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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9월 넷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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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20-09-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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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넷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저는 병을 앓고 있어요. 심한 강박증이죠.”

 

소강석 총회장1.jpg

    

지난 주 우리 교단은 우리 새에덴교회에서 사상초유의 화상 총회를 개최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6.25 참전용사 때부터 화상 행사를 경험했고, 몇 주간 화상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아니, 처음 시작할 때 미스터 트롯팀에서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화상총회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상으로는 한계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원래 큐시트 상에는 선거 시간이 20분으로 되어 있는데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해 한 시간 반 가까이 소모를 하였습니다. 그나마 제가 장로 부총회장 선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그렇게 끝나게 된 것입니다. 정말 아쉽게 끝날 총회였는데도, 다행히 그날 저녁 총회 역사 다큐가 총대들의 답답한 마음을 덮어 버린 것입니다. 정말 제가 100여 통이 넘는 칭찬 문자를 받았을 정도니까요.

 

 이튿날부터 저는 하루 종일 총회 임원회의를 주관했습니다. 얼마나 피곤했겠습니까? 그런데 타교단의 화상 총회를 총괄했던 분이 과로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겁이 났습니다. 우리 총회 직원들도 혹시 그런 사건이 나면 큰 일 난다는 생각에 저녁에 바로 끝내 버렸습니다. 저녁 늦게 교회로 돌아와 보니까 교계에서 뿐만 아니라 정부의 주요 인사들까지 총회장 취임 축하 난을 보내온 것입니다.

 

 그 분들의 마음이 감사하기는 하지만, 저는 우리교단과 한국교회가 가장 어려운 때 총회장이 되었다는 부담감 때문에 저녁 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 예배가 이렇게 초토화되고 한국교회가무너져가고 있는데 나는 1년 동안 어떻게 예배를회복하고 한국교회를 세울 수 있을까.”

 

다음날 총회 첫 일정으로 양화진을 갔습니다. 그리고 교회로 와서 국가조찬기도회 녹화에 참여했고 각 교계 방송과의 인터뷰를 줄줄이 하였습니다. 이어서 일간지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기자들이 저에게 총회장 소감을 물어봤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한 마디로 두려운 영광이고, 영광스러운 두려움입니다. 제 얼굴을 보십시오. 눈이 쏙 들어가고 얼굴은 반쪽이 되지 않았습니까? 잠을 못자서 그런 것입니다.”

 

그날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런 저의 형편을 알고 강남에서 줄기세포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저희 교회 신현순 권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목사님, 면역력을 증강시켜야 합니다. 면역이 떨어지면 코로나에 노출이 됩니다. 제가 부탁드릴 것도 있고 기도 받을 내용도 있으니 병원 심방 좀 와 주세요.” 그래서 서울에서 점심 약속을 끝낸 후 병원 심방을 했고 이어서 면역력을 높이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제가 시술을 받는 동안 원장님은 신경 쓰지 않도록 수면 마취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면 마취마저도 곧바로 되지 않는 것입니다. 한참 동안 있다가 가까스로 잠이 들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 우리 총회가 잘 되어야 하는데, 임원회도 다시 해야 하고 미진한 부분들을 빨리 결정해야 되고, 실행위원회도 소집을 해야 하는데... 그리고 한국교회도 잘 세워야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며 잠시 잠이 들더라는 것입니다.

 

 잠이 든 후에도 , 내가 총회장을 잘 해야 하는데...” 그런 잠꼬대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강인철 안수집사가 그 이야기를 해주는데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입니다. “, 나는 병을 앓고 있구나. 심한 강박증을 앓고 있구나.” 그날 밤도 잠들기 전 앉아서 이런 기도를 계속 했습니다.

 

 하나님,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전과 역전의 종이 되게 하소서. 제 마음을 짓눌러 오는 이 강박이 꼭 총회를 세우고 한국교회를 세우는 일로 반전이 되게 하소서. 역전의 역사를 쓰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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