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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소강석 목사 7월 첫째 주일 목양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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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9-07-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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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은혜, 살아갈 은혜

 

소강석 목사1.jpg

 

 2년 전, 저는 두 번째 성대 수술을 하였습니다. 수술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지난날의 삶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주일 낮, 주일 밤, 수요일, 철야기도, 신년성회, 여름수련회 등에서 뿜어낸 사자 후의 설교, 그리고 대부분의 원고를 흔들리는 건조한 차 안에서, 또는 동굴 같이 답답한 제 방에서 구두로 불러주던 순간들... 게다가 외부집회, 특히 수만, 수십만 앞에서 화염을 내뿜은 야성의 설교들을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목이 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유럽 집회 때 설교하던 중 성대가 터져 피를 토했는데도 계속 집회를 하였고, 한국에 와서도 반동성애 국제대회에서 사자후를 토해내다가 수술을 해야 할 지경까지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이윽고 수술실로 들어갔을 때, 싸늘하고 음산한 공기가 수술실을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수술대 위에 누워 잠시 주님께 속삭였습니다. “주님, 저의 삶이 여기서 끝나지는 않겠지요.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면 저의 가족들과 성도들이 얼마나 실망을 하겠습니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죽음이 절대로 두렵지는 않습니다.

 

 주님이 오라고 하시면 미련 없이 떠나겠지만 아직은 제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 남아있겠지요.” 드디어 마취약이 들어가고 잠에 빠졌지만 제 의식은 살아서 잠꼬대를 하였습니다. “그래, 나는 주님의 소명에 혼을 바치고 산거야. 나는 주님 앞에 절규의 산제사를 드리는 투혼의 삶을 산거야. 맞아. 그랬어. 그런 거야.”그때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흔들어대며 깨웠습니다. 수술을 잘 마치고 깨어난 순간, 다시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이고 새로움이었습니다. 병실 창문으로 보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풀잎들이 신비하게 느껴졌고 살아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수술을 잘 마친 후, 저는 변함없이 장년여름수련회를 인도했습니다. 그때 저는 수술한 지 3주 만에 1시간 30분짜리 설교를 8번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련회를 마치고 난후 병원에 가서 보니까 다행히 전혀 이상이 없었습니다. 또 분초를 다투며 살았지요. 특별히 그 해에는 종교인과세를 대처하는 데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 모릅니다. 목이 컬컬하고 아플 때는 또 겁이 나서 병원에 가보면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술한 후 1주년을 맞았을 때 우리 장로님들께 식사 대접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시간이 나지를 않았습니다. 강단에서 장로님들께 고맙다고 인사만 했습니다.

 

소강석 목사2.jpg

 

그리고 이제 2주년이 되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 보았더니 성대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해서 이번에는 꼭 장로님들께 식사대접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식사를 꼭 대접하지 않아도 되지만 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저를 위해서 노심초사 기도해 주시고 섬겨주셨던 성도들 모두를 대접하고 싶지만, 저를 측근에서 도와주는 분들과 장로님들께라도 꼭 마음을 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 저녁에 기쁨의 식탁교제를 나눴습니다. 저는 “2년을 무탈하게 하신 하나님, 20년 이상 성대를 잘 쓰게 해 주소서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밥을 먹었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습니다. 제가 성대 수술을 마치고 말을 못 할 때 주일예배 강단에 올라가 오빠 생각이라는 노래를 하모니카로 불고, 한복을 입고 벙어리 춤을 추기도 한 기억 말입니다. 가끔 그 영상을 보면 쑥스럽기도 하지만, 그때는 저를 염려하는 성도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또한 주님이 저를 붙들어 주셔서 여전히 건재하며 언제나 성도들과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이 허락하신다면 천국 가는 그날까지 건재한 모습으로 성도들과 함께 사명의 길을 가겠다는 마음으로 춤을 춘 것입니다. 그때를 생각하니 온몸에 힘이 빠질 정도로 아련한 황홀함이 밀려왔습니다.

 

 어느덧 성대 수술 2주년이 되었습니다. 더욱더 살아온 은혜, 살아갈 은혜를 붙잡고 살아갈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은 하나님이 제게 주신 은혜의 선물입니다. 은혜자는 은혜자끼리 뭉치게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은혜 안에서 하나 되어야 합니다. 성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여러분의 기도 때문에 성대도 건재하고 앞으로도 사역을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크리스텐덤,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를 위해서 귀하게 쓰임 받는 사명자요, 아름다운 동역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jtpress@hanmail.net  지저스타임즈 정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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