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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7월 첫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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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작성일 21-07-06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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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이별이 아름다우면, 아쉬움도 눈물에 씻겨져요.”

저는 원래 지난 수요일 오전에 조선일보 주최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그 자리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VVIP들만 초청 받은 자리였습니다. 제가 교계 대표로 초청 받았는데 그 행사는 아침 8시까지 입장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의 저와 새에덴교회가 있기까지 가장 큰 사랑과 헌신을 해 주신 문정남 장로님께서 투병 중 의식을 잃은 채 위독해지셨다는 소식을 그 전날 오후에야 들었습니다.

 

이별의 아름다움1.jpg

 

  제가 그날 오후까지 예정된 총회일정을 마치고 광주를 가게 되면 밤을 새워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못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에 두 곳을 다 다녀와 다음날 일정을 소화한다면 저는 아마 쓰러질지도 모릅니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막식은 엄청난 자리입니다. 대한민국 정재계, 학계, 문화예술계 최고의 분들만 초청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저도 참석하고 싶었지만 만일 문 장로님이 돌아가시면 제 가슴에 천추의 한을 담게 될 것입니다.

 

문 장로님께서는 저희 개척시절 때부터 매주 광주에서 서울로 교회를 오시며 분당 구미동에 땅을 사고 예배당을 지을 때 건축비의 3분의 1 가까이 헌신하셨던 분입니다. 그리고 제가 교회부흥을 위해 밤낮을 모르고 뛸 때 장로님은 제 어린 아들을 데리고 여러나라 해외여행을 시켜주신 분입니다. 마침내 광주로 내려가서 중환자실로 들어가 장로님의 이마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자 세상에, 한 달 동안이나 의식이 없었던 장로님이 눈을 뜨시고 저를 알아보시는 것입니다.

 

목에 호스를 꼽아 말은 못하지만 눈물을 비 오듯 쏟으시며 목사님, 목사님을 수십 번을 불러대는 것입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장로님은 의식을 잃기 전까지 저를 그토록 찾고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장로님 가족들은 제가 총회 사역과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드는 사역에 불철주야로 뛰고 있는 것을 너무 잘 알아 제게 연락을 못 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장로님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드리며 복받치는 울음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로님,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심하게 아프신지 몰랐습니다. 저를 원망 많이 하셨죠? 지난날 장로님의 헌신과 희생 때문에 오늘의 교회를 이루었고 제가 총회장이 되었으며 지금은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밤낮을 모르고 뛰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장로님. 이제 하나님이 다시 살려주시면 제가 아무리 바빠도 장로님을 모시고 고향인 제주도에서 한 주 동안 함께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제발 일어나주세요.” 그러자 장로님은 눈물을 계속 흘리셨습니다.

 

저와 함께 간 아들도 엉엉 울어대니까 울지 말라고 고개를 흔드셨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제가 하나님께 장로님을 살려달라고 기도하는데도 고개를 흔들어대셨습니다. 이제 빨리 천국에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신 것입니다. 저는 장로님의 얼굴에 눈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손으로는 가슴과 얼굴을 만지며 기도를 하였습니다. 이러기를 한 시간, 정말 한 시간 내내 장로님과 저 그리고 김현숙 권사님과 제 아들은 그렇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음 날 수요일 저녁 미국 FMC(전직연방의원협회) 초청 한미우호증진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장로님이 천국으로 가셨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 문자를 받고 예배시간 내내 계속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음 날과 그 다음 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광주로 가서 상주가 되어 장로님의 빈소를 지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발인예배를 드리고 화장장을 거쳐 대전 국립 현충원에서의 안장예배까지 다 인도했습니다. 장례식 일정 내내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 내가 그날 밤 장로님께 가기를 너무나 잘했지. 만약에 장로님께 가지 않았다면 한을 가슴에 깊이 품고 살게 되었을 거야. 그러나 그 아름다운 이별의 순간이 있었기에 지난날의 아쉬움과 섭섭함들을 눈물로 씻겨낼 수 있었던 거지. 나는 몰랐지만 그때 장로님은 아셨던 거지. 바로 그 순간이 아름다운 이별의 순간인 줄을...”

 

사실 저는 장로님이 아프실 때 자주 곁에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교회의 예배 회복과 연합, 세움을 위한 일 때문에 너무 바빴습니다. 정말 살인적인 스케줄을 다 소화했습니다. 그래도 장로님 입장에서는 섭섭한 마음이 있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정말 바빴던 저에게 장로님과 아름다운 이별의 순간을 주시고 그 깊은 이별의 순간을 통해서 서로의 섭섭함을 화해로 풀고 모든 아쉬움을 눈물로 씻어버리는 은혜를 주신 것입니다. 그 한 시간의 깊은 기도와 소통은, 하나님의 사역 때문에 분주했던 저에게 하나님이 역설적인 보상으로 주신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문 장로님, 천국에서 편히 쉬세요. 저는 이번처럼 앞으로도 세상의 화려한 곳보다 저의 위로와 사랑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는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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