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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어른들의 달빛동화 『꿈꾸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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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1-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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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달빛동화

 

 

풍경001.jpg

 

꿈꾸던 선물

 

 

하늘에서 뿌려준 물감 옷으로

노랗게 빨갛게 물들이는 나무들의

색동옷에 심술이 난 걸까요

 

 

지우려는 듯

소록소록 내리는 가을비를 따라 달려온 아빠의 차에 올라 맘껏 들뜬 기분을 뽐내던 아이는

 

" 오늘처럼 아빠가 매일 데리러

오면 좋겠다."

 

비가 오는 날이면

공사 현장 일을 서둘러 마쳐야 하는

아빠는 모처럼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들떠 있긴 마찬가지 같아 보이는데요

 

 

"우리 딸.

아빠가 유치원으로 데리러 오니까 그리 좋아?"

 

". 좋아"

 

 

퐁당퐁당 서로에 얼굴로 건너다니던

웃음이 비어 있던 행복을 채워줘서인지 게으른 하늘마저

미소 짓고 있는 듯한데요

 

 

(())))빵빵.)))))((((~))))

 

 

줄지어 서 있던 차들이

성난 클랙슨 소리를 내며

화가 많이 난 이유는

터널 요금소 앞에서 동전을 던졌지만

백 원 짜리 동전 하나가 그만

튕겨 나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차 때문이었는데요

 

 

"거 좀 빨리 좀 갑시다"

 

"돈 없으면 집에나 있지

왜 나와서 민폐를 끼치고 난리야"

 

"늙으면 염치도 없어지나 봐"

 

내리는 비만큼이나 쏟아지는 아우성에

그만 당황한 노인은 한 손에 들고 있던 만 원짜리를 바꿀 곳이 없나 두리번

거리며 떨어진 동전 하나를 애타게 찾고 있던 그때

 

"할아버지.여기 백 원요"

 

"어이쿠 이렇게 고마울."

 

울려대는 클랙슨 소리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새도 없이

당황한 얼굴로 차를 몰고 달려 나가야만 했는데요

 

 

"우리 공주님이 착한 일 했어

아빠가 천원을 돼지저금통에 넣을게."

 

"와 신난다."

 

차 선반에 놓인 빨간 돼지저금통을 보며 아이는 채 가시지 않은 기쁨을 전하기 바빴는데요

 

"아빠!지금까지 모은 돈이

4만 원이 됐어요"

 

저축할 때마다 늘어나는 금액을 수첩에 조목조목 적어 온 딸을보며

 

"예쁜 우리 공주님께서 5만 원을 모아서 어디다 쓰려고 그럴까?"

 

"꼭 사고 싶은 게 있단 말이에요"

 

비 그친 하늘에서 내려온

햇살 방울들이 날리는 길을 따라

달려가던 자동차가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 섰을 때

 

"아까 그 할아버지다."

 

"날 도와준 그 꼬마 공주님이구먼"

 

조수 측에 앉은 아이와 나란히 선 자동차에 앉아 있던 노인은

백 원 대신 환전하려고 들고 있던

만 원짜리 한 장을 아이 손에 건네주며

 

"그걸로 맛있는 것 사 먹으렴"

 

 

나만을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힘들어지는지는 세상에

 

작은 힘 하나를 보탠 기쁨에 젖어

달려가던 아이의 얼굴엔

꼭 사고 싶었던 꿈을 이룰 수 있게 된

 행복이 예쁘게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아빠의 낡은 작업화를

새로 살 기쁨 하나가.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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