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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그건 하나님이 준 선물이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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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1-2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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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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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하나님이 준 선물이란다 2

 

 

<"사업 실패">

 

<"이혼">

 

아픔도 멍이 들어 버린

깡마른 세상에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던 나는

 

낮과 이별하려는 밤을 붙든 채

오직 술잔에 고인 지나간 날들로 끼니를 연명하며 버티고 있었다

 

<양화대교>

 

멍한 눈빛으로

멈춰버린 세상만 바라보다

문득 든 생각에

 

"그래..

이제 이 길밖에 없는 거야"

 

되돌릴 수 없는

멍울진 하늘에 잿빛 어둠을 따라

거리로 걸어 나간 나는

 

서로에게 맞는 행복을

찾은 것 같은 사람들 속에서

고개를 들고 있을 용기조차 없어

땅만 바라보며 걷다

 

 

양초 하나 태우러 나온

짧은 인생길을 견뎌 온 나 자신에게

마지막 위로를 건네고파

잿더미로 변한 가슴을 내밀고

국밥집 문을 열고 들어서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여기 국밥 하나 주세요"

 

곧이어 나온 뚝배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저어오던

따스함이 눈물 더미로 변해 버린

국밥을 끌어안은 채

 

이 세상에서

나에게 마지막으로 건네는

선물이었기에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지난 서러움과

함께 밀어 넣고 있을 때

 

 

"여기 얼마예요?"

 

"좀 전에 나가신 젊은 부부가

두 분처럼 나이들고 싶다며

대신 계산하고 가셨어요"

 

"아이쿠..

이렇게 고마울 때가 있나"

 

"그러게요"

 

"그러면 나도 가만있을 순 없지

저기 저 아기 데리고 밥 먹고 있는

아기 엄마 거 내가 대신 내리다"

 

 

얼마 후

 

 

"주인아저씨! 여기 얼마예요"

 

"좀 전에 노부부께서 아기 키우느라 애쓴다며 대신 계산해 주고 가셨어요"

 

"감사해서 어쩌죠"

 

아기 엄마는 해바라기 같은 미소로 식당 안을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저기 저 혼자 밥 먹고 있는

학생 거 계산해 주세요 "

 

 

한송이 사람의 향기가 흩날리던 자리에 앉은 내 손등에 머물던 달빛이

무릎 위를 비추던 그때

 

 

"아저씨 얼마죠?"

 

"학생..좀 전에 아기랑 함께 있던

아주머니가 열심히 공부하라며

대신 계산해 주고 가셨어"

 

 

나누는 것이야 말로

행복의 시작이라며

사라져간 사람들이 머물렀던 자리에서

마지막 위로를 건네고 있던 나는

 

"얼마에요?"

 

이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만 원짜리 한 장을 주머니 속에서

꺼내려던 내 모습에

 

"좀 전에 나간 학생이 힘내시라며

대신 계산해 주고 갔어요"

 

 

불행은

행복을 위해 먼저 찾아온

손님일 뿐이라며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며

 

오늘이

어제라는 과거가 되기 전에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안고

 

길을 나서는

내 어깨위로 떨어지는 가을비를

머리에 이고 지하철 입구에서 비닐우산을 파는 한 소년에게 난 다가서고 있었다

 

 

"우산 하나 드릴까요..?"

 

우산을 내미는 소년의 손에 만 원짜리 하나를 건네주고 뒤 돌아서는 나를 보며

 

 

"아저씨 우산도 안 사시면서 왜...?"

 

지난 시간

언제나 멀어진 건 희망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걸 알게 된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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