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6 타자 3급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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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4-09-07 12:55본문
6 타자 3급 실력
컴퓨터가 일반화되기 전 타자를 배우려고 했다. 설교와 강의 준비 모든 것을 손으로 다 써서 하니까 너무 힘이 들었다. 피곤할 때 졸면서 권고를 쓰면 글자가 작아지면서 위로 올라간다. 나중에 보면 내가 쓰고도 무슨 글씨인지 몰라볼 때도 있다. 원고를 타자로 정리해서 설교할 때 잘 알아볼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너무 목회에 바빠 배울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아네에게 부탁했다. “여보, 당신이 타이프를 배워 설교 원고를 정리해 주면 안 될까요?” 아내는 배워보겠다고 했고 같이 타자 학원을 찾아갔다. 상고 학생들이 타자와 부기를 배우는 학원이었다.
원장을 만나 대화하면서 앞으로 컴퓨턱 일상화되는데 자판이 타자 자판과 같다는 말을 들었다. 앞으로 어차피 컴퓨터를 해야 하는데 아내보다 내가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가 아니라 내가 등록을 하고 왔다. 마침 등록한 때가 칠월 여름 휴가 기간이라서 유가 기간을 이용해 배워보기로 했다. 그동안 여름 휴가 기간에는 일 개월 동안 방에 틀어박혀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책만 읽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타자 학원에 등록한 후 결석하지 않고 계속 나갔는데 배우는 학생들은 모두가 상고 여학생들이었다. 여학생들 속에서 유일하게 중년 남자가 끼어서 같이 배운 것이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팔다리 허리 머리가 다 아팠다. 그럴 때마다 이런 마음을 가졌다. 지금 이것을 배우면 평생 활용할 수 있다. 평생 활용할 것인데 심 개얼을 못 참을까? 물구나무서서라도 배워야 한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삼 개월을 배웠을 때 원장이 말했다. “목사님 이제 타자 3급 정도의 실력이 되셨습니다. 그만 배워도 되겠습니다. 제가 학원을 운영한 후 사십 대 이상이 3급 실력까지 배운 것은 목사님이 처음입니다. 대개 배우겠다고 오면 삼 주를 못 넘기고 중단했습니다. 목사님 축하드립니다.”
그 후 정동 타자기를 샀고 타자기로 설교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직접 쓰면서 설교 준비하다가 타자로 치니까 처음에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고생했다. 그러나 계속하면서 손으로 쓰는 것보다 타자로 쳐야 영감이 더 잘 떠올랐다. 기본부터 배웠기 때문에 한 손가락으로 치는 독수리 타법이 아니라 다섯 손가락을 다 이용하여 피아노를 치듯 하니까 얼마나 빠른지 모른다. 그것도 타자기를 보지 않고 칠 수 있고 눈감고도 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 년 후 컴퓨터를 구입하고 목회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설교와 강의를 준비했는데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모른다. 특히 컴퓨터는 자료가 무궁무진하여 참고할 수 있고 넣었다 뺐다 할 수 있고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 써서 하는 것보다 절반의 수고밖에 안 된다. 일생 목회하면서 그때 타자를 배운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늘 감사하고 있다. 왜 이 간증을 하는가? 무엇을 하던 성실하게 해야 하고 한 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내가 항상 추구하는 삶이 있다. “남에게는 후하게 나에게는 철저하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든 일을 이해하고 잘못한 것이 있어도 용서하라고 힘쓴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는 철저하다. 그러나 다수의 목사님은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철저하다. 조그마한 것도 용서하지 못한다. 조금만 이해해주면 되는데 이해해주려고 하지 아노는다. 그런데 자신에 대해서는 후하다. 모든 것을 합리화시키고 분명 잘못했는데도 변명하며 피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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