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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소강석 목사 12월 넷째 주일 목양칼럼 『잠 못 드는 밤의 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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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9-12-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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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의 연서

소강석 목사 12월 넷째 주일 목양칼럼3.jpg

 

지난 20196월에 경기도 한 도의원이 성평등조례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내용인즉, 성평등위원회를 공공기관 및 사용자, 즉 민간단체까지 설치하도록 개정한 것입니다. 여기서 성평등위원회는 양성평등이 아니라 젠더로서의 사회적 성평등을 의미하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할 시에는 운영비 전액과 사업비 일부를 도비로 지원하도록 개정한 것입니다.

 

 그래서 경기총(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은 성평등이라는 용어에 동성애 및 제3의 성이 포함되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강력하게 반대하였습니다. 수차례 그 법을 발의한 도의원을 설득하고 문제되는 조항을 삭제, 수정하도록 요청하였지만 결국 개정 원안대로 통과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경기총은 31개 시군연합회와 긴급 모임을 갖고 728일 출범식과 함께 1차 도민규탄대회를 도청 앞에서 실시하였습니다.

 

 825일에 2차 도민규탄대회를 하였습니다. 이 일에 우리 교회도 앞장을 섰지요. 그 이후로도 계속 1인 시위, SNS, 영상 홍보 등을 통하여 성평등 조례의 문제점을 알렸습니다. 그러면서도 도의회 대표단과 7차에 걸쳐 재개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안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성평등 조례를 전부 개정하자는 안과 경기도 의회가 개정할 수 있는 최대치로 개정하자는 견해죠. 그러나 전부를 원하는 견해가 더 강하여 7차 간담회가 결렬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자 경기총 대표회장과 증경회장들이 나서서 현실적인 대화에 들어간 것입니다. 이번에 완전 개정은 못하더라도, 성의 의미를 생물학적 성으로 정의하고 사용자에 종교단체는 제외하며 강제조항으로 보이는 하여야 한다할 수 있다로 고쳐 종교와 교육, 기업까지도 자유를 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이 어느 일간지에 보도되니까 아주 원리적인 분들이 강력한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내부에서만 반대 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동원해서까지 반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도의원들이 기사 내용을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부결시켜 버린 것입니다. 물론 강성인 분들의 주장대로 총선을 앞에 두고 최대한 압박해 우리의 의견을 100% 수용하게 하면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는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선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강석 목사 12월 넷째 주일 목양칼럼4.jpg

 

원리와 목표는 같지만 방법은 다를 수 있잖겠습니까? 만약 이번에 경기도 성평등 조례를 어느 선에서라도 개정 했으면 다른 조례도 유보되거나 철회 됐을텐데 말입니다. 또 어느선까지 개정하고 그 다음에 더 완벽하게 개정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가치는 훌륭하지만 우리끼리 순교하겠다고 소리치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일이 조금이라도 되게 해야지요. 더 큰 화를 막아야지요. 현장의 사역은 관념적인 생각과 구호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직선적으로만 가면 될 일도 그르치고 오히려 피해를더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개정할 수 있으면 저 역시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종교인 과세 대처 때도 우리끼리 관념적이고 원론적 구호만 외치고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우리는 일단 둑을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둑이 무너지면 배를 건조해 그 안에서 순교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되겠지요. 둑은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합니다. 과거에는 교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외부의 세력을 차단하고 막는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우군끼리의 조율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더 우선순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정말 밤은 깊고 갈길은 먼데, 목회하랴, 교계 안에서는 우군끼리 소통하고 설득을 하랴, 밖으로는 교회 생태계 지키랴, 잠 못 이루는 나날이 연속되고 있습니다. 아니 요즘은 저를 주사파라고 공격하는 코메디까지 연출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하나님이 은혜 주시면 길이 보이고 깊은 밤이 지나 아침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 아침을 기다리며 잠 못 드는 이 밤도 아픈 기도와 연서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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