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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하늘 전화...
하늘 전화...
하루살이 별들이
어둑 히 깔린 밤을 비추고
때 늦은 거리엔
부질없는 날들을 뒤로한 듯
사람 하나 지나다니지 않습니다
가게문을
닫으려고 준비를 하려는 그때
전화가 울립니다
집에서 온건가 하며 수화기를 드는 순간
낯선 음성으로 전해져 오는
“애비냐 “
얼떨결에
“네.... 엄마 “
자신도 모르게 내뱉고 맙니다
그러고는 대뜸
“잘 지내시죠..”
“오냐오냐 밥은 먹었고”
“네 먹었어요”
“많이 먹지 그러냐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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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걷는 한 절망이 없다”
9월 넷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걷는 한 절망이 없다”
정말 올해만큼 더운 여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 생에 몇 년 동안 흘려야 할 땀을 올여름에 다 쏟은 것 같습니다. 저는 열대야 기후를 지닌 나라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집회 때문에 가더라도 아예 에어컨을 틀어 놓고 호텔에서 방콕 하다가 돌아오죠. 그런데 올여름에는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정말이지 에어컨을 틀어 놓고 뭔 일을 해도 땀이 났습니다. 여름수련회 전후로 땀을 얼마나 많이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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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세 번째 눈물
세 번째 눈물
휴학을 내고
군대를 다녀온 나는
복학을 준비하기 위해 아버지 몰래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러
오늘도 노루 꼬리만 한 햇살이 남은 길을 걸어갔다 오는 길이었다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늦었구나”
한 달 두 달 밤을 밝혀 일한 덕분에
이대로라면 입학 전까지 문제없을 거라는 희망에 들뜬 날들이 모여가던
어느 날
아버지가 일하다 쓰러졌다는 말에
한걸음에 내달려온 병원에서
“기력이 많이 떨어지셨더라고요
영양실조입니다“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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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엄지 장갑○
○엄지 장갑○
선천적 청각장애 아빠와
열병을 앓고 난 뒤
후천적 청각장애 엄마를 둔
소리를 듣는 청인 아들의
가슴 시린 삶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하는 건
들을 수 없는 사람들만이 아는
아픔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지 못하는 농인 부부는
태어난 아들이 혹 같은 장애를
가지진 않을까 노심초사 했지만
다행히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엄마 아빠의 자랑이 되어 갔습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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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멍멍멍
멍멍멍
외딴 바닷가
섬마을에 바위섬을 집을 삼아
파도치는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누렁이는
언제부터인가
말 없는 저 바다를 홀로 지키는
외로운 등대가 되었다는데요
지나다니는
동네 사람들도 마음이 아파
먹을 것도 줘보고
집을 지어 다른 곳으로 데려도
가봤지만
파도치는
갯바위가 내집이라는 듯
하루 이틀...
일 년.... 이년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곳을 떠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휴…. 저러다
누렁이가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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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시든 꽃
시든 꽃
가을이 내리던 날
요양 병원문을 아들의 손을 잡고 들어서는 할머니 한 분이 있었다
"엄마…여기 한 달만 있으면 다시 데리러 올게"
"이 엄마 걱정은 말고 어여가"
"엄마 ,걱정하지 마
딱 한 달만 있으면 돼 알았지?."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욕심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은
추락하는 눈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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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명절 그리고 우리의 사명"
"명절 그리고 우리의 사명"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누리는
행복한 명절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은 자는
세 번의 삶을 살게 됩니다.
어머니 모태에서 10개월(사 44:2),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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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
작가에세이
내음을 맡으며
내음을 맡으며
햇살 한 바가지를 드신 듯
거리의 풍경을 보며 주고받던
노부부의 이야기가
어둠 사이로 덮어져 가고 있었는데요
"어르신….
이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종점입니다"
함께하고 있다는 힘 하나만으로
밤 별들로 수놓아진 거리의
이곳저곳을 아쉬운 듯
바라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
이제 종점이에요 "
할아버지는 기사님의 말에
행복으로 가는 길은
아직은 멀었다는 얼굴을
먼 호흡 긴 한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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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고향 (本鄕) 가는 길
고향 (本鄕) 가는 길
명절이 되면 누구나가 다
고향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갑니다.
인간에게는
세 가지 고향이 있습니다.
그 첫째 육신의 고향입니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곳입니다.
둘째 마음의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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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참된 쉼은 하나님 품에서만”
9월 셋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참된 쉼은 하나님 품에서만”
제 인생 처음으로 휴식 기간을 가져보려 했습니다. 물론 사역적으로야 해외를 많이 왔다갔다 했고, 부모님을 전도하기 위해 고향을 왔다갔다 한 적은 있지만 진정한 휴식과 쉼을 위해 휴가를 가져본 적은, 성지순례를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부교역자들이 다 휴가를 갔을 때도 저 혼자 남아서 교회를 지켰고 모든 사역을 다 감당했습니다. 그런데 여름수련회 이후 지친 몸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체력이 번아웃되니 마음도 지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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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친정 아버지
친정 아버지
저는
9살 때 엄마를 잃고 편부 슬하에서
자라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늘 공사장 일로 평생을 사셨지만
따뜻한 미소로 하루를 살아내시는
그런 아버지였고
딸은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마음 한편으로 고마움과 아련함은
늘 따라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불 꺼진 썰렁한 빈집에 와서
혼자 찬밥 데워 드실 친정아버지를
생각하면 발걸음이 떨어지지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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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짐
짐
청록빛 하늘이
지우진 자리에 찾아온 어둠과 함께
아들로 보이는 남자의 손을 잡고
작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할머닌
한눈에 보아도
팔순이 족히 넘어 보였다
남자의
하얀 수염이 돋아난 입술에서
국밥 두 그릇과
소주 한 병이란 소리가 터져 나온
얼마 후
탁자에 놓인 국밥만
말없이 훌쩍거리고 있는 할머니와는 달리
아들로 보이는 남자는
소주만 연거푸 들이키고 있는 모습을
말없이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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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
작가에세이
국밥 한 그릇
국밥 한 그릇
이 이야기는
시장 안 어느 국밥집에서
할머니가
휴대전화기를 잃어버리는 데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좀 전에 혼자 식사하시던
그 할머니 핸드폰 같은데..?."
"다시 오시겠죠"
주인 부부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국밥만 바라보다 나간 할머니를
떠올리는 시간이 한 달이 넘어가도
그 휴대전화기는
여전히 국밥집 금고 속에 있었고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기억을 못 하시나 해서
연락처라도 찾으려
핸드폰을 열어 본
순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란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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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도시락 두 개 2
도시락 두 개 2
"엄마 나 도시락 하나만 더 사줘"
"학교에서 급식 나오잖아?"
"맛이없어….
엄마가 해주는 게 더 맛있단 말야"
점심은
학교에서 나오는 급식을 먹고
보충수업 때 먹을 도시락 하나만
사줬는데 이젠 점심마저도
엄마의 도시락을 먹겠다는 아들
"자기 엄마의 음식이 더 맛있다는데
안 해줄 엄마가 어딨겠어요"
다음 날
떠오르려는 해님을 붙들어 놓고
거침없이 새벽을 달려
뚝딱 차려놓은 도시락을
행복한 미소 지으며 들고 가는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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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행복 부부
행복 부부
가을이 열린 틈으로
울긋불긋한 물감들로
색칠해 놓은 한적한 공원에
휠체어 한 대가
한가로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영감…. 힘들지 않아요?”
“힘들긴….
나무들이 반겨주니까
너무 좋은 걸..”
“그럼 됐슈...”
머무는 바람에게 인사를 건네며
지나온 이야기 하나 마음첩에서 꺼내어
숨 한 조각
내쉬듯 속삭이며 걸어가는
노부부의 하루는
참 행복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영감!
우리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갑시다“
가을 나무들이
깔아준 낙엽들이 뒹 . . .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
작성일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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