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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와칼럼

목회자칼럼 11월 둘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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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2-11-1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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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추억을 재발견하다

 

소강석 목사 남산 타워 앞에서.jpg

 

 지난 목요일 오후에 서울 장충교회에서 있었던 서울지구 장로회 정기총회에서 설교를 했습니다. 설교 후에 몇 분이 저에게 주변 호텔 커피숍에서 면담 시간을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분에게 답답한 실내보다는 남산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좀 하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남산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걷는 도중에도 무슨 전화와 문자가 많이 오는지, 또 저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때 같이 동행하시는 분이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총회장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이렇게 많이 연락이 옵니까? 남산에서도 알아보고 인사를 하는 분들이 있으니 정말 놀랍습니다.” 그분과 첫 번째 면담을 끝내고 또 한 팀을 만났습니다. 그분들과는 남산 타워 앞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분들을 보낸 후에 잠시 남산 벤치에 앉아서 가을 단상에 젖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아름다워서 단풍잎이 떨어질 때마다 가을 엽서 한 장 한 장이 떨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문득 삼십 수년 전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그때 저는 개척 멤버 한 명도 없이 맨손, 맨몸으로 교회를 개척해야 했습니다. 광주에서 개척을 한다면 조그마한 땅에서 조립식 건물을 짓고 시작하자는 문정남 장로님의 말씀도 계셨지만, 저는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이 있고 감동이 있어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서울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가가 문제였습니다. 맨 처음에 목동을 돌아보고 상계동도 다녀보았습니다. 그런데 교회 예배처의 임대료가 너무 비싼 것입니다. 그래서 한 번은 남산 타워에 올라갔습니다. 남산 타워를 몇 바퀴를 돌면서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제가 갈 곳은 어디입니까? 어디라고 지명은 안 해주셔도 동서남북 중에 한 방향이라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면서 서울의 동서남북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제게 왔던 감동은 동서남북이 다 하나님의 땅이고 하나님의 영역이다. 그러니 네가 기도하고 마음이 다가오며 형편에 맞는 곳으로 가거라.”라는 마음이 들어왔습니다. 정말 그때를 회상하니 너무 서글프기도 하고 또 아름다운 추억으로 잔잔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결국 남산 타워에서 결정하지는 못하고, 서울 시내를 다 다니다가 제일 임대료가 싼 가락동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1차 부흥을 해서 분당으로 가게 되었고, 마침내 지금의 프라미스 컴플렉스를 건축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남산 정상을 한 바퀴 거닐다 보니까 하나님께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가 어디 가서 교회를 지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도대체 한국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겠습니까? 저는 총회장이나 한교총 대표회장 같은 직책은 다 끝난 사람이지만 여전히 한국교회의 공적 사역과 연합사역을 생각하면 마음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는데, 제가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하겠습니까?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은 연합기관의 통합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런 생각을 하니까 가을 단풍도 이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서울 시내에 있는 교회 건물만 보였습니다. “이쪽에는 어느 교회가 있지, 저쪽에는 어느 교회가 있지. 그런데 이 모든 교회들이 연합해서 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하나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했습니다. 세부 통합 결의까지 다 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제가 계속 이 길을 가야 합니까? 아니면 멈추어야 합니까?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합니까?” 삼십 수년 전 소강석은 개교회의 개척과 성장을 위해서 물었다면 세월이 흐른 후, 지금의 저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가야 할 방향성을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남산에서의 하나님을 향한 저의 질문은 저녁 식사 약속 시간이 다 될 때까지 계속되어졌습니다. 삼십 수년 전 남산에서의 추억이 현재 한국교회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으로 재발견되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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