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667)... 남성癌 "전립선암(前立腺癌) 손님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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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8-12-01 19:21본문
전립선암(前立腺癌) 손님맞이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대개 암(癌), 치매(癡呆), 뇌졸중(腦卒中)을 꼽는다. 암(cancer)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신체 중에서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다. 필자는 20년 전에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판정을 받고 약을 복용하였으며, 5년 전에는 수술을 받았다. 그 후 비뇨의학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았으나 최근에 전립선 조직검사 결과 암세포가 발견되어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암을 손님처럼 대접하라”는 말이 있다. 필자도 ‘전립선암(prostate cancer)’ 손님을 맞았다.
병원에서 암(癌)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등 다섯 단계의 심리상태를 겪게 된다. 1단계인 부정(否定)은 의사의 진단이 잘못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닌다. 2단계인 분노(憤怒)는 왜 하필 나에게 암이 생겼느냐며 화를 낸다. 3단계인 타협(妥協)은 “내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만...”하고 제한적으로 수용한다. 4단계 우울(憂鬱)은 슬픔과 침묵에 젖어 있는 상태가 된다. 마지막 5단계 수용(受容)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시작한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10대 암 조발생률(2014년)은 다음과 같다. (단위 명/10만 명) <남자> 위 79.2, 폐 66.0, 대장 63.8, 간 47.5, 전립선 38.6, 갑상선 24.3, 췌장 12.6, 방광 12.5, 신장 12.2, 담낭 및 기타 담도 11.2. <여자> 갑상선 97.0, 유방 72.1, 대장 42.5, 위 38.5, 폐 28.7, 간 16.2, 자궁경부 13.8, 췌장 10.9, 담낭 및 기타 담도 10.8, 난소 9.5.
전립선(前立腺, 전립샘, prostate)은 방광(膀胱) 바로 밑에 있는 밤톨만 한 크기(길이 4cm, 폭 2cm, 깊이 2cm 정도)의 남성 생식(生殖)기관으로 무게는 평균 15-20g(성인 기준)이며, 남성이 배출하는 정액(精液)의 성분 중 15-30%는 전립선에서 나온다. 전립선은 방광에서 나오는 요도(尿道)를 둘러싸듯이 존재하며, 직장(直腸)에 인접해 있다. 전립선은 10-14세 사춘기가 되면 다 자라며, 중년 이후에는 전립선이 커지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하여 배뇨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전립선암(前立腺癌)은 서양에서는 가장 흔히 진단되는 남성의 암이며, 암으로 사망하는 남성의 두 번째 흔한 암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인에서는 발생률이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구의 고령화로 인하여 발생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전립선암의 80% 이상이 65세 이후에 진단되고 있다. 한국인의 전립선암은 남성 암 발생의 5위이며, 전체 남성 암의 8.7%(2014년)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17)에 의하면 2011-15년의 전립선암 ‘5년 상대생존율’은 94.1%였다. 5년상대생존율이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일반인구 5년 기대생존율로 나눠 계산하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5년 동안 암이 재발할 확률이 낮아진다.
전립선암의 중요한 원인은 연령, 인종, 가족력이며, 유전적 소인 외에도 호르몬, 식생활, 제초제(除草劑)와 같은 화학약품 등도 발병에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붉은색 고기 및 지방 섭취가 증가하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미국의 경우 농업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밝혀진 직업인데, 이는 농부들이 제초제를 비롯한 화학약품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들과 비교하여 증식하는 속도가 느리다. 이에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나, 전립선 조직이 암세포에 의해 증식하면 요도(尿道)를 압박하여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도 가늘어지며,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殘尿感)이 생긴다. 암이 진행되면 방광 출구가 막혀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 혈뇨(血尿), 요실금이 발생하게 된다. 전이암으로 진행되면 골(骨) 전이로 인한 뼈의 통증, 척수압박에 의한 요통(腰痛) 및 골절 등이 발생한다.
전립선암의 진단은 직장수지검사(Digital Rectal Examination: DRE)에서 시작된다. 즉, 항문을 통해 직장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의 후면을 만져 크기, 딱딱한 정도 등을 검사한다. 딱딱한 결절이 있는 경우에는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매우 중요한 종양 표지자(tumor marker)인 혈중(혈청) 전립선특이항원(PSA, prostate-specific antigen) 측정 검사를 실시한다.
PSA이란 전립선의 상피세포에서 합성되는 단백분해 효소로, 체내의 다른 조직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전립선암 진단에서 종양표지자로 이용된다. PSA 수치가 4-10ng/ml인 경우에는 환자의 2/3는 전립선에 국한된 암이며, 10ng/ml이상인 환자의 50%이상은 진행된 암이고, 20ng/ml이상인 환자의 20%에서 골반 림프절 전이가 있다고 본다.
경직장 초음파검사(trans-rectal ultrasound)는 촉지되지 않는 전립선 병변을 발견하고 조직 검사와 전립선 용적의 계산을 위해 시행한다. 전립선 조직검사(생검)은 항문을 통해 초음파 기구를 삽입하고 침으로 대개 6-12곳에서 소량의 전립선 조직을 얻는 방법으로 전립선 조직을 현미경으로 검사해 전립선암을 확진하게 된다. 조직검사 후 약간의 혈뇨가 7일 정도 지속될 수 있다.
전립선암은 말기에 뼈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골 전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핵의학 영상 검사인 뼈(骨) 스캔(bone scan)을 실시한다. 전산화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은 암을 포함한 전립선의 크기를 측정하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습 정도, 골반강 내 림프절의 전이 여부 등을 알기 위하여 시행한다. 전립선암에서 MRI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소적 병기의 결정에 있다.
전립선암의 진행단계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암세포가 전립선 내에 국한된 ‘국소 전립선암’(1기, 2기), 둘째 임상적으로 림프절이나 다른 부위에 전이는 없으나 암이 전립선을 벗어난 경우를 의미하는 ‘국소적으로 진행된 전립선암’(3기), 셋째 주위 장기나 림프절, 뼈, 폐 등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전이 전립선암’(4기)이다. 치료는 병기(病期, stage), 종양의 분화도, 환자의 연령,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치료는 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외과요법, 방사선요법, 호르몬요법, 화학요법 등이 있다. 국소암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치료를 하지만,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암의 경우 전신치료를 시행한다. 외과요법은 암이 전립선내에 국한되어 있을 때 수술로 암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전립선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방사선치료는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사용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며, 대개 6주에 걸쳐 시행된다. 호르몬요법은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서 주위 장기 또는 림프절, 뼈 등으로 전이된 경우에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항암화학요법은 호르몬불응성 전립선암의 경우 시행한다.
암 환자는 열량과 단백질을 평소에 비해 1.5배를 더 섭취해야 하므로 열심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환자들은 암세포가 우리 몸의 많은 영양분을 빼앗아 가므로 ‘암 세포를 굶겨 죽이겠다’며 식사량을 줄이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항암치료는 체력이 많이 소모되며, 우리 몸의 정상 세포도 손상시키므로 손상된 세포들이 스스로 복구하기 위해 영양분의 지원이 필요하다.
전립선암의 위험을 낮추는 대표적인 성분은 토마토 등에 들어 있는 빨간 색소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라이코펜(lycopene)이다. 카레의 노란 색소로 사용되는 커큐민(curcumin)도 전립선암의 발생과 전이를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녹차의 기능성 성분인 카테킨(catechin)도 항암 효과가 있다. 콩을 많이 섭취하는 나라에서는 전립선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비율이 낮다고 한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환자가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 치료효과가 극대화된다. 환자의 신념과 치료 효과의 상관관계는 치료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힘겨운 투병과정을 통해 삶이 더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암을 이겨내고 있는 자신이 자랑스러워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간 깨닫지 못한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확인해서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필자는 전립선암 치유의 희망을 가지고 우리 가족과 함께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필자가 섬기는 연세대학교회 목사님, 전도사님을 위시하여 교인들 그리고 친지, 친구들도 기도하고 있다. 정종훈 담임목사께서는 시편 121편을 인용하여 기도해 주셨다. “주님께서 너를 모든 재난에서 지켜 주시며, 네 생명을 지켜 주실 것이다. (The Lord will keep you from all harm- he will watch over your life.)”
바야흐로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완치되는 시대가 왔다. 이에 암 판정은 사망신고가 아니며, 암이 불치병(不治病)이라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 이에 암은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의 하나로서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67). 2018.12.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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