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661)... 환절기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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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8-10-21 08:43본문
靑松 건강칼럼 (661)... 환절기 불청객
감기, 독감, 비염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독감 예방접종 시기가 돌아왔기에 필자는 몇 일전에 동내 내과의원에서 무료로 맞았다. ‘어르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지원사업’에 의하여 지정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만 75세 이상(1943.12.31. 이전 출생자)은 10월 2일부터, 만 65세 이상은 10월 11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또한 생후 6개월-12세 사이의 어린이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지정 의료기관에서는 11월 15일까지, 그리고 보건소에서는 백신(vaccine) 소진 시 까지 접종한다. 국가 예방접종용인 3가(價) 백신은 공급 단가가 정해져 있지만, 4가(價) 독감백신은 민간 시장 영역이므로 가격 책정이 자유로워 접종 비용도 의료기관과 지역에 따라 다른데 대략 3만-4만원이다. 3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류와 B형 바이러스 1종류가 포함되어 있으며, 4가 백신은 여기에 B형 바이러스가 1종류 더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 독감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독감 환자가 2014년에는 23만195명, 2015년 24만4957명, 2016년 34만9680명, 그리고 지난해에는 47만8721명이 독감에 감염되었다. 또한 급성 후두염 및 기관지염 환자도 2016년 333만6703명에서 작년에는 337만7874명으로 증가했다.
요즘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은 7도까지 내려가고 낮 최고 기온은 19도, 이와 같이 일교차(日較差)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신체리듬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환절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환이 감기(感氣, cold)이며, 감기를 둘러싼 예기들도 많다. 예를 들면, 독한 감기가 독감(毒感, influenza)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감기와 독감은 발병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질환으로 구분한다.
감기는 약 200여종의 다양한 바이러스가 단독 또는 결합해 발병한다. 그러나 변종이 많아 전체 감기 환자의 40%에서 발견되는 라이노바이러스(rhinovirus)만해도 변종이 100여종이나 된다. 한편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질환으로, AㆍBㆍC형 세 가지 유형이 대표적이다. 사람이 감염되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으로 38도 이상의 발열과 콧물, 인후통, 기침, 두통, 근육통, 전신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환절기에 흔한 감기는 성인의 경우 연평균 2-3회, 어린이는 6-8회 걸리는데, 이때 콧물ㆍ코막힘ㆍ기침ㆍ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아져서 일주일이면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중이염, 부비동염(副鼻洞炎, 축농증) 같은 합병증이 생기고, 노인이나 어린이에게는 폐렴(肺炎)으로 진행되기도 하므로 감기가 제때 낫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효과는 맞은 뒤 2주 정도 지나야 항체가 생기고 4주가 지나야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므로 예방 효과를 높이려면 10-11월에 맞는 것이 좋다. 또한 효과는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의 나이, 기저질환, 이전 감염과 접종 여부에 따른 면역 상태, 백신 바이러스 주와 유행바이러스의 일치정도에 따라 다양하나, 백신주와 유행주가 일치할 경우 건강한 성인에서 70-90% 예방효과를 보인다.
예방접종은 건강 상태가 좋은 날 받도록 하며, 예방접종 전 아픈 증상이 있거나, 만성질환이 있으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한편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6주 이내에 길랭-바레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급성감염성다발신경염)의 과거력이 있는 사람은 예방접종 시 주의가 필요하며, 과거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생명에 위협적인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피해야 한다.
독감 예방접종 후 발생 가능한 국소 이상반응으로는 접종부위 통증, 빨갛게 부어오르는 발적(發赤) 등이 있으며, 전신 이상반응으로 발열, 무력감, 근육통,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접종 후 20-30분간 접종기관에 머물면서 급성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한 뒤 귀가하여야 한다. 접종 당일은 반나절 이상 충분히 쉬고, 접종 후 2-3일간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고, 음주나 지나친 운동은 금해야 한다. 예방접종 부위의 통증, 부종, 발열 등과 같은 증상은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으며, 2-3일 이내에 호전된다.
또한 독감 예방주사는 어디까지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를 예방하는 주사이므로 일반 감기 등 다른 호흡기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 감기나 독감 후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지도 잘 지켜봐야 한다. 고열이 심해지면서 호흡곤란 증상과 누런 가래가 나오는 기침을 하면 폐렴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환절기에 코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鼻炎)이다. 이들 두 질환은 재채기를 계속하거나 콧물이 계속 흘러내리거나 코가 막히는 증세를 보인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하는 것으로 연속적인 재채기 발작, 계속 흘러내리는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만으로 감기와 비염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정확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털, 꽃가루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식품과 식품첨가제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부모가 알레르기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는 자녀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려면 먼저 알레르기 항원(抗原)을 찾아야 한다. 혈액 검사를 통해 항원 특이면역글로불린 검사를 시행한다.
기침은 감기 같은 감염질환에 걸렸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하며, 대개 3주 이내에 기침이 멎는다. 만약 그 이상 지속되면 기침의 원인이 감기가 아닐 수 있다. 감기가 아닌 기침의 대표적인 원인은 ‘후비루증후군’이다. 후비루증후군(後鼻淚症候群, postnasal drip syndrome)이란 코와 목에서 분비하는 점액이 인두에 고이거나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생기는 증세다. 만성기침의 원인 중 약 40%를 차지하며, 인후두 부위 통증의 원인이 되며, 간혹 편도선(扁桃腺) 및 그 주위조직이 붓는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후비루증후군으로 인한 기침은 누워 있을 때 많이 하기 때문에 잠자는 동안 또는 이른 아침에 심해진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질병에 따라 달라지지만 주로 항히스타민제, 분무용 스테로이드제, 알파아드레날린성 충혈제거제 등을 사용하는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코를 자극하지 말아야 하며, 습도를 조절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천식(喘息) 중 호흡곤란이나 천명음(쌕쌕거림, wheezing) 없이 기침만 있는 경우를 ‘기침형 천식’이라 한다. 기관지 유발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기침형 천식으로 진단되면 기관지확장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을 쓴다. 위식도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이 있으면 위산(胃酸)이 식도와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이 난다. 속쓰림, 화끈거림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주로 위산 분비억제를 쓴다.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慢性)기침이며,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등 일상생활을 방해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기침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을 찾아서 치료하면 낫지만, 만성기침 환자의 약 10%는 특별한 원인 없이 기침을 한다. 이를 ‘특발성 기침’이라 하는데, 기침을 유발하는 수용체가 모여 있는 후두(喉頭)가 과도하게 예민해서 습관적으로 기침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코데인 같은 중추성 기침 억제제나 신경통증 조절제를 사용한다.
감기 초기에는 생강차, 유자차 등을 마시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 생강(生薑, ginger)은 가래를 없애고 기(氣)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감기와 호흡기질환을 치료할 때 사용한다. 생강의 매운맛의 한 성분인 진저론(zingerone)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유자(柚子)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어 감기 바이러스 활동을 부분적으로 억제한다. 또 유자의 리모넨(limonene) 성분은 목의 염증을 가라않지는 데 효과가 있다. 배(pear)는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는 과일이며, 배에 함유되어 있는 루티올린(luteolin)성분은 기관지 점막을 보호해 가래와 기침을 멈추게 한다. 배를 푹 끓인 ‘배숙’은 예부터 천연 감기약으로 통한다.
감기는 우리 몸의 면역력(免疫力)이 떨어지면 어느 때나 찾아오는 불청객이므로 감기 예방을 위하여 우리는 항상 면역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호흡기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일교차가 클 때는 체온변화가 급격히 이뤄지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써야한다. 또한 자주 손을 씻고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61). 2018.10.2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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