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넷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 설교와칼럼

본문 바로가기

설교와칼럼

작가에세이 9월 넷째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페이지 정보

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9-28 09:41

본문


불면의 밤이 숙면의 밤이 되게 하소서

 

소강석 목사1.jpg

 

저만큼 열심히 달려온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저의 달려갈 길을 거의 한 번 쉬지도 못하고 달리고 달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일은 일반 목회자들의 100배 그 이상으로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우리 새에덴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하여 제가 해온 일은 우리 성도들과 주님도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일찍부터 스쿠크법을 막아내고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면서도 동성애만큼은 반대하고 종교인과세를 대처하였고,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으로서 코로나 팬데믹 중에 정부와 잘 대처하며 현장예배를 지킨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저의 사역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제 몸이 지치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장년여름수련회가 끝나면 저 먼 곳으로 떠나 좀 쉼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발톱 부상으로 멀리 떠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저는 교회 강단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소개하면서 검진도 받고 건강 체크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병원 가는 걸 엄청 싫어하거든요. 지난 연말 전기장판으로부터 발뒤꿈치 화상을 입고도 저는 연말 일정을 감당해 왔습니다. 루체비스타 성탄절, 신년축복성회를 끝내고 나서야 어느 대학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원칙적이고 고지식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 제 마음에 큰 트라우마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병원 가는 것이 정말 부담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로님들, 저희 집사람, 자녀 모두가 사정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니지만, 저를 사랑하는 수많은 교인들이 제발 담임목사님이 병원에 가서 쉬며 치료를 받길 원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데도 왜 그런지 그런 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구역질이 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밥을 잘 먹고 소화력이 좋았던 사람이었는데, 병원 가는 것을 약속했을 때 입맛이 떨어져서 식욕부터 떨어지는 것입니다. 억지로 밥을 먹자 먹은 것을 토해내 버릴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월요일에 병원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 이윤형 목사님 천국 환송 예배를 집례해야 하기 때문에 화요일에 왔습니다.

 

장충식 장로님의 각별한 배려로 병원장님과 여러 전문 교수님들의 협진으로 저의 온몸에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MRA, MRI, Chest PA, 패시트, 피검사, 소변검사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분석한 바로는 큰 문제는 없지만 남은 것은 불면 치료였습니다. 병원에 온 날은 몹시 불안하고 초조하였습니다. “꼭 이곳에 와야 하는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가...” 저에게 하소연하며 병원으로 데려온 집사람이 원망이 될 정도였습니다. 퀴블러로스가 말한 대로 병원에 온 그 현실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래서 하루 저녁은 아무리 약을 쓰고 주사를 놔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잠을 못 자니 눈이 쓰라려서 옛날 안면 마비가 왔던 왼쪽 눈이 가려워 비비고 비볐습니다. 그러자 눈을 뜨지 못할 정도가 되었죠.

 

당장이라도 퇴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때마다 원장님과 저를 집중 치료하시는 교수님이 제 마음을 달래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지금까지 인간으로서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모든 헌신을 다 드리신 것 인정합니다. 수많은 영혼을 섬기고 한국교회를 향한 사역 그 자체를 존경하며 인정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저희들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조금만 우리를 믿고 따라와 주십시오. 인간은 정신과 영혼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몸이 추슬러져야 정신력과 영혼도 회복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저희를 믿고 제발 따라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니 적절한 협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습니다. 원하는 기간 동안 저도 믿고 따를 터이니 주일날만큼은 외출을 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교회에 가서 설교를 하고 오후에 돌아오겠습니다.” 그 협상은 바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주일날에는 성도들 앞에 가서 설교를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조금씩 수면이 회복되어가고 있습니다. 잠드는 사이에 꿈을 꾸어도 퇴원하여 교회에 가서 설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 번은 꿈을 꾸었는데 미국에 집회를 가 있는 것입니다. 다시 일어나 보니 현실은 병동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입니다. 제 정신력이 살아 있는 한 저는 오로지 교회이고 설교 강단에 서는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금요일인데, 두 날 밤만 지나면 교회에 가서 설교를 합니다. 이걸 생각하면 가슴이 또 설레고 밥맛이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좀 더 잠자는 데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불면의 밤과 숙면의 밤사이에 있는 제가 온전한 숙면의 밤을 맞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마치 상처 입은 독수리가 바위틈에 오래오래 쉬어 있다가 다시 비상하고 솟구치고 웅비하듯이 다시 한번 제 사역의 클라이맥스를 이룰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사이트 내 전체검색
  • 주간 인기기사
    예장(기독) 제110회기 총회장에 엄바울 목사…
    목사코너-622- 나팔절 명절을 지키라
    한기총 임원회, WEA 교류 금지하기로
    국제사회에서 시험대에 오른 한국 외교 공감대…
    아가 강해(59) “아 7:4~5” 신부의 …
    기침 115차 신임총회장에 최인수 목사 선출
    오늘의 목양칼럼(9-27)
    헌법 수호 의지는 민주 정치의 시금석이다 삼…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구속과 관련한 기독교계…
    주일예배 [믿는 자들에게 나타나는 표적들]

그누보드5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청소년 보호정책(대표 겸 발행인 : 정기남)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지양로 176번길 32, (대운빌라 102호) 대표전화 032)672-3031
등록번호 : 경기, 아50924 | 특수주간신문 발행인/편집인 : 정기남 | 등록일/발행일 : 2007년 10월 17일
사업자번호 : 101-08-94879 | 후원계좌: 우체국 310029-02-152769 (정기남)
Copyright ⓒ 2007 크리스찬포토저널(CPJ), Allrights reserved. E-mail:cpj5037@daum.net
편집인 : H.P 010-5468-6574 / 032-672-3031(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