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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와칼럼

작가에세이 8월 넷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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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8-2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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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더 영글어 가게 하소서

 

소강석 목사.jpg

 

올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습니다. 물론 무더운 만큼 곡식들이 영글어 가고 단 과일이 익어가게 하죠. 요즘은 제가 오른쪽 엄지발톱을 빼서 산행을 못하지만 서재 옆과 뒤에는 푸르른 잎새들의 향내음을 얼마든지 보고 듣고 느낄 수가 있죠. 그때마다 릴케의 가을날이라는 시가 생각이 납니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주소서 /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 /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 /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그뿐입니까?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라는 시도 생각이 납니다. “가을에는 /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 가을에는 /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 가을에는 /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 굽이치는 바다와 /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정말 올여름은 저에게 너무나 가혹하고 혹독한 계절이었습니다. 장년여름수련회 말씀을 준비하며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 발가락을 상하기도 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코피가 터지고, 엄지발톱을 빼기도 하였습니다. 코피 지혈과 발가락 상처 치료 때문에 얼마나 쓰라린 고통을 당하고 아픔의 나날들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어느 분은 저에게 위로한다는 의미에서 올해는 고난이 많았지만, 내년엔 더 많은 축복의 열매가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내년입니까? 이제 여름도 지나고 내일모레면 찬 바람이 분다는 처서인데요. 당장 이번 주부터 축복의 열매가 가득 영글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씀해야 하셔야지요.”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할지라도 가을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처럼 저에게 닥쳐왔던 그 폭염, 폭서의 고통도 이제 찬 바람의 기운 앞에 맥을 못 추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하나님이 정하신 때, 하나님이 준비하신 때를 이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저도 하나님 앞에 어서 빨리 가을을 맞고 싶습니다. 그 계절적인 가을을 넘어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때,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풍성한 열매를 거두는 그때가 오기를 기도하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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