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사의 발언은 금도(襟度)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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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3-06-15 21:33본문
일개 국장급 앞에서 국가 의전 서열 8위의
야당 대표 태도는 실망스럽고 부끄럽다
최근 중국의 싱하이밍 대사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초대한 자리에서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대표를 불러 약 15분 동안 훈계조로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고 한다.
그 주요 내용은 ‘한국이 미국 편에 서면 후회한다’는 것과 ‘한중관계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고 하면서, 내정 간섭하는 내용을 거침없이 뱉어냈다. 싱 대사는 중국 외교부의 일개 국장급에 불과하다. 그런데 국가 의전 서열 8위의 야당 대표가 오만방자한 싱 대사 앞에서 고스란히 그의 독설을 다 듣고 있었다는 것이며, 간혹 동의한다고 볼 수 있는 태도를 취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싱 대사의 외교의 기본적 형태를 무시한 행위는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2010년 우리나라 통일부장관인 현인택 장관이 북한의 천안함 폭침 때 ‘중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을 때, ‘이거 심한 것 아닙니까’라는 발언을 했는데 그때 당시 그의 지위는 공사관 참사였다. 그리고 2021년 윤석열 대선 주자가 ‘사드는 명백히 우리 주권적 영역’이라는 발언에 토를 달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야당 대표를 초청해서 온갖 협박성 발언을 서슴없이 쏟아낸 것이다.
싱 대사의 이런 발언은 우연일까? 아니면 자신의 일탈적 개인의 발언일까? 아니다. 지난달 31일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현재 중한관계가 어려움이 있는데,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는 말로 한국과 미국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결국 싱 대사의 오만은 계산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는 2020년 한국 대사로 왔는데, 그전의 직책은 아시아국 부국장이었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중국의 한국에 대한 홀대를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은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 브라질, 심지어 북한에도 차관급을 대사로 보내는데, 우리나라에는 부국장급을 대사로 보낸 것이다. 반면에 한국은 중국에 장관급 이상을 대사로 보내고 있다.
싱 대사의 발언을 ‘전랑 외교’(戰狼 外交)라고 본다. 즉 늑대나 이리처럼 자기 나라의 국익을 위하여 거친 언사를 쓰면서, 마치 싸우듯이 하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우리나라를 얕잡아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1992년 한중수교를 하면서 공동성명을 냈는데, 그 속에서 상호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제2조에서는 ‘주권 및 영토보전의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입각하여 한중 양국의 선린 우호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개 국장급에 불과한 인사가 한국의 외교정책을 드러내놓고 비판하고, 특히 야당 대표를 불러다가 마치 고양이 앞에 쥐처럼 혼쭐을 냈다.
그렇다면 주권 국가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중국을 찾아가 ‘혼밥 신세’나 보이고, 동행하는 기자들이 중국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아도 아무 소리도 못하는 신하(굴욕적 태도) 외교를 해야 된다는 것인가? 이번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하여 중국 외교부의 태도를 보면 중국의 속내를 더욱 또렷이 알게 된다.
13일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한국 언론들이 싱 대사의 개인을 겨냥해(싱 대사가 부인과 함께 지난달 울릉도에서 모 기업에서 하루 숙박비 1,000만 원짜리 대접받은 것을 언론들이 보도한 것을 말함) 보도한 것이 유감스럽다’고 하였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는 진정으로 미안해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싱 대사는 분명히 ‘패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즉 ‘외교적 기피 인물’이다. 그는 외교관답지 않게 행동하고 있고, 자국을 위한다며 대한민국에 대하여 내정간섭하고 있다. 선린(善隣)외교가 아니라, 양국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악화시키고 망치려고 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한국을 수교국으로 존중한다면 이런 인물을 거둬가야 한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조선이 아니며, 중국은 청나라가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과거에 중국에 조공을 바치던 약소국이 아니다. 세계 무대에서 경제 10위권, 군사 6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오만방자하고 과거에 사로잡힌 헛된 우쭐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도 중국과 친구가 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한층 더 당당하며 자주 외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야당이 아무리 그래도, 당리(黨利)를 위하여 국익을 희생하며, 국민들에게 굴욕적 대우를 받게 해서는 안 된다. 정쟁(政爭) 중이라도 국익을 위한 일에는 힘을 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정당이 될 것이다. 이번 중국의 싱 대사 사건을 겪으면서, 초당적인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국민들은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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