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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 안동교회에서 집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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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18-10-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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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 1018일 목양칼럼

안동교회에서 집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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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7일 저녁 안동교회에서 통합측 경안노회 남선교회 창립 97주년 선교대회에서 설교를 하였습니다. 본당 뿐만 아니라 1층 교육관에도 사람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이 모인 집회였지요. 특별히 안동교회는 109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고 109년 역사상 단 한 번도 분열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분열을 하지 않는 대신 21개 교회를 분립을 해서 개척을 해 주었습니다. 한국교회의 모델이 되는 교회라고 할 수 있지요. 안동교회를 담임하시는 분이 김승학 목사님이신데 정말 인자하고 겸손하신 목사님이십니다. 지금 건물은 석조건물인데 1937년에 건축을 해서 81년된 교회입니다. 지금도 큰 교회인데 그때는 명물이라고 했습니다. 시골 사람들이 안동에 오면 그 안동교회를 구경하고 가야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런 은혜로운 이야기는 유승준 작가가 쓴 안동교회 이야기라는 책에 잘 소개 되어 있습니다. 제가 강단에 섰을 때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친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제가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집회 순서를 맡은 분들의 기도가 제 마음을 울리고 때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강단에서 눈시울을 적시며 설교를 하였습니다. 특별히 1954년에 39회 총회 때 이곳 안동교회에서 신사참배 회개를 결정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때 총회 총대들이 안동교회에서 신사참배를 회개하고 금식을 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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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 교회가 안동교회 보다 훨씬 큰 교회이지만 제가 그 강단에 섰을 때 참으로 작아지고 왜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는 한국교회 신사참배 80년 회개 및 3.1운동 100주년 기도회를 앞두고 마음에 큰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에 윤보환 감독님께서 이런 기도회를 하자고 제의할 때 흔쾌히 협력할 것을 약속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일보에 함께 회개 기도를 하자고 글도 썼습니다.

 

그런데 요즘 일각에서 왜 한 번 회개를 했는데 또 회개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의 목소리도 당연히 존중합니다. 그러나 1952년에 대한예수교 장로회는 고신과 기장으로 갈라졌기 때문에 안동교회에서 회개를 했다 하더라도 부분적인 회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2007년 기독교 100주년 기념행사 때에 기장측도 신사참배 결정 취소를 결의하여서 감사할 일입니다.

 

게다가 2008년 제주도에서 합동과 통합, 기장, 합신 4개 장로회 총회가 연합예배를 드릴 때 김삼환 목사님께서 사회를 보시면서 원래 순서에는 없었지만회개 기도를 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처럼 한국교회 역사를 볼 때 신사참배 회개운동이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회개운동이 온전하게, 그리고 한국교회가 전체로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죠. 그러기 때문에 저는 한국교회가 한번은 전체적으로 회개기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니, 이 신사참배는 민족적으로 저지른 치욕의 죄였기에 민족전체가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럴 순 없기에, 기독교가 대표적으로 회개기도회를 갖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요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대학에서 근현대사를 가르치고 있는 저희 교회 집사이신 김인호 교수님도 이 일이야말로 참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총신대 교회사 교수이신 박용규교수님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죠. 이 사실을 안동교회를 담임하고 계시는 김승학목사님도 동의를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개운동의 타이밍과 명분이 중요하고 한국교회 전체가 합의하고 함께 진행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마음이 참 심란해 있습니다. 자칫하면 이 기도회가 부분적인 이벤트성 행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도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첫째는 진정성이요, 둘째는 한국교회 전체가 합의하고 함께 진행하는 일입니다. 한국교회가 정말 하나 되어서 이 일에 동참했으며 좋겠습니다. 저는 이번 회개 기도회도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지 못할 바에는 취소하자고 도중에라도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도저히 취소될 수 없는 기도회인 것도 사실입니다.

 

 또 일각에서 한번 회개했으면 됐지, 자꾸 반복적인 회개기도를 할 필요가 있느냐 하면서 성경적, 신학적인 이견을 피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은 에스겔서 18:19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지요. “너희는 이르기를 아들이 어찌 아버지의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겠느냐 하는도다아버지가 신포도를 먹었음으로 자녀의 이가 시지 않는 것처럼, 어떻게 선대에서 저지른 신사참배의 죄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왜 우리가 그것을 회개해야 하느냐는 주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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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 말씀의 진의를 잘 알아야 합니다. 당시 에스겔 시대에 유대인들은 하나님과 에스겔에서 많은 불만이 있었습니다. 왜 우리가 아무 죄도 없는데 조상의 죄 때문에 바벨론에 끌려와서 고생을 해야 하느냐고 말이죠. 그래서 하나님은 에스겔을 통하여 조상의 죄 보다 현재까지 지어왔던 그들의 죄를 더 강조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옛날 조상들의 죄도 죄지만 지금 너희들의 죄가 더 크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에스겔서를 통해서 강조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서 6장부터 8장까지 현재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했던 장면들을 다 보여준 것이죠. 그러므로 에스겔 1819절의 말씀을 가지고 조상의 죄를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성경의 진의를 모르고 하는 말씀입니다. 열왕기하 24장을 보면 므낫세의 죄가 후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출애굽기 205-6, 민수기 1418, 신명기59-10절 등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얼마나 조상의 죄가 후대에 저주로 미칠 것을 말씀하였습니까?

 

 물론 그 말씀은 그 시대에 살고 있었던 현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함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재 이스라엘이 죄를 짓지 말라는데 초점이 더 강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더 분명한 것은 다니엘서 9장과 느헤미야 9장과 예레미야 14장을 보면 조상들의 죄를 회개한 사실도 있습니다. 그런 회개는 구약 선민사상인 집합적 인격체 사상의 발로이며 지도자가 회중과 함께 민족을 대표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회개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집합적 인격체 사상은 신약에 와서 바울신학으로 연결되고 발전되는 것을 봅니다.

 

 그러므로 신사참배 회개에 대한 생각은 극단적으로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성경에 이런 부분도 있고 저런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양극단에 치우치지 말고 균형적인 해석을 하고 균형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 학자들과 대화를 해 보았을 때 그 분들은 저의 성경해석과 신학적 해석을 다 동의해 주셨습니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회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되어 민족의 의식을 각성시키고 시대정신과 사상을 깨우는 기도회여야 한다는 것이죠. 부디, 이 기도회가 국부적이고 부분적인 기도회가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안동교회에서 집회를 하고 와서 이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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