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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와칼럼

작가에세이 나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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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4-12-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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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꽃

 

 

어둠을 뒤집어선

별들이 머물다가 간 자리

아침 햇살이 피어나고 있었고

 

사람들은

모처럼 휴일이라 가족들에게

해먹일 먹거리들을 사러

시장으로, 마트로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었는데요

 

 

"엄마.이거 사자"

 

"아빠 좋아하는 맥주부터 사자"

 

봄나들이 나온 듯

풍성한 먹거리들이 가득 채워져 있는

마트 안을 이리저리 누비는 가족들의 행복한 미소가 마트 안에 가득 채워져 가고 있는 풍경들만큼 계산대에도 붐비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서일까요

 

"거 빨리 좀 합시다"

 

"좀 밀지 말고 차례차례 합시다"

 

웅성웅성 밀려드는 계산대에 늘어나는

줄 만큼 사람들의 짜증도 늘어만 가는 게 아니겠어요

 

숨 쉬는 것조차 참아가며

빠른 손놀림으로 손님들을

쳐내기 바빠 보이는 계산원들의

노고에 다들 튀어나오는 불만들을 참으며 자기 차례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사이

 

"할머니.

사신 물건 위에다 올려주세요"

 

카트 대신 하루를 저어온 낡은

손수레를 지팡이 삼아

이런저런 물건들을

한가득 실은 할머니는

 

한눈에 보아도 반쯤 굽어진 허리에

손까지 떨고 있는 갯벌에 갇힌 폐선 같은 몸으로 물건들을 올리는 게

여간 힘들어 보이지 않았는데요

 

"아니.

들지도 못하는 물건은 왜 산 거야"

 

"노인들은 한가할 때나 오지

바쁜 시간 때 오고 난리야"

 

짜증 썩인 얼굴에서 묻어나오는 말투는 점점 거칠어지고만 있던 그때

줄 가운데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튀어나오더니

 

"할머니 앞으로 나가 계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

 

라고는

할머니 손수레에 담겨있는 물건들을

차례차례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 게 아니겠어요

 

 

멀뚱히 서서 짜증만 내던 사람들은

어린 학생 보기가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해대며 먼 산 보기 바빴고요

 

 

계산대에 물건을 다 올 린

남자아이는 재빨리 물건을 받는

자리로 나아가서는

 

 

<<<~~~>>>>

 

바코드 기계음을 마치고

나온 물건들을 다시 할머니 손수레에

실어주기까지 하는 게 아니겠어요

 

 

"36,000원입니다"

 

계산원의 말에

지갑에서 미리 준비한 돈을 꺼내어

계산을 마친 할머니는

 

 

"이렇게 고마울 때가 있나"

 

물건을 가지런히 담은 손수레를

할머니 손에 쥐여 주기까지 하는 아이에게 만지면 묻어날 시린 얼굴로

 

"고마워서 할머니가 주는 거니까

맛있는 거 사 먹으렴"

 

"할머니 감사합니다"

 

착한일에 시기심이 따라오듯

어른들은 네가 하지 않은 일을 한

아이의 선행이 부끄러웠는지

깎아내리기 시작했는데요

 

"요즘 애들이 명랑하다니깐"

 

"뭘 하면 돈이 나오는지 안다니깐"

 

라며 빈정대고 있을 때

아이는 행복 날개를 단 천사처럼

모금함 통으로 뛰어가 받은 돈을

넣고 있었습니다

 

 

 

내가 하기 싫은 걸

남이 해내는 수고로움을

질투하는 세상을 향해.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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