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랑의 집 짓기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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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스챤포토저널 댓글 0건 작성일 23-04-15 13:09본문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 주관 울진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사랑의 집 짓기’ 시공사인 아이엠건설의 정승범 대표를 만났다. <공간 사람을 모으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정 대표는 국민일보 주최 교회건축문화대상 공간 디자인 부문에서 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걸출한 실력자다. 10여 년 넘게 교회를 비롯해 극동방송 방송선교기념관, CCC 역사·비전 센터 등 다양한 건축 공간의 디자인을 담당해왔다. 14일(금) 완공예배를 앞두고 기독교 건축문화를 이끌고 있는 정 대표를 만나 공사 시작부터 완공까지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역대 최대규모의 산불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사랑의 집 짓기에 아이엠건설이 참여하여 현장에서 일을 마무리했는데 소감부터 듣고 싶다.
“작년 22년도 7월부터 사랑의 집 짓기를 시작하기 위해 처음 울진에 방문했을 때, 산불이 남긴 흔적들을 보고 받은 충격이 아직도 크게 남아 있다. 지옥이 이런 곳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도 처참했고 무섭기까지 했다. 울진 산불로 살 집을 잃은 주민들에게 집을 제공해주는‘사랑의 집 짓기’는 평생을 하나님의 좋은 도구로 살고자 노력하며 살아오던 내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도 동일하게 하나님이 나를 통해 많은 이를 위로하고 섬길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해주셨음을 기쁘게 고백할 수 있어 감사하다.”
-아이엠건설이 이 계획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여 년간 제 작업들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기를 소망하며 살아왔다. 교회 공간뿐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이 찬양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NGO나 선교단체와 기회가 될 때마다 협업해왔다. 작년에 산불 피해 뉴스를 접하고는 울진 땅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게 일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 한국교회에서도 분명히 울진 땅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 예상했기에 어떤 일에 동참할 수 있을까 기도했다. 마침 울진 산불 피해자들을 위한 한교총의 사랑의 집 짓기 공고를 보고 주저 없이 아이엠건설이 제일 잘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응모하게 됐다.”
-실제로 별로 크지 않는 회사에서 이 일을 맡은 것을 두고 초기에는 특혜라는 지적도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말 그런 지적이 있었는가? 그런 지적이 있었는지 질문을 듣고 알았다(웃음). 눈에 보이는 규모로는 아직도 작은 회사인 것이 맞다. 하지만 기독교 공간 디자인과 건축에서만큼은 어느 회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이엠만의 프런티어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국민일보 주최 교회건축문화대상 공간 디자인 부문에서 대상을 2번 수상했고, 온누리교회 하용조목사님 기념 공간, 한국대학생선교회 50주년 역사·비전 센터, 광림교회 50주년 기념 공간, 극동방송 방송선교기념관 등 가장 기술집약적이고 트렌디한 공간들을 디자인하고 시공해왔기에 한국교회를 대표해 봉사하는 프로젝트에 아이엠건설만큼 준비되고 열정 있는 회사는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공사가 많이 늦어졌다.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웃음). 외부에서 봤을 때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예상했던 공기보다는 공사 기간이 많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 공기가 늦어진 이유는 산불 피해 복구사업이 시작됐을 때 우리뿐 아니라 건축을 준비하던 다른 집들도 옹벽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건축공사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가 없었다. 역사상 손에 꼽을 만큼 큰 산불이었기에 대대적인 토목공사 보강이 없으면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울진군에서 판단해 집이 지어질 사방에 옹벽 공사를 했고 소실된 도로복구 공사를 같이 진행했다. 그래서 건축공사는 대부분의 옹벽 공사가 마무리되는 11월부터 시작할 수 있었는데, 11월부터는 겨울에 들어서기에 시기적으로 올해 봄부터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현장 사정이 있었다.
우리도 사업 진행을 11월경부터 시작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54세대가 울진군 전역에 분포하고 있었기에 지형적으로 옹벽 공사가 필요 없는 몇몇 세대는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건축을 조금이라도 진행할 수 있는 세대부터라도 차근차근 시작해 산불에 집이 전복되어 임시 숙소에서 거처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드리는 게 맞다고 결정하여 미진한 속도여도 사명감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그렇기에 현장 상황을 모르는 분들은 간혹 공사 기간이 늘어난 것 아니냐고 문의하는 분들도 있는데, 울진군의 산불 피해 현장 복구 진행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반대로 입주 시기를 앞당기는 공사를 했다고 판단한다. 아마 옹벽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11월부터 진행했다면 사랑의 집 짓기 세대의 위치와 공사 여건상 아직도 50% 공정률을 못 넘기고 있었을 거라 판단된다. 옹벽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초공사라도 차근차근 진행했기에 이제 봄이 되고 특별히 농사로 바빠지는 시기 전에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 외에도 공사 현장이 넓고, 많은 민원을 해소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옹벽 공사를 피해가면서 건축공사를 일부 세대씩 진행했기에 공정 순서가 원활하지 않았다. 골조 공사 과정에서 울진지역에만 해당하는 폭설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이곳은 겨울에는 눈이 거의 안 오다가 봄이 오기 전 2월경에 폭설이 내리는데, 이 눈들이 수증기를 흠뻑 머금고 있어 아주 무겁다는 것이다. 이런 눈을 습설이라고 한다. 사랑의 집 짓기 대상자들은 대부분 어르신이었고, 이번에 입주하시면 천국 갈 때까지 사실 분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지역 특성을 반영해 더욱 튼튼히 건축해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 그 판단을 실행에 옮긴 시기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 같다. 무엇보다도 추가 공정과 이미 건축이 진행된 세대까지 다시 철거해 진행하는 상황들이 쉽지 않았다. 사랑의 집 짓기를 사업으로만 접근했다면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겠지만, 한국교회가 힘써 하나님의 마음으로 돕는 사역이었기에 이런 판단을 하고 실행에 옮겼던 것 같다. 당시 우리 결정을 넉넉히 이해하고 동역해준 한교총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려웠지만 보람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사실 울진에 내려와 있는 것만으로도 그동안 아이엠건설이 해온 다른 사업들보다 더 많이 어려웠다. 서울과 거리가 너무 멀어 다른 회사 업무와 병행 못 하고 오롯이 울진에 있어야 하는 일도 쉽지 않았고, 하루에 54세대를 다 방문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분포된 세대들을 쉼 없이 방문할 때마다 쉽지 않은 사역이구나 고백하곤 했다.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던 힘은 어르신들의 눈빛이었다. 산불로 절망적이었던 그분들의 눈빛들이 집이 완성되어감에 따라 감사와 희망의 눈빛으로 변해감을 경험하면서 이 일을 하기 너무 잘했다는 감사함과 보람을 느꼈다. 공사 기간 많이 응원해주신 어르신들께도 이 시간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이엠건설의 이번 공사가 적자라고 들었다. 심정은 어떤가? 그리고 추후 목표는 무엇인가?
“아이엠건설의 목표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는 회사로 존재하는 것이다. 아마 최종목표도 그럴 것 같다. 많은 건설회사가 존재하지만 아이엠건설만의 독특함과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고자 노력 중이다. 나는 그런 믿음과 한교총 관계자들의 변함없는 방향에 대한 열정과 지지 때문에 감히 적자에 대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기업은 이익을 목표로 하지만 이번 사업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을 얻었다는 마음으로 훌훌 털고 다시 새로운 공사 현장으로 나갈 것이다. 당장 작년 가을부터 우리에게 교회 건축을 맡기고 싶어서 울진 공사가 끝날 때까지 수개월을 기다리고 있는 교회가 있는데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이 건축을 통해 교회가 성장하고 지역사회에 복음이 뿌리내리는 데 도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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