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형상이 말도 하고 그 짐승의 형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면 죽임당해 > 종합뉴스

케이블·윈터솔저가 사피엔스의 미래?

[윤석만의 인간혁명]포스트 휴먼의 시대

    

“또 그가 그 짐승의 형상에게 생명을 줄 권능을 소유하여 그 짐승의 형상이 말도 하게 하고 그 짐승의 형상에게 경배하려 하지 아니하는 자들은 다 죽이게 하더라”(계 13:15).

 

이제는 우상이 말을 하는 때이다. 말세가 가까울수록 과학의 발달로 사람과 같은 세포를 가진 로봇이 등장하여 말도하고 개인의 비서로 또는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도 사용될 것이다. 컴퓨터 하나면 모든 것이 다 가능하며 심지어 설교도 염불도 무속도 짐승의 형상인 로봇이 대신하는 때가 도래하고 있다. 최초의 컴퓨터는 1946년 미국의 펜실베니아 대학의 엑카르트(Eckart) 및 목클리(Mockley)박사가 육군의 탄도 계산용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지금은 만능의 신으로 등장하고 있다.

 

 과학자 한 사람이 세계의 모든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놓은 후 컴퓨에게 “이 세상에 신이 있는가”하고 물었더니 컴퓨터가 대답하기를“내가 바로 위대한 신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앞으로 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만능의 신으로 등장하고 급기야는 인간은 로봇의 노예가 되고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중앙일보 윤석만의 인간혁명, 포스트 휴먼의 시대에서 케이블. 원터솔저가 사피엔스의 미래? 라는 글을 보면 우리 목회자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을 믿고 아래 글을 특집으로 소개한다.

 

출처 중앙일보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미래에서 온 전사 케이블은 한 쪽 팔이 로봇이다. 그의 로봇 팔은 가공할 힘을 자랑한다. [영화 데드풀2].

 

19금 유머 코드로 가득한 영화 ‘데드풀2’는 마블의 또 다른 히어로 웨이드 윌슨의 이야기를 다뤘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개봉 2주 만에 4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고, 현실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헐리우드식 대중문화를 재치 있게 버무려낸 점이 ‘히어로 무비’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암 환자인 전직 특수부대원이 비밀 실험에 참여했다 강력한 ‘힐링 팩터(healing factor·어떤 상처도 자연히 치유되는 재생 능력)’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주인공 윌슨(라이언 레이놀즈 역)은 마블 히어로 특유의 쫄쫄이 의상과 복면을 착용하고 ‘데드풀’로 변신해 악당을 무찌르죠. 전작 데드풀 1탄은 전 세계적으로 8억 달러 가까운 수익을 올리며 대성공을 한 것이다.

 

         ▲미래에서 온 전사 케이블은 한 쪽 팔이 로봇이다. 그의 로봇 팔은 가공할 힘을 자랑한다. [영화 데드풀2]

 

. 이번 2탄은 전편보다 더 빠른 속도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이는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인 ‘케이블’의 영향이 크다. ‘어벤져스’에서 최고의 악당 타노스 역의 조슈 브롤린이 연기한 케이블은 미래에서 온 전사이다. 그의 목표는 자신의 가족들을 죽인 원수를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적을 미리 없애려 한다는 점에서 영화 ‘터미네이터’와 비슷한 설정이다. 다만 케이블이 원수를 죽이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데드풀을 만나고 나중엔 둘이 합심해 정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터미네이터’와는 다르다.

 

 그런데 케이블은 조금 특별한 신체구조를 가졌습니다. 군인이었던 그는 불의의 사고로 로봇 팔을 갖게 되었다. 즉,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사이보그’인 셈이다. 사이보그인 그의 왼팔은 가공할 힘을 자랑한다. 자동차 문 한 짝을 뜯어내는 것은 예삿일도 아니죠. 케이블이 온 시대가 약 30년 후의 미래인 것으로 보면, 2050년경에는 인간의 신체 중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는 일이 흔해질 것이라는 전제를 영화에서 하고 있다.

 

           ▲마블의 히어로 윈터솔져는 사고로 잃게 된 왼쪽 팔을 로봇으로 대체한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 마블의 또 다른 캐릭터인 ‘윈터솔저’ 역시 사이보그이다. 원래 캡틴 아메리카의 친구인 그는 악당인 히드라 조직의 실험실에 끌려가 ‘인간+로봇’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그도 케이블처럼 왼 팔만 로봇이죠. 그 때문에 영화 ‘데드풀2’에서 주인공 윌슨은 케이블을 ‘윈터솔저 같은 노인네’라고 놀리는 장면이 나온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미드 ‘600만불의 사나이’에서 스티브 오스틴 대령이나 소머즈도 신체의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한 대표적 사이보그였다.

 

         ▲'미드'의 고전 '600만불의 사나이'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왼쪽)과 속편으로 나온 소머즈(오른쪽).

 

. 그런데 이처럼 인간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는 것은 영화 속에만 나오는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0년 워싱턴포스트는 로봇으로 된 팔을 갖게 된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 기술자인 제시 설리번은 사고로 두 팔을 완전히 잃게 됐다. 그러나 설리번은 시카고 재활연구소의 도움으로 기계로 된 팔을 갖게 됐다.

 

 놀라운 것은 뇌에서 나온 신경신호를 통해 자유자재로 팔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거다. 얼마 후에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군인 클로디아 미첼도 설리번과 같은 로봇 팔을 갖게 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뇌의 생각만으로 팔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서 반대로 로봇 팔의 촉감을 뇌로 전달해 느끼게 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사고로 팔을 잃은 이들을 위해 전자의수를 제작하는 기업이 있다. 스타트업 ‘만드로’는 팔의 절단면에 있는 신경과 전자의수를 연결해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3D 프린터로 전자의수를 제작해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국내는 물론 시리아처럼 전쟁 등으로 팔을 잃은 이들에게 전자의수를 제작해 공급하고 있죠. 현재 만드로는 더욱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의수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FDA에서 승인된 로봇의수 시스템인 데카암은 근육신경과 기계팔을 연결하여 정교한 재활동작이

            가능하도록 한다. 로봇의수의 파손은 기물손괴일까 과실치상일까? [중앙포토]

 

. 결국 케이블이나 윈터솔저, 오스틴 대령이나 소머즈 같은 사이보그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인간과 로봇을 결합한 생체공학 기술은 현실이 됐고,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머지않아 신체의 일부가 훼손된 다수의 사람들이 로봇 부품을 자신의 몸에 이식하는 일이 대중화 될 것이다.

 

 최근에는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들조차 편의성을 목적으로 신체와 기계를 결합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에서는 지난 3년 간 3000여 명의 사람들이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 칩을 손에 심었다고 한다. 집·사무실의 카드 키와 신분증, 교통카드 역할을 하는 것이죠. 실제로 2017년 스웨덴의 국영 철도 회사는 2017년 검표 시 승객의 손에 심어져 있는 칩을 스캔할 수 있도록 했다.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기술이 연구 중이다. [게티이미지]

 

. 앞으로는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는 것도 모자라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일까지 벌어질 것이다. 이미 관련 연구가 상당히 진행돼 있다. 영국 레딩대 인공두뇌학과 교수인 케빈 워윅이 사람의 뇌에서 발생한 전기신호를 무선 칩을 통해 로봇에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죠. 워윅은 그가 쓴 책 『나는 왜 사이보그가 되었는가』에서 “인간의 뇌와 컴퓨터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생물학적 인공지능이 머지않아 개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테슬라·스페이스엑스의 CEO 일론 머스크는 인간의 뇌와 AI를 결합한 ‘뉴럴 레이스(Neural Lace)’를 제안했다. AI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이라는 대표적 회의론자인 머스크는 인간도 기술의 힘을 입어 지금보다 더 큰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2016년 그는 ‘뉴럴 링크(Neural Link)’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이곳에선 뇌에 컴퓨터 칩을 삽입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칩이 클라우드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뇌와 AI를 공유하는 기술이다. 이른바 ‘뇌 임플란트’라고 부른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도 “2030년이면 인간 두뇌와 AI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사고(Hybrid Thinking)’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래에는 두피 안 쪽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한다. [게티이미지]

 

. 앞으로 이런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미래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거나 컴퓨터와 연결하려고 할 것이다. 워윅은 “미래엔 사이보그가 되기를 거부하고 인간으로 남을 순 있다. 하지만 그것은 침팬지에서 인간으로 진화하지 않고 침팬지로 남아있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지적한다. 만일 워윅 교수의 말대로라면 미래 사회엔 사이보그가 되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매우 당혹스런 질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과연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서부터 로봇인가 하는 점이죠. 팔과 다리, 또는 장기의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했다고 해서 이런 고민까지 하진 않을 갓이다. 그러나 신체의 상당 부분을, 또는 인간의 뇌를 기계와 연결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은 케이블과 윈터솔저처럼 신체 역량 뿐 아니라 지적 능력까지도 보통의 인간을 뛰어넘는 ‘초인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일부는 사람과 로봇의 구별법으로 ‘영혼’을 말하기도 한다. 육체와는 별개인 영혼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만들어낸 기계와 신의 피조물인 인간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종교인을 비롯한 많은 문화권의 사람들은 영혼이 육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혼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과학에서는 우리가 영혼이라고 믿는 생각과 기억 등의 실체를 뇌의 화학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먼 훗날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A라는 사람의 뇌를 이미 죽은 B의 신체에 이식해 되살린다면, 그 사람은 A일까 B일까? 외형을 중시하는 사람은 B라고 할 것이지만, 영혼의 존재에 무게를 두는 사람은 아마도 A라고 말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 하지만 뇌를 기계로 대체한 경우라면 어떨까? 즉, 앞서 이야기한 ‘뇌 임플란트’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의 기억을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고, 반대로 컴퓨터의 정보를 뇌에 다운로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자신의 뇌와 똑같은 판단력과 감정 등을 갖고 있는 AI가 있다면 그것 또한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AI를 사랑한 남자, 그 감정은 진짜일까 미래엔 로봇도 투표를 할 수 있을까

]어벤져스 악당 '타노스'를 위한 변명 '로봇vs인간'의 전쟁, 평화 가능할까

 

 영화 ‘트랜센던스’는 이 물음에 대한 진지한 답변을 내놓는다. 천재 과학자 윌(조니 뎁)은 인류가 수만 년에 걸쳐 이룩한 지적 능력을 뛰어넘어 자의식까지 갖춘 슈퍼컴퓨터를 개발한다. 그러나 기술발전으로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믿는 테러 단체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게 되죠. 그러자 연인 에블린(레베카 홀)은 그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 해 윌의 의식을 살려낸다. 우리가 생각해 왔던 영혼이 그대로 컴퓨터에 스며든 것이다. 이 컴퓨터는 육체만 없을 뿐 윌과 똑같은 기억과 감정, 성향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윌은 인간일까 컴퓨터일까? 비록 육신은 없지만 영혼이 살아있으니 인간이라고 불러야 할는지?...

 

           ▲영화 '트렌센던스'에는 마인드업로딩 개념이 등장한다. 뇌와 정신을 컴퓨터로 업로드해 영생하는

             주인공은 트랜스휴머니즘의 목표와 맞닿아 있다. [중앙포토]

 

 

물론 ‘트랜센던스’의 이야기처럼 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야겠죠. 하지만 신체의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하고,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일은 조만간 현실이 될 겁이다. 그 때 우리는 인간을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할까요. 어쩌면 사피엔스가 자신의 조상인 침팬지를 하등 생물이라고 멸시했듯, 미래에 나타날 초인간이 현생 인류를 무시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