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세이 3월 마지막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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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5-03-30 07:29본문
3월 마지막 주일,「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덤으로 살고 덤으로 쓰임 받다”
지난 월요일에는 제 모교인 군산제일고등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방문 목적은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이해서 전킨 선교사의 선교 흔적을 취재하기 위해서 일간지 기자들과 함께 간 것입니다. 전킨 선교사가 호남 최초로 군산제일고를 세웠거든요. 거기 가니까 지난번처럼 교장 선생님이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근데 도착하자마자 어느 기자가 “소강석 목사님이 공부한 교실부터 보여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교장 선생님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지금 본관이 리모델링 중이어서 죄송합니다. 보여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신 역사 기념관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더니 역사 기념관으로 안내하셨습니다.
저도 기자들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 “와”하고 탄성부터 내질렀습니다. 진짜 말로만 듣던 저의 사진이 거기에 걸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군산제일고를 빛낸 인물 중에 한 사람으로 제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왜 제 사진을 걸어놨냐면 2015년도 <시사 저널>에서 대한민국을 이끄는 인물 100명 중에 한 사람으로 선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2021년도에 한교총 대표회장이 되었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니면서 학교에서는 완전 비주류가 되었습니다. 교회에 완전히 미쳤다고 기숙사에서 쫓겨나다시피 퇴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취를 하며 마음대로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 당시로서는 학교에서 저는 내놓은 자식이고, 교회에 완전히 빠져 있는 놈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공부를 게을리하는 대신 열심히 새벽 기도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부지런히 회지를 만들고 중고등부 학생회를 이끌어 갔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이러저러한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광주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광주신학교 4년을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개혁신학연구원에서도 3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저는 오갈 데가 없었습니다. 누가 저를 써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저는 부목사로 훈련받을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저에게는 교회를 개척하는 길뿐이었습니다. 개척 멤버 한 명도 없이 말입니다. 개척 멤버가 있다면 저희 집사람이고, 정 권사님이고 배영수 장로였습니다. 감사한 것은 제일 멀리서 살았던 김정호 장로님이 낮 예배에 참석해주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개척 목회자 가운데도 마이너리거였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대부분 친인척들이 모여서 수십 명이 되는데, 저는 그러지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부지런히 전도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끝없이 공부하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다시 학사학위, 석사학위, 박사 과정까지 다 밟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였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는 30대 나이에 최초로 천여 평에 달하는 예배당을 지었고, 40대 중반에는 만여 평에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제가 속해 있던 예장의 개혁 교단이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과 교단이 하나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 가운데 저를 대한예수교 장로회(합동)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제가 하고 싶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노력해서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였습니다. 되돌아보면 개혁측 출신이 경쟁 상대 없이 무투표로 총회장에 당선이 된 것은 불가항력적인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방역을 지키고 현장 예배를 끝까지 드리게 했던 리더십을 발휘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제가 코로나가 오기 전, KBS에서 “이방인과 3.1운동”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모교를 방문하여 특강을 하고 공영방송에 모교의 모습을 보여줬던 적이 있었습니다. 제 모교가 3.1운동을 주도했고 그 배후에 린튼 선교사가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모교에 가서 기념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봐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뭐 주류니 비주류니 이런 것을 생각해 봤지만, 지금은 그런 것조차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사는 것 자체가 하나님 은혜요, 덤으로 쓰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산불 소식 때문에 마음에 큰 염려가 있었는데, 다행히 큰 불길은 진화가 되었다고 해서 그 또한 하나님의 은혜요, 그나마도 덤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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