위한 것이라면 비핵화는 물론, 장차 '통일 한반도'의 국민이 될 북한 동포들의 인권 개선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 방북단이 평양에서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본 '소수의 귀족 주민'들과 달리, 대부분의 인민은 아직도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에서 20년 동안 기자와 작가로 일한 탈북문인 장해성씨는 장편소설 <두만강>(나남, 2013) 서문에서 "최고 권력자들은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주지육림에 묻혀 호화롭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데 인민들은 그게 아니다. 말 그대로 인민들은 굶어 죽고, 얼어 죽고, 감옥에서 죽고, 제 나라에서는 살 수도 없어 머나먼 이국 땅에서까지 무참히 죽어 간다"고 증언했다. 장씨는 책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이렇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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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315일 북한 요덕수용소의 인권 유린 참상을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장면. 사진=조선DB

 

<(증산 노동교양소) 총반장이라는 여자가 이들을 식당으로 데려갔다. 수십 명이 넘는 여자들이 줄을 서 식사를 받았다. 하나같이 장작개비 같은 몰골이었다. 식사라고 주는 것은 강냉이 껍질에 강냉이 눈을 조금 섞어 찔끔 덜어주는 게 고작이었다. 반찬은커녕 말라비틀어진 무 잎사귀에 소금 조금 넣어 끓인 물이 국이라고 나왔다. 어딜 가나 먹는 사정은 형편없었지만 이곳은 더했다.

 

(...) 대리반에 소속된 은영은 다음날부터 일하러 끌려 나갔다. 흙벽돌을 찍는 일인데, 수용인원이 늘어난 수용소를 증축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한다. 모든 일은 사람이 했다. 구덩이에서 흙을 파내는 일, 등짐으로 날라 오는 일, 그리고 그렇게 운반해 온 흙에 썬 볏짚을 섞고 이개고 벽돌을 만드는 일, 어느 것 하나 기계로 하는 것이 없었다. 힘들었다.

 

부실한 식사로 버티기엔 너무 고되다. 오전에 한 번, 오후 한 번 10분씩 휴식시간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 시간이면 무엇이든 입에 넣을 것을 찾아 헤맸다. 다 마른 것이라 해도 냉이 같은 것은 최고급이었다. 메뚜기, 개구리, 무엇이든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이면 다 먹었다. 그것도 경비가 안 보는 틈을 타서 먹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씹을 새도 없었다. 거기에는 양심도 체면도 없었다. 누구든 살자면 먹어야 했다. 남의 입에 들어가는 것을 빼앗아서라도 먹어야 했다.>

 

"죄수 시체로 기름 짜는 ... 나치 수용소 연상"

영화배우 고() 최은희씨는 책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월간조선사, 2001)에서 납북된 채 감옥에 갇힌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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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315일 북한 요덕수용소의 인권 유린 참상을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장면. 사진=조선DB

 

"1979년 새해가 밝아왔다. 새해에는 모두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이 있을 리 없었다. 아침 식사는 새해라고 해서 달라진 게 없었다. 어제와 똑같이 돌이 아작거리는 잡곡밥이었다. 나는 소금국에 말아서 먹었다. 복도 저쪽에서는 욕설이 요란했다.

 

감방 안에는 비누도 아무것도 없었다. 녹슨 파이프 끝에서 물이 나오는 시간이면 얼른 얼굴에 물을 찍어 발라야 했다. 수건도 없었다. 누빈 옷 소매로 얼굴의 물기를 닦았다. 칫솔, 치약 대신 돌소금을 주었다. 밥에는 언제나 콩알만 한 돌이 섞였고 국에서는 된장 냄새조차도 풍기지 않았다. 순 소금물에 무나 배추 이파리가 한두 쪽 들어 있을 뿐이었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피에르 리굴로는 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추영현, 동아세계대백과사, 2018)에 실린 '북한의 범죄와 테러, 비밀주의'라는 글에서 북한 수용소의 반인륜적인 처형 실태를 이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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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315일 북한 요덕수용소의 인권 유린 참상을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장면. 사진=조선DB

<나는 몽둥이로 구타하고 투석으로, 또는 삽을 사용하여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때로는 장난처럼 눈을 노려 사격 경쟁을 하여 죄수를 죽이는 경우도 있었다. 처형당할 죄수끼리 싸워 서로 죽이게 하는 일도 있었다. 나는 이 눈으로 처참하게 죽음을 당한 시체를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그중에서도 여성이 온전하게 죽은 것은 아주 드물었다. 칼로 베어 쪼개진 유방, 삽자루가 처박힌 생식기, 쇠망치에 꺾인 목... 수용소에서는 죽음이 너무나 진부한 일이었다.

 

간수 말고 개도 정치범을 감시하고 있었다. 대단히 잘 훈련된 이 무서운 동물은 살인기계로 사용되고 있었다. 19887, 13수용소에서 두 명의 죄수가 개에 물렸을 때, 다음에 남은 것은 죄수들의 뼈뿐이었다. 1991년에도 15세의 두 소년이 이 개들의 먹잇감이 된 적이 있다.

 

안명철(탈북 증언자)은 간수장과 제13수용소의 다른 기간요원 두 명 사이의 대화를 들었다고 한다. 나치의 멸종 수용소에서나 있을 법한 말이 오갔던 것이다. 그중 한 사람인 부분대장이 말했다. '동무, 나는 어제 제3국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시체를 압축하여 기름을 짠다는 게 사실인가요?'>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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