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북한 식량난 지원, 종교계가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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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9-05-20 06:59본문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특별기고문]
1997년 4월 12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는 종교계 지도자와 각계 인사들이 모였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최한 ‘북한의 식량위기를 염려하는 사회 각계인사 만찬’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3일 전인 4월 9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북한동포돕기 옥수수 10만톤 보내기 범국민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범국민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한국 교계의 지도자이자 6.25 때 아내와 부친을 잃은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총재 김준곤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수환 추기경,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강문규 한국YMCA연합회 회장, 서영훈 흥사단 이사장, 강원룡 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 등 종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당시는 북한의 ‘고난의 행군’이 이어지면서 200-300만 명의 북한 동포가 아사(餓死)했다고 알려진 상황이었다. 특히 몇 개월 전인 1996년 9월 동해잠수함 간첩침투사건으로 이광수가 생포 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종교계가 중심이 되어 ‘북한의 식량위기를 염려하는 사회 각계인사 만찬’ 행사를 갖고 인도주의 정신에 따른 북한 식량난을 돕기 위한 대북지원에 발 벗고 나섰던 것이다.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던 이용선 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그 행사를 계기로 400만명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준곤 목사님과 같은 보수적인 지도자가 앞장섰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김준곤 목사는 뱃새다 광야에서 굶주림에 처해 있던 5000여명(여자와 아이들 포함하면 15000명 추정)을 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생존권이 소유권보다 우선한다.”며 북한 동포돕기를 역설했다.
그 후 라면, 옷, 생필품, 학용품, 젖염소, 농업용 자재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북한은 지금 136만 톤의 쌀이 필요할 만큼 극심한 식량난에 처해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식량난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를 통일부로 초청해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밝혔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소강석 목사는 북한의 식량난을 돕는 것에 우리 국민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할 것인가이다. 그동안 진보는 남북 평화와 교류를 적극 강조해왔고, 보수는 북한 인권을 강조해왔다.
보수와 진보의 시각이 크게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북한 식량난을 지원하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몇 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먼저는 종교계가 나서야 한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종교계가 인도주의 정신과 각 종교의 가르침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식량난 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특히 한국 기독교계는 진보 기독교계보다 보수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교회들의 동참을 호소하면서 진보 기독교계가 이에 호응하고 함께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 보수와 진보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함께 자리를 만들어 한국교회에 호소를 하고, 타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연대하여 대북 인도적 지원을 주도해야 한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3.1운동 100주년에 이념과 종교계를 뛰어 넘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북한 동포 돕기에 앞장선다면 민족문제 앞에서 힘을 모은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부보다는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이 앞장서는 모양새가 좋다. 남북 관계가 경색 되었을 때는 민간단체의 역할이 남북 관계를 푸는 역할을 해왔다. 대북민간단체들이 주도를 하고, 정부는 이들 단체를 지원하고 협력하는 모양새를 갖춘다면 대북제재 논란이나 정부를 향한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국민들도 호응할 것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청년대학생 단체들이 나서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6.25 동족상잔 등 직접적 피해와 관련이 없는 청년대학생들이 북한의 식량난을 돕기 위한 일에 나선다면 향후 남북의 화해와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 교류와 평화 통일 과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시각을 넘어 성경의 가르침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성경적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기독교이기 때문이다. 북한 식량난 지원, 너무 늦지 않게 진행하기를 바란다.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 한국교계국회5단체협의회 상임사무총장, 한국교회총연합 사회정책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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