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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3월 넷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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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3-03-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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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걸 보고 생각나는 사람.”

 

소강석 목사(1).jpg

 

화요일 저녁에 늦은 시간이지만 갑자기 산행을 하고 싶어서 교회 뒷산에 갔습니다. 그런데 산 초입에 들어서니까 진달래가 꽃몽오리를 맺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며칠이 지나면 꽃이 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좀 더 올라가니까 진짜 진달래가 피어있는 것입니다. 그때 갑자기 아직 날씨가 쌀쌀한데 저 여리고 부드러운 연분홍 잎사귀를 어떻게 피워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한 단가가 생각나서 얼른 페북에 올렸습니다. “일찍 피면 빨리 지는 줄을 왜 모르겠어요 / 그래도 당신이 그리워 밤에 몰래 피어났지요.”

 

수많은 댓글이 올라왔는데, 어떤 분은 그 꽃을 한국교회 연합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꽃을 사랑으로 생각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 첫 진달래는 일찍 지더라도 소중하게 마음 한 켠에 기억하겠다고 표현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산행을 하던 선 목사님이 꽃이 피는 걸 보고 생각나는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봄밤의 산속에 일찍 피어난 진달래꽃 앞에서 누가 생각났느냐면, 바로 우리 성도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코로나 때 교회에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교회가 그리워서 교회 주변을 돌고 다니고, 주일에는 못 와도 평일 낮에라도 와서 잠시 기도하고 돌아가던 성도들... 그렇게라도 예배당에 들어오지 못하고 교회 밖에 있는 헌금함에 헌금만 넣어 놓고 간 성도들... 진달래꽃 속에 그런 성도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입니다. 아니, 성도들이 진달래꽃이 되고 또 진달래꽃이 성도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산에 서 있는데 진달래꽃이 교회로 내려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 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영화의 한 대사가 생각이 났습니다. 주인공 찬실이는 영화에 푹 빠져 살다 제대로 이룬 것 하나 없이 사랑도 못 해보고 나이만 먹어 버린 노처녀 PD였습니다. 하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주인 할머니의 공부를 도와주는데 할머니가 시를 한 편 썼는데 보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맞춤법이 너무 많이 틀려서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찬실이는 그 시를 듣고 소리 내어 펑펑 울어버립니다.

 

소강석 목사(2).jpg

 

요즘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들이 부쩍 많이 늘었습니다. 어느 크리스천 국회의원이 우리 교회에 와서 보고 놀라는 것입니다. “목사님,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많은 성도들이 모이지만 아직도 나오지 못한 성도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그분들이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고난주일과 부활주일은 제1차 오픈런 성찬식 주일(42), 2차 오픈런 총동원 부활주일(49), 3차 오픈런 부활을 그리다, 노래하다부활절 저녁 예배(49)를 드리려고 합니다. ‘오픈런(Open Run)’은 백화점 매장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소비자들이 명품이나 신상품을 사기 위해서 질주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문을 열자마자(오픈) 뛰어야() 명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저도 우리 성도들이 꽃처럼 달려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나오지 못한 성도들도 다시 꽃이 되어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는 다시 진달래를 보며 오픈런의 성도들을 생각했습니다. 일찍 핀 진달래는 빨리 지지만 오픈런의 성도들은 절대로 빨리 지지 않습니다. 오픈런이라는 단어가 공연계에서는 끝나는 날짜를 정하지 않고 계속 무대에 올려 공연하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처럼, 오픈런의 성도들은 수많은 간증과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진달래처럼 결코 빨리 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새에덴교회는 주님 오실 때까지, 오픈런 교회, 오픈런 예배, 오픈런 성도를 이루며 다시 꽃처럼 달리고 또 달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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